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남극 생각보다 안 춥다”… 미국도 몰랐던 지식 공개한 인도 우주기술의 저력
8㎝ 차이로 땅 속은 영하, 땅 위는 폭염
인도, 2030년까지 세계 우주 시장 10% 확보 목표
인도가 세계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하면서, 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의 과학 임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찬드라얀 3호의 달 착륙선 ‘비크람’과 탐사로봇 ‘프라그얀’이 본격적인 탐사 활동에 들어가면서 그동안 인류가 본 적 없던 달 남극의 과학 관측 자료를 손에 넣게 됐기 때문이다. 당장 찬드라얀 3호가 인도우주연구기구(ISRO)에 보낸 달 남극 토양 온도와 관련된 자료만 해도 향후 다른 나라의 달 탐사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ISRO는 29일 착륙선 비크람에 탑재된 탑침 장비를 통해 달 남극 토양 온도를 측정한 결과, 달 표면 아래 8cm 깊이의 토양 온도는 섭씨 영하 10도라고 밝혔다. 달 표면은 영상 50도로 관측됐다.
이번에 공개된 달 남극의 온도는 그동안 과학계가 예상했던 것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간 달에서는 밤 온도가 영하 173도까지 내려갈 정도로 추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달 탐사는 극한의 저온과의 싸움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구에서 작동하는 대부분의 기계는 이런 추위에 정상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르테미스 계획에서 추위 극복이 중요한 과제인 이유이기도 하다.
과학계에서는 이번에 인도가 확인한 달 남극의 토양 온도가 향후 달 탐사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김경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우주자원개발센터장은 “찬드라얀 3호가 보낸 자료를 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달의 표면 온도가 높은 것으로 나와서 굉장히 놀랐다”면서 “그간 달 남극은 낮에도 추울 것으로 생각돼왔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걱정했던 것만큼 달이 극한의 환경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라면서 “새로운 과학적 결과를 얻은 것에 대해 기대감이 크고, 향후 전 세계적으로 적극적인 탐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크람에 탑재된 탑침 장비는 ‘찬드라얀 표면 열물리 실험(ChaSTE)’ 장치로, ChaSTE는 달 표면 아래 10cm 깊이까지 파고들 수 있고 10개의 온도 센서를 갖고 있다. ISRO 측은 “이번 데이터는 달 남극에서 진행한 최초의 온도 관측 기록”이라면서 “상세한 관측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ISRO는 찬드라얀 3호로부터 달 표면 사진도 전송받았다. 스리드하라 소마나스 ISRO 원장은 “찬드라얀 3호는 우리에게 최근접 달 표면 사진을 보냈는데, 이 사진들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소중한 것”이라며 “아무도 이런 근접 사진들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찬드라얀 3호 달 남극 착륙
인도의 찬드라얀 3호는 지난 23일(현지 시각) 오후 6시 4분쯤 달 남극에 착륙했다. 지금까지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 소련, 중국 등이 있었지만, 달 남극에 착륙한 국가는 인도가 처음이다. 앞서 인도는 지난 2019년 찬드라얀 2호를 쏘아 달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시켰으나, 달 남극 착륙에는 실패했었다.
찬드라얀3호는 착륙선 비크람과 탐사 로봇인 프라이얀으로 구성됐다. 비크람은 얼음 및 다른 요소들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달 남극 표면을 화학적으로 분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찬드라얀은 산스크리트어로 ‘달의 차량’이라는 의미다.
소마나스 회장은 이날 한국공학한림원이 개최한 제6회 한-인도 워크숍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인도의 우주개발 계획을 소개하기도 했다. 소마나스 회장은 인도의 우주개발 역량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앞으로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뉴 스페이스’가 본격화되면 세계 우주 시장에서 인도의 점유율도 덩달아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마나스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인도에는 우주 분야에 50여개의 대기업과 450여개의 중소·중견기업, 55개의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있다. 인도는 ISRO를 중심으로 한 공공 분야의 우주 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시장 규모를 키워나간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소마나스 회장은 “현재 인도의 우주 경제는 70억달러 수준으로 전 세계의 2% 수준에 불과하지만 2030년에는 500억달러까지 키워서 점유율을 10%까지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남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한국과 인도 양국은 급변하는 미래의 여건 속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산·학·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한국의 강력한 IT기술과 인도의 뛰어난 R&D 역량을 결합해 우주개발에서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할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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