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도요타 … 車 1만대 생산 차질
17개월만에 또 가동 중단 사고
사측 "사이버 공격은 아냐"
부품 재고 쌓아 놓지 않는
적시생산 시스템 위험 도마위
도요타의 일본 현지 공장 가동이 1년5개월 만에 또다시 전면 중단됐다. 차량 생산에 필수적인 부품 공급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는 도요타가 자랑하는 글로벌 부품 공급 시스템에 균열이 발생한 게 아니냐는 진단도 나온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도요타그룹의 일본 내 14개 공장과 28개 생산 라인이 이날 모두 멈춰 섰다. 오전에는 12곳 공장과 25개 생산 라인이 가동하지 못했으며, 저녁 무렵에는 나머지 2개 공장의 가동이 순차적으로 중단됐다.
회사 측은 공장 가동 중단 원인으로 부품 발주를 관리하는 시스템의 불량을 꼽았다. 회사 측은 "사이버 공격은 아니다"고 밝히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도요타측은 30일 오전부터 12개 공장 25개 생산 라인의 가동을 재개하고 오후에 나머지 2개 공장을 추가로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요타는 지난해 3월에도 협력사 업체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일시적으로 국내 모든 공장의 가동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당시에도 원인은 부품 발주 시스템 관련이었다. 차량 내·외장재를 공급하는 협력사 고지마프레스공업이 사이버 공격을 받았는데, 이것이 관련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도요타가 일본 내 모든 공장에서 가동을 중단하는 이례적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이때는 특정 협력사 문제였기 때문에 공장 가동이 하루 만에 재개됐다. 도요타가 동일한 부품을 생산하는 곳에 추가 발주를 넣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하지만 하루 동안 14곳 공장, 28개 생산 라인 가동이 중단된 탓에 당시 약 1만3000대의 자동차 생산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하루 생산 차질도 유사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면 도요타의 3분기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하루 만에 공정이 재가동됨에 따라 이 같은 우려는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도요타 공장 가동 중단에 대해 일본 정부도 즉각 반응을 내놓았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회사 측이 원인을 파악 중"이라며 "정부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지난해 3월에 이은 일본내 전 공장 가동 중단은 쉽게 볼 문제가 아니다"며 "사이버 공격 여부를 떠나 전반적인 기간·인프라스트럭처 서비스에 대해 총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도요타는 일본을 포함해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 연간 900만대 자동차를 생산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계열사인 다이하쓰와 히노 등을 포함하면 연 생산 대수는 1000만대가 넘는다. 도요타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부품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도 지난해 1048만대를 판매해 3년 연속 세계 1위 자동차 회사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번 생산 중단은 도요타가 추진하는 적시생산(just in time) 방식 재고 시스템의 리스크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BBC는 지적했다. 이는 과도한 재고를 피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하루에도 수차례 부품을 주문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이날 도쿄 증시에서 도요타 주가는 전날 대비 0.21% 하락해 2431.5엔에 거래를 마쳤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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