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마다 시점 바꿔···인간의 이중성 보여주고 싶었죠"

박민주 기자 2023. 8. 2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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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일곱 살의 회사원 '김모미'.

모미는 어렸을 적부터 사람들 앞에서 춤 추기를 좋아했다.

모미의 가면은 다른 이들의 욕망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그는 결국 살인을 하기에 이른다.

외모를 추앙하는 사회는 모미의 자아를 짓밟고, 모미에게 병적으로 집착하는 회사 동료 '주오남(안재홍 분)'은 뒤틀린 모성애를 가진 어머니 '김경자(염혜란 분)'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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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 '마스크걸' 김용훈 감독
주연에 나나 등 3인 1역 캐스팅
외모지상주의·뒤틀린 모성 등
각종 사회 문제 날카롭게 포착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의 한 장면. 사진 제공=넷플릭스
[서울경제]

스물 일곱 살의 회사원 ‘김모미’. 모미는 어렸을 적부터 사람들 앞에서 춤 추기를 좋아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남들보다 못생긴 얼굴 때문에, 더 이상 자신이 특별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대신 모미는 가면을 쓰고 인터넷 방송의 BJ가 되기로 결심한다. 낮에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지내면서도 밤에는 선정적인 춤을 추는 그의 닉네임은 ‘마스크걸’이다.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모미의 가면은 다른 이들의 욕망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그는 결국 살인을 하기에 이른다. 김용훈 감독은 “선과 악 경계선에 있는 캐릭터를 다루고 싶어 작품을 제작하게 됐다”면서 “인물들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왜 이들은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지 이야기를 다뤄보려 했다”고 밝혔다. 방대한 분량의 원작을 7부에 담아내며 각색을 진행했다. 그는 “원작을 읽어보니 2시간 안에 담을 수 없는 이야기여서 시리즈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겠더라”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을 연출한 김용훈 감독. 사진 제공=넷플릭스

작품 속에서 모미를 소화하는 인물은 3명이다. 배우 이한별과 나나, 고현정은 시간이 흐르면서 파란을 겪는 모미의 삶을 차례대로 연기한다. 그는 “특수 분장을 해보니 그 상태로 한 표현이 불편하고 거부감이 있었다”면서 “이야기를 쓸 때도 각각의 모미가 한 인물이지만 동시에 세 인물같이 느꼈다”고 밝혔다. 배우 간 자연스러운 전환을 위해 BJ 마스크걸을 연기하는 이한별의 목소리에 나나의 목소리를 일부 녹여내기도 했다.

주인공이 바뀌는 옴니버스식 구성은 ‘마스크걸’의 주제의식과도 연결된다. ‘마스크걸’은 사회 안에 현존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외모를 추앙하는 사회는 모미의 자아를 짓밟고, 모미에게 병적으로 집착하는 회사 동료 ‘주오남(안재홍 분)’은 뒤틀린 모성애를 가진 어머니 ‘김경자(염혜란 분)’를 두고 있다. 김 감독은 “‘마스크걸’의 본질은 인간의 이중성과 양면성”이라면서 “하나의 시점보다는 다중 시점에서 (인물들을) 바라봤을 때 본질에 맞닿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증명하듯 각 화의 제목은 인물의 이름이기도 하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의 한 장면. 사진 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 속 '김경자(염혜란 역)'의 한 장면. 사진 제공=넷플릭스

모미에게 아들을 잃고 복수의 칼날을 가는 김경자 역의 배우 염혜란은 강렬한 존재감으로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걸쭉한 목포 사투리를 구사하면서 장총을 든 기이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모습이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과 비교되기도 한다.

염혜란은 29일 인터뷰에서 김경자에 대해 “아들에 대한 모성애가 대표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모든 세계와 인간에 대해 편협한 인물”이라면서 “비틀어진 모습으로 이 죄를 응징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본인 스스로를 미화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스크걸’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것은 사랑의 본질이다. 자신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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