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묘비, 검은색 스프레이로 훼손...경찰 수사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 있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묘소가 검은색 스프레이로 훼손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사진은 29일 훼손된 묘비를 가려놓은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 있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묘소가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9일 경기 남양주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박 전 시장의 묘소 비석에 검은색 스프레이가 뿌려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묘비에 적힌 박원순 이름 석자 위에 검은색 스프레이 분사액이 뒤덮여 까맣게 칠해져 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현재는 검은색 천으로 훼손된 묘비를 가려놨다.

전날 오전 박 전 시장의 묘소를 찾은 방문객이 훼손된 묘비를 발견해 공원 측에 알렸고, 유족 측에서 상태를 확인한 후 곧바로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묘비를 제외한 묘소의 다른 부분은 훼손되지 않았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하는 등 피의자를 특정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항으로,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시장은 2020년 7월 사망 당시 유서에서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고 했다. 이에 따라 유해는 그해 7월 13일 고향 창녕군 장마면 선영에 묻혔다. 그러나 이듬해 한 20대 남성이 묘를 훼손한 사건이 발생하자 유족 측에서 이장을 추진, 모란공원으로 옮겼다.

비서 성추행으로 피소된 직후 극단적 선택을 했던 박 전 시장의 유해가 민주열사묘역으로 옮겨지면서 노동운동가 전태일(1948~1970) 열사 뒤쪽에 묻히자, 정치권에선 “민주화 성지 모독이자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