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POINT] '연봉 잔치' 자기반성 없는 은행들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2023. 8. 2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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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수익은 안정적인 금융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안전판이자 사회적 책임 이행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재원이다."

은행연합회가 2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은행 산업의 역할과 수익성'을 주제로 기자 설명회를 열었다. 은행들이 고금리 시기에 과도한 이자 장사로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항변하고 나선 셈이다.

은행연합회는 은행이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지 못하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와 같은 뱅크런처럼 예기치 못한 충격에 대응할 수 없고, 사회공헌 활동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도 은행 수익성에 기반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 지표와 국제 비교 결과를 제시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과 비교해 2022년 국내 은행 대출자산(989조원→2541조원)은 2.5배로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10조원대로 제자리걸음했다.

국내 은행 산업의 2013∼2022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2%로 미국(10.2%), 캐나다(16.8%), 싱가포르(10.8%)의 절반 이하였다.

그러나 국내 은행들이 '국민 밉상'으로 찍힌 결정적 이유는 수익을 추구해서가 아니다. 많은 국민이 고금리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데, 은행들은 안방에서 벌어들인 이자이익으로 연봉·성과급 잔치부터 벌였기 때문이다.

지난 15년간 국내 은행들의 이익은 '게걸음'이었지만, 혁신적인 경영 성과를 낸 것도 아니다. 같은 기간 단순 계산으로 4대 은행 직원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6685만원에서 1억1275만원으로 뛰었다. 위기 때는 정부 지원에 기댔던 은행들이 작년에 이자이익이 크게 늘자 직원들에겐 평균 연봉 1억원을, 퇴직자에겐 명예퇴직금을 수억 원씩 지급해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최근엔 횡령 등 각종 비위까지 잇달아 터졌다. '자기 성찰'이 빠진 이날 설명회가 대중적 설득력이 약하고 공허하게 들린 이유다.

[임영신 금융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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