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나도 이건 잘못했다고 말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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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증인·참고인 목록을 두고 여야가 맞불을 놨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준비 미흡'과 '부실 운영' 논란 속에 마무리되자마자, 책임 추궁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여당은 잼버리 부실 운영의 책임을 '준비 기간 6년 중 5년을 날린 문재인 정부'가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당은 행사를 치른 것은 윤석열 정부인 만큼 운영 부실 책임을 면하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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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전북도지사가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 (국민의힘)
“文정부 인사 출석 요구 말이 안 된다. 여성가족부 장관은 불러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지난 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증인·참고인 목록을 두고 여야가 맞불을 놨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준비 미흡’과 ‘부실 운영’ 논란 속에 마무리되자마자, 책임 추궁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하지만 증인·참고인 목록을 두고 합의하지 못하면서 결국 회의는 반쪽으로 진행됐다.
여당은 잼버리 부실 운영의 책임을 ‘준비 기간 6년 중 5년을 날린 문재인 정부’가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당은 행사를 치른 것은 윤석열 정부인 만큼 운영 부실 책임을 면하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결국 정치권 모두 잼버리 파행을 놓고 서로 책임을 묻겠다고 으르렁대기만 하는 게 우리 정치의 현주소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미 계류된 국정조사 요구에 잼버리 파행도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제21대 국회에서 국정조사가 이뤄진 건 ‘이태원 참사’ 하나뿐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툭하면 국정조사를 도마에 올린다.
국민의힘은 ‘맞불 작전’으로 일관했다. ‘잼버리 파행으로 2030 부산 엑스포 개최가 물 건너갔다’고 한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국회 윤리위에 제소된 총 46건(제21대 국회 기준) 중 의결된 건 단 한 건도 없다. 무조건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야당이나 말 한마디를 꼬투리 잡아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여당이나 희망이 없어 보이는 건 매한가지다.
준비가 미흡했던 문재인 정부 5년과 행사 직전 마무리·운영이 부실했던 윤석열 정부의 1년. 결국 돌이켜보면 잼버리 파행은 어느 누구의 단독 책임이 아닌 ‘모두’의 책임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제대로 따져보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려면 냉정한 시선으로 사안을 바라보고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너도 책임이 있지만 나도 이런 건 잘못했다는 상식적 대응이 그리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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