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으면 집 장만 쉽게 … 부부소득 1억 넘어도 특공·저리대출

연규욱 기자(Qyon@mk.co.kr), 김정환 기자(flame@mk.co.kr) 2023. 8. 29. 17: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출산·보육 대책

29일 정부가 내놓은 내년도 예산안의 가장 큰 특징은 파격적인 저출산 대책이다. 출산을 한 부모에게 내집 마련 기회를 늘려주기 위해 별도의 예산을 책정한 것이다.

또 내년 3월부터 신생아 출산 가구를 대상으로 한 공공분양주택 특별공급(특공)이 신설되고, 아이를 출산한 가구라면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을 넘더라도 특례 저리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특히 신생아 특공, 저리 대출 지원은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도 아이가 있다면 누구든지 받을 수 있다.

저출산 대책의 핵심은 '신생아 특공'이다. 먼저 공공분양주택(뉴홈)에 신생아 특공을 신설해 연 3만가구가량을 공급한다. 입주자 모집 공고일로부터 2년 이내 임신·출산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혼인 여부와 관계없이 특공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다만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50%(3인 가구 기준 976만원) 이하이고 자산은 3억7900만원 이하여야 한다.

4인 가구로 계산하면 신생아 특공에 지원할 수 있는 소득 기준은 월 1200만원 이하로 올라간다. 연소득이 1억4400만원인 고소득 가구에도 출산만 하면 공공분양 특공의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민간분양의 경우 생애최초·신혼부부 특공 물량의 20%를 신생아가 있는 가구에 우선 공급한다. 단,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60%(3인 가구 기준 1041만원) 이하인 소득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정부는 시행규칙을 고쳐 내년 3월 이후 입주자 모집 공고가 나오는 아파트부터 신생아 특공과 우선공급을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향후 신생아 특공·우선공급을 연 7만가구(임대 포함)씩 공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는 인허가 기준으로, 실제 매년 이 같은 물량이 공급되는 시기는 2~3년 뒤다.

그동안 1자녀 가구는 청약에서 이렇다 할 이점이 없었다. 2자녀 가구가 유리한 구조인 신혼부부 특공으로는 청약 당첨이 힘들었고, 추첨제로 당첨자를 선발하는 생애최초 특공은 경쟁률이 더 치열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또 △공공분양 생애최초·신혼부부 특공 추첨제 신설 △부부 개별 청약 신청 허용 △배우자 주택 소유 이력 특공 규제 미적용 △배우자 청약통장 가입 기간 합산 등 혼인가구에 유리한 청약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특히 배우자 청약통장 가입 기간 합산 조치를 통하면 청약 가점에서 최대 3점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1점으로 당락이 좌우되는 민간분양 일반공급 청약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공분양 생애최초·신혼부부 특공의 경우 소득기준 200% 적용으로 월 소득 약 1300만원(3인 가구 기준) 이하의 고소득 가구도 특공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내년 1월에는 소득기준이 대폭 낮아진 신생아 특례 대출 상품(버팀목·디딤돌 대출)이 나온다. 주택 구매 때 받는 디딤돌 대출은 미혼의 경우 연소득 6000만원 이하이면 대출이 가능하지만 부부가 받으려면 연 합산소득이 6000만원 이하여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리했다.

특례 디딤돌 대출은 부부 합산 연 소득기준을 1억3000만원 이하로 크게 올렸다. 주택가액도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대출 한도도 4억원에서 5억원으로 오른다. 금리는 소득에 따라 1.6~3.3%가 적용된다.

내년부터 보육비 지원도 대폭 늘어난다. 만 0~1세 아동을 둔 부모에게 지급하는 부모 급여가 대표적이다. 예산 7000억원을 투입해 만 0세 아동을 둔 부모의 경우 현재 70만원에서 내년 100만원으로, 만 1세 아동은 35만원에서 50만원으로 부모 급여를 올린다.

둘 이상 아이를 가진 다자녀 가구에 출생 아동당 200만원씩 바우처 형태로 지급하던 출산지원금(첫만남 이용권)은 둘째부터 300만원으로 늘린다.

육아휴직 기간 역시 길어진다. 부부가 함께 휴직해 육아에 참여한 경우 유급 육아휴직 기간을 1년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육아휴직 기간에는 통상 임금의 80%(월 150만원 한도)를 받을 수 있다. 다만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하는 기간이 3개월 이상 되는 경우에만 연장할 수 있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 제도 시행을 목표로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육아 부담이 큰 영아기(생후 18개월까지)에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하면 급여를 통상 임금의 100%까지 올려주는 영아기 특례는 지원 기간이 최대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되고, 200만~300만원인 급여 상한액도 200만~450만원으로 오른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 부모들의 근로시간을 줄여주는 대책도 병행한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은 자녀 양육을 위해 근로시간을 주 15~35시간으로 줄일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현재 만 8세(초등학교 2학년생)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라면 최장 1년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되는 자녀 나이를 만 8세에서 만 12세(초등학교 6학년생)로, 기간도 최대 3년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연규욱 기자 / 김정환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