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율성부터 홍범도까지···'이념논쟁' 늪에 빠진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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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민생법안 처리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정율성 역사공원' 설치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등 '이념 논란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당 일각에서는 "하루빨리 논란을 끝내고 민생 안전에 집중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해서도 당 차원의 통일된 의견이 없이 잡음만 커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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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흉상엔 당내 의견 엇갈려
태영호 "행적 논란" 이준석 "모욕"
당 안팎선 "소모적 논쟁 그만해야"
국민의힘이 민생법안 처리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정율성 역사공원’ 설치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등 ‘이념 논란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당 일각에서는 “하루빨리 논란을 끝내고 민생 안전에 집중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은 강기정 광주시장이 건립에 나선 정율성 공원에 대한 반대 의견을 명확히 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적 반대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파괴한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 시장은 여전히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를 부정하는 사업에 우리 국민의 세금이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 여당은 음악가 정율성이 북한과 중국에서 활동했던 이력을 ‘반(反)헌법·국가적 행태’로 규정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공원 건립과 관련해 참모들에게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는 취지의 우려를 표명했다. 여당에서도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율성 역사공원 건립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강 수석대변인은 행정안전부와 국가보훈부 등 관련 부처에 “해당 사업의 예산 집행 과정 전반에 대한 점검과 함께 법령 검토 등을 통해 광주시의 무책임한 사업 추진을 막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해서도 당 차원의 통일된 의견이 없이 잡음만 커지는 모양새다. 탈북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의원은 이전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태 의원은 “그분이 입은 군복 자체가 소련군 군복이고 홍 장군의 공과를 말할 때 논란이 되는 행적이 있다”며 “일부러 (흉상을) 육사에 둬야 하느냐. 육사는 앞으로 북한군과 싸워야 할 정체성과 주적 개념이 뚜렷한 사람을 키우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와 대조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 전 대표는 “건국훈장을 받은 독립운동가에게 모욕을 줘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이 논란은 하루속히 접는 것이 좋다”며 이전 백지화를 촉구했다. 여당 3선 출신의 김태흠 충남지사 역시 이날 “광복 이후의 대한민국 건국, 6·25전쟁과 맞물려 판단해야 한다”며 “그전에 공산당 가입 전력을 문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당 수뇌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입장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의원 연찬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사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저희가 여당이니 일단 정부 입장을 존중하면서 국민 여론을 잘 수렴해보겠다”고 답했다. 결국 당내 혼란만 확산하는 양상이다.
여당이 불필요한 ‘이념 논쟁의 늪’에 빠지면서 당 안팎에서는 각성을 촉구하는 의견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9월 정기국회에 처리해야 할 민생과제가 산적한데 불필요한 논란이 계속 커지는 모양새”라며 “소모적 논쟁을 빨리 마무리하고 경제·안전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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