노원구, ‘홍범도 흉상 철거 논란’ 육사 우호의 날 행사 취소
서울 노원구가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을 추진 중인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육사 우호의 날’ 행사를 취소하고, 함께 열릴 예정이었던 ‘경춘선 음악회’ 장소를 옮기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노원구는 이날 오후 구민들에게 ‘2023 경춘선 숲길 가을음악회 장소 변경 및 육사 우호의 날 행사 취소 안내’라는 제목의 문자 메시지를 전송했다.
구는 “최근 육사가 교내에 설치된 독립운동가 흉상의 철거,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는 논란이 있다”면서 “대한민국의 뿌리는 임시정부다. 우리 국군의 뿌리 또한 독립군이라는 것은 정부와 국방부 모두 공식 인정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갑작스러운 독립군 흉상 이전 소식에 노원구민들은 당혹스럽고 실망스러울 따름이다”라고 했다.
또 “이런 상황에서 ‘군과 주민의 대화합’이라는 노원구-육사 우호의 날 행사는 그 의미를 제대로 살릴 수 없다고 판단해 부득이 취소하게 되었다”고 취소 이유를 밝혔다.
이어 “지금이라도 육사는 흉상 이전 계획을 철회하고, 영웅들의 흉상을 있는 그대로 보존할 수 있도록 지혜로운 결정을 내려주기를 희망한다. 육사가 여전히 노원구의 자랑이 되기를 구민들은 소망한다”고 했다.
문자를 보낸 노원구의 구청장은 민주당 소속인 오승록 구청장이다. 2018년 노원구청장에 당선됐고, 작년 재선에 성공했다.
이 문자를 받은 노원구민 이모(30)씨는 “최근 논란이 된 장소에서 주민 축제를 열기 어렵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독립군 흉상 이전과 같이 찬반이 갈리는 이슈에 대해 ‘노원구민들은 당혹스럽고 실망스럽다’는 등 구민 전체의 입장인 것처럼 언급해 당혹스럽다”고 했다.
당초 노원구는 ‘노원구-육사 우호의 날’인 9월 9일 오후, 공릉동의 육사 진디광장에 구민 1만여명을 초대해 음악회 행사를 열기로 했었다. 육사는 이 행사 당일 처음으로 캠퍼스 문을 열고 시민에게 전면 개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25일 육사가 홍범도·지청천·이회영·이범석·김좌진 등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을 교내 다른 장소나 교외로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었다.
‘경춘선 숲길 음악회’ 행사 장소는 서울과학기술대 대운동장으로 변경됐다. 9월9일 오후 6시40분부터 가수 박정현, 가수 장민호 등이 예정대로 공연을 펼친다. 다만 드론 300대를 활용한 불빛쇼는 장소가 변경된 탓에 안전을 고려해 취소됐다.
노원구 측은 “최근 보도되고 있는 육사와 관련한 논란으로 인해 주민 대화합의 장이 돼야 할 행사의 의미가 퇴색될 우려가 있어 긴급히 장소를 변경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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