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살인범 피해망상 … 심신미약은 아냐"

檢, 살인·미수 혐의 구속 기소
피해망상 외 영역선 판단 정상
20대 故 김혜빈 씨 실명 밝혀
유족 "밝은 모습 기억해주길"

故 김혜빈 씨

'분당 흉기난동 살인' 사건을 벌인 최원종(22·배달원)이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29일 최원종을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5시 56분쯤 AK플라자 분당점 인근 인도에 차량으로 돌진해 60대와 20대 여성을 치어 살해하고 다른 피해자 3명을 치어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인도 돌진 후 인근 AK플라자로 들어가 9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검찰은 "피고인(최원종)은 폐쇄적인 심리 상태에서 현실과 단절된 고립된 생활을 해왔고 그 과정에서 타인이 자신을 스토킹하며 괴롭힌다는 망상 증세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이 망상을 현실로 인식하고 폭력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분노와 급진적 폭력성으로 발전했다"면서 "조직 스토킹 피해가 현실이라는 망상 속에 스토커들을 제거하기 위해 사시미(회) 칼을 사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칼을 든 사진을 게시하는 등 공격성을 표출하다가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검찰은 "피해망상은 확인되나 심신미약 상태는 아니다"고 결론을 냈다. 검찰은 "피고인이 망상 상태이지만 상당한 학업 능력을 갖췄고 가상화폐·주식 투자를 하거나 컴퓨터 프로그래밍 능력을 보유한 점, 범행 전 '심신미약 감경' 등 범행 후 감형을 의도하는 내용을 인터넷으로 검색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심신미약 상태는 아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최원종에 의해 사망한 20대 여성 유족 측이 고인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했다. 고(故) 김혜빈 씨(20) 유족과 친구들은 김씨에 대해 "밝고 긍정적인 성격의 미대생이었다"며 "가해자보다 혜빈이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지가 사람들의 기억에 더 오래 남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