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졸한 공평 아닌 고결한 공정 추구···정도만 걷는 따뜻한 리더 돼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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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토록 관찰한 자연에도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더군요. 서울대 졸업생으로서 혼자만 잘 살지 말고 모두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이끌어 주십시오."
진화생물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29일 모교 서울대의 후기 학위 수여식에서 졸업생들에게 공정과 양심에 바탕을 둔 따뜻한 인재로 성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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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은 가진 자의 잣대 아냐
양심이 공평을 공정으로 승화
자연도 손 안잡고 사는 생명 없어
모두 잘 사는 세상 이끌어주길
“평생토록 관찰한 자연에도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더군요. 서울대 졸업생으로서 혼자만 잘 살지 말고 모두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이끌어 주십시오.”
진화생물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29일 모교 서울대의 후기 학위 수여식에서 졸업생들에게 공정과 양심에 바탕을 둔 따뜻한 인재로 성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날 축사를 통해 “공정은 가진 자의 잣대로 재는 게 아니다. 가진 자들은 별생각 없이 키 차이가 나는 사람들에게 똑같은 의자를 나눠주고 공정하다고 말하지만 그건 그저 공평에 지나지 않는다”며 “키가 작은 이들에게는 더 높은 의자를 제공해야 비로소 이 세상이 공정하고 따뜻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공평이 양심을 만나면 비로소 공정이 된다. 양심이 공평을 공정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름지기 서울대인이라면 누구나 치졸한 공평이 아니라 고결한 공정을 추구해야 한다”며 “여러분이 만들어갈 새로운 세상에서는 무감각하고 모르는 척 밀어붙이는 불공정한 공평이 아니라 속 깊고 따뜻한 공정이 사회의 표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변은 온통 허덕이는데 혼자 다 거머쥐면 과연 행복할까요”라며 “오로지 정도만을 걷는 공정하고 따뜻한 리더가 돼 달라”고 주문했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두려움은 마음 한쪽에 접어두고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일을 공동체와 협력해 이뤄내기 바란다”면서 “우리나라와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공동체를 위해 새로운 도전과 혁신의 노력을 계속해 달라”며 졸업생들의 앞길을 응원했다.
졸업생 대표 연설은 독일 출신 유학생으로 정치외교학부에서 수학한 두빈스키 니나 씨가 맡았다. 외국인 유학생이 서울대 졸업생 대표 연설을 맡은 것은 2016년 이후 약 7년 만이다. 그는 본인을 한국 학생과는 ‘다른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도 학교에서의 삶은 다른 졸업생들과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와 다른 사람을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며 “그들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 이해하려는 마음과 내가 이해하지 못했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니라는 눈으로 보면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가 서로 많이 다르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눈을 찾아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만나온 모든 사람과 앞으로 만날 모든 사람을 바라보며 지혜와 연민·감사를 발견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대 학위 수여식에서는 학사 978명, 석사 1200명, 박사 656명 등 총 2834명이 학위를 받았다.
축사를 한 최 교수는 서울대 동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생태학 석사, 하버드대에서 생물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1994년 귀국해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로 재직하다 2006년부터 이화여대 석좌교수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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