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연속 사상최대 순익' 가시화한 은행권…"그게 말이죠"

윤도진 2023. 8. 2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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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국내은행 순익 14.1조원 작년보다 44%↑
은행연합회 "수익성 미국 절반" 이례적 해명
금감원도 일회성 이익 낸 산은 제외한 통계 제시

국내은행이 3년 연속 사상 최대 연간 순이익을 기대하게 하는 상반기 실적을 거뒀다. 정부가 작년부터 은행권에 '이자 장사' 비판을 가하며 은행권 내 경쟁을 자극하고 사회 환원을 독려하고 있지만 올해도 큰 폭의 이익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4조1000억원(이하 1000억원 아래 반올림)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9조8000억원보다 4조3000억원, 43.9% 늘어난 것이다.

/그래픽=비즈워치

6개월 만에 작년 연간 순이익 '4분의 3'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순이익은 지난 2021년 16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종전 최대는 2018년 15조6000억원) 기록을 썼다. 그 뒤 작년에도 18조6000억원을 거두며 연간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작년 연간 순익의 75.8%를 채웠다. 그런 만큼 3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쓸 것이 유력하다. 집계 대상에는 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은행을 포함한 일반은행을 비롯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이 들어간다.

2분기만 따질 경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7조1000억원으로 전분기(7조1000억원)와 유사했다. 하지만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9% 늘어난 것이다.

상반기 국내은행 이자이익은 29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조2000억원, 12.2% 증가했다. 다만 이는 작년 하반기 29조7000억원보다는 3000억원가량(0.3%) 감소했다. 2분기만 보면 14조7000억원으로 전분기와 비슷했으나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8% 증가했다.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67%로 2개 분기 연속 하락했다. NIM은 작년 4분기 1.71%, 올해 1분기 1.68%였다. 하지만 이자수익자산(평균잔액)이 올해 1분기 3119조원에서 2분기 3120조원으로 1조2000억원 증가해 이자이익 규모가 유지됐다.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3조8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2.1% 증가했다. 수수료 이익이 2조6000억원으로 1000억원(3.1%) 늘었고,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2조200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상반기 국내은행의 판매·관리비는 1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12조1000억원)보다 5000억원(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는 7조5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00억원가량 느는 데 그쳤지만 물건비는 5조1000억원으로 4조6000억원, 10.2% 증가했다.

"이익 규모 과하지 않다" 입 모으는 이유? 

은행권 대출채권 및 당기순이익 추이/자료=은행연합회 제공

은행연합회는 금감원이 국내은행 상반기 실적을 집계해 발표하는 이날 맞춰 '은행 산업 역할과 수익성'을 주제로 한 이례적인 '이슈브리핑'을 열었다. 은행권 이익 규모가 지나치게 많은 것은 아니라는 해명이 주된 내용인 자리였다. 

연합회는 보고서에서 "국내 은행 산업의 2013∼2022년 평균 ROE(자기자본이익률)은 5.2로, 미국(10.2)과 캐나다(16.8), 싱가포르(10.8)의 절반 이하 수준"이라고 밝혔다. ROA(자산이익률)도 0.4로, 미국(1.5), 캐나다(1.1), 싱가포르(0.9)보다 크게 낮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989조원이었던 은행 대출자산이 작년 2541조원으로, 같은 기간 자기자본은 96조8000억원에서 256조9000억원으로 각각 2.5배, 2.6배로 늘었다는 점도 제시했다. 반면 순이익은 2007년 15조원에서 18조6000억원으로 24% 증가했다는 것이다. 

은행연합회는 "자금 중개와 지급 결제를 담당하며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은행 산업의 본질적 역할"이라며 "이를 수행하려면 외부 충격에 대비한 충분한 자금과 자본을 안정적으로 확보·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요국 은행권 수익성 지표 비교 및 한국 및 미국 은행권 ROE 추이/자료=은행연합회 제공

금감원도 상반기 실적 보도자료에서 이번 상반기 순이익에 일회성 요인이 있다는 점을 두드러지게 표현했다. 산업은행의 경우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관련 1조원 규모의 충당금 환입 등의 비경상적요인으로 순이익이 전분기 1조1000억원에서 2분기 1조7000억원으로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2분기 국내은행 순이익과 관련해 "산업은행을 제외한 19개 은행 기준으로는 전분기 6조원에서 5조4000억원으로 10.1% 감소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또 "중국 부동산발 글로벌 경기둔화와 통화 긴축 지속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예상치 못한 충격에도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은행은 손실 흡수능력을 제고해야 한다"며 "대손충당금 적립 현황 등을 지속해서 점검하고 스트레스 완충 자본 등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윤도진 (spoon5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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