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력 5천명 부족"… 2년전 경고 뭉갠 警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2023. 8. 2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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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대 치안정책硏 보고서
지역경찰 인원보충 외면하다
뒤늦게 800명 전환 검토
강력범죄 예방엔 여전히 한계
尹, 살상력 낮은 저위험 권총
모든 현장 경찰에 보급 지시

경찰이 최근 각종 흉악범죄가 잇따르자 치안 불안 해소를 위해 현장인력을 강화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미 2년 전 경찰 내부에서 현장인력이 최소 수천 명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찌감치 인력을 보강해 순찰 강화 등 치안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더라면 강력범죄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매일경제가 입수한 경찰대학 내 치안정책연구소의 '지역경찰 수행사무의 범위 및 적정 인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지역경찰 순찰팀의 적정 인력은 5만3998명으로 당시 현원(4만8395명)보다 5603명의 인력 보충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분석은 지역경찰이 4조 2교대로 표준 근무 시간에 따라 일하고 실질적인 가용 근무 시간을 감안한 기본모형에 따른 것이다.

지역경찰은 지구대·파출소(치안센터 포함), 기동순찰대 소속 경찰관으로, 지역 내를 순찰하고 112 신고를 처리하는 등 치안 현장에 바로 투입되는 인력들이다. 현재 경찰에서 인력을 확충하겠다고 나선 대상이기도 하다. 또한 기본모형에서 교육·휴가 등 업무 손실까지 고려해 분석한 결과, 이보다 더 많은 1만6685명의 추가 인력이 더해진 6만5080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21년 5월 발행한 것으로 경찰 내부에서는 이미 치안 현장 인력 부족을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저위험 권총. 연합뉴스

특히 보고서는 지역 경찰의 주요 직무 중 범죄 예방을 위한 순찰 및 경찰 활동의 비중이 높아져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현재 지역경찰이 수사 등 관련 기능 업무를 과다하게 하고 있고 각종 민원에 대응하느라 본연의 주요 업무인 순찰과 112 신고 처리 업무 시간이 전체 근무 시간에 비해 적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경찰의 일상적 순찰은 총 표준 근무 시간의 7% 수준이고, 이 가운데 도보순찰과 탄력순찰 비중은 2.8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의 이러한 지적에도 지역경찰 인원 수는 최근 3년간 요지부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지역경찰은 2043개 관서에 5만624명(관리반 포함 전체 인력)으로, 연구 당시 기준이 된 2019년 2044개 관서에서 5만553명이 일하고 있던 것과 비교해 인력 변동이 크게 없었다. 경찰청 산하 연구기관에서 지역경찰 인력 부족으로 순찰 업무가 등한시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지만 정책에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사고가 터지자 부랴부랴 순찰을 강화하고 인력 확충에 나선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경찰청은 민생치안 중심으로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청과 18개 시도청·경찰대학 인력 5%를 지구대·파출소 등으로 보내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800명가량이 현장 치안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소 5000명 이상의 충원이 필요한 보고서 분석과 비교하면 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경찰 관계자는 "활용도가 높은 의무경찰이 도입되지 않는 한 기존 인력 재배치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경찰의 강력범죄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모든 현장 경찰에게 저위험 권총을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저위험 권총'은 기존 경찰의 테이저건(전기충격기)과 38구경 리볼버 권총의 대용품이다. 살상용인 38구경 권총에 비해 무게가 가벼우며 플라스틱 재질의 탄환인 '저위험탄'을 쏴 최소한의 타격으로 범인을 제압할 수 있다. 격발 시 위력은 실탄의 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1인 1총기 기준은 5만명가량인 지역경찰에 우선적으로 보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3년 동안 약 2만9000정을 보급해 지역경찰 1인 1총기 수준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박나은 기자 /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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