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클로바X, 기술이 아닌 서비스로 발전시켜야
[IT동아 권명관 기자] 지난 8월 24일, 네이버가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한 팀네이버의 기술 방향성과 사업 전략을 공유하는 컨퍼런스 ‘DAN 23’을 개최했다. 네이버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와 이를 바탕으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 생성형 AI 검색 ‘큐(CUE):’를 소개했다.
이날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기조연설을 통해 “네이버는 다양한 AI 기반의 추천 기술들을 검색, 쇼핑, 예약, 리뷰, UGC(User Created Contents), 지도, 동영상 등의 영역에 적용하며 기술을 고도화했고, 사용성을 강화했다”라며, “사용자에 대한 이해, 서비스 운영 노하우, 기술 역량 등을 하이퍼클로바X 경쟁력 강화에 활용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생성형 AI와 이를 활용한 기술 프로덕트의 중심에는 사용자와 판매자, 창작자의 경쟁력 향상에 있다. 네이버의 경쟁력은 다양한 서비스와 파트너들이 서로 연결되어 성장하며, 다시 플랫폼 성장으로 이어지는 ‘위닝루프’ 구조에 있다. 하이퍼클로바X는 이러한 위닝루프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성형 AI에 주목하고 있는 현재
하이퍼클로버X와 같은 생성형 AI는 텍스트, 오디오, 이미지 등의 기존 콘텐츠를 활용하여 유사한 콘텐츠를 새로 만들어내는 AI 기술이다. 기존 AI는 데이터와 패턴을 학습하고 분석해 이해하는데 집중했다면, 생성형 AI는 새로운 창작물을 탄생시키는 것이 큰 차이다. 기폭제는 지난 2022년 11월 오픈AI(OpenAI)가 선보인 ‘ChatGPT(챗GPT)’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하며 대중에게 충격을 줬다면, 챗GPT는 사람들이 AI와 ‘직접 대화할 수 있다’는 경험에서 열풍을 일으켰다.
사람이 컴퓨터에 입력한 문장을 인식해 마치 사람처럼 답변하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인 챗GPT는 출시 2개월만에 1억 명의 이용자를 모으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올해 3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AI 산업의 아이폰 모먼트가 시작됐다”라고 말하며, 아이폰이 스마트폰과 모바일 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연 것에 비유하기도 했다.
실제로 챗GPT를 필두로 전 세계 빅테크 기업과 스타트업, 넓게는 정부 차원에서 LLM 중심의 AI 개발과 관련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챗GPT), 구글(LAMDA)을 비롯해 메타(LLAMA), 아마존(Tiran Text), 세일즈포스(Private AI model), 앤트로픽AI(Claude), 바이두(ERNIE), 알리바바(M6), 텐센트(Hunyuan), 화웨이(Pangu-α) 등이 대표적이다.
생성형 AI, 서비스로 나서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
챗GPT는 ‘마치 사람처럼’ 대화하는 AI라는 점과 일반 대중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이끌었다. 이러한 관심에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답’에 가까운 답변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포함된다. 대학생이 과제로 받은 레포트를 챗GPT 답변 그대로 작성해 A+를 받았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 예술, 작문, 소프트웨어 개발, 의료, 금융, 게이밍, 마케팅, 패션 등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을 표현하는 이유다.
다만, 생성형 AI가 내놓은 답변을 ‘100%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측면에서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아 있다. 생성형 AI는 어디까지나 데이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정치적 변수나 윤리적 문제 등 여전히 갈 길은 멀다. 틀린 내용도 사실처럼 답변하는 특성도 풀어야 한다. 구글 바드 사태처럼 생성형 AI의 한계로 꼽히는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이다. AI가 거짓말을 진실처럼 답변하는 현상은 치명적인 약점 중 하나다.
수많은 기업과 정부, 기관 등이 생성형 AI에 도전하고 있지만, 아직 연구개발하는 단계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기술 수준을 넘어야 한다. 기술을 통해 어떻게 사업화하고, 기존 서비스와 어떻게 성공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지 설득력을 가져야 한다. 애플이 아이폰 출시와 함께 구축한 앱 생태계에 ‘킬러 앱’처럼 말이다. 챗GPT를 만든 샘 알트란 오픈AI CEO도 “아직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발견하지 못했다”라고 말한다. 기술이 아닌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완성된 서비스가 필요하다.
네이버가 지난 컨퍼런스에서 하이퍼클로바X 설명 이후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와 오는 9월 선보일 생성형 AI 검색 ‘큐(CUE):’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클로바X는 창작, 요약, 추론, 번역, 코딩 등을 바탕으로 다양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는 대화형 AI 서비스다. 챗GPT와 크게 다르지 않다. 때문에 챗GPT와 유사한 생성형 AI에서 풀어야 할 숙제도 그대로 이어 받는다.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CUE):’도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복합적인 의도를 포함한 복잡하고 긴 질의를 이해하고, 답변 생성에 필요한 신뢰도 있는 정보를 활용해 입체적인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풀어보면 ‘정보’, 즉 신뢰도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검색을 강화하려는 시도다. 선례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빙(bing) 서치’에 검색 강화를 기대하며 챗GPT를 탑재해 빙챗 GPT를 선보였지만, 기대할만한 방문자 수 증가는 기록하지 못했다. 기술과 서비스를 연결하더라도 계획한대로 풀어갈 수 있을지는 꺼내봐야 안다.
네이버가 컨퍼런스에서 소개한 생성형 AI를 이용해 판매자가 사업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 창작자가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글쓰기 도구 ‘클로바 for Writing’, 광고주를 위한 생성형 AI 기반의 광고 상품인 ‘클로바 for AD’ 등도 마찬가지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는 기술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꿈을 꾼다”라며, “생성형AI라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준비도 마쳤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어에 최적화했다는 네이버의 생성형 AI에 대한 자신감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지켜 볼 일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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