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여행] 솔숲 대숲 자작나무숲… 청량한 숲길로 걸어 볼까
바람이 달라졌다. 햇살이 따가워도 발걸음에 생기가 돋는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늦여름에 걷기 좋은 청량하고 울창한 숲을 소개한다.
경북 울진금강소나무숲길은 조선 시대 보부상의 애환이 서린 십이령옛길과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금강소나무 군락지가 어우러진 길이다. 산림청 1호 국가숲길로 2010년 7월 1구간이 열렸다. 총 7개 구간(79.4km) 가운데 현재 5개 구간을 운영 중이다. 울진금강소나무의 상징인 오백년소나무를 만날 수 있는 가족탐방로는 걷기에 순탄한 편이다. 5.3km, 점심 포함 3시간쯤 걸린다. 이 숲길은 무분별한 훼손을 막고 산양을 비롯한 멸종위기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예약탐방제로 운영한다. 탐방 3일 전까지 숲길 홈페이지(uljintrail.or.kr)에서 예약해야 하며, 탐방 인원은 각 구간 하루 80명으로 제한한다. 숲해설사가 동행한다. 탐방은 무료, 예약한 점심(숲밥 8,000원) 값은 현장에서 결제하면 된다. 10월 말까지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숲길 탐방, 숲밥, 민박 중 1개 이상을 체험한 후 사진을 해시태그(#울진금강소나무숲길 #울진국유림관리소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와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강원 강릉솔향수목원은 동해고속도로 남강릉IC에서 가깝다. 껍질이 붉고 줄기가 곧은 금강소나무 자생지다. 대표 탐방로인 ‘천년숨결치유의길’은 금강소나무 외에 주목과 서양측백이 어우러진 산림욕 코스다. 산중턱의 하늘정원에 이르면 멀리 강릉 시내와 그 너머로 동해 바다까지 조망된다. 아이와 함께라면 더욱 좋은 수목원이다. 예부터 용소골이라 불린 계곡은 맑고 깨끗하다. 솔숲광장과 널찍한 잔디밭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고, 귀여운 곰 포토존도 인기다. 다도체험, 생활원예, 숲해설, 유아 숲체험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여기에 10월까지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야간 개장한다. 700여 개 경관조명이 투사돼 낮과는 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매주 월요일 휴원, 무료입장이다.
충남 태안 안면도는 섬 전체가 해안국립공원이다. 삼면이 바다라 서쪽 해안에는 삼봉·기지포·두여·밧개·두에기·방포·꽃지·운여 등 크고 작은 해변이 이어지고, 동쪽 천수만에는 아담한 포구가 발달해 있다. 중앙에 위치한 안면도자연휴양림은 바다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곳이다. 붉은빛을 띠면서 매끈한 몸매를 자랑하는 수령 100년 내외의 토종 안면송(安眠松)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목재로도 뛰어나 예부터 나라에서 보호해온 숲이다. 휴양림에는 무장애나눔길, 스카이워크, 치유의숲길을 비롯해 5개 낮은 봉우리를 잇는 다양한 숲길이 조성돼 있다. 한옥 숲속의집을 비롯한 숙박시설과 잔디광장, 어린이놀이터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하며(매월 첫째 수요일 휴관), 입장료는 성인 1,000원이다.
국립김천치유의숲은 경북 김천과 경남 거창에 걸쳐 있는 수도산(1,317m) 8부 능선에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여러 치유의숲 중에서도 평균 고도가 높아 남부지역에서 드물게 자작나무숲을 품고 있다. KTX김천구미역에서 자동차로 50분 거리, 말 그대로 오지다. 그만큼 공기가 깨끗하고 계곡은 청량하다. 자작나무 잣나무 참나무 낙엽송 전나무 등이 울창한 숲에서 다양한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치유의숲길은 관찰의숲길(1.6km), 아름다운모티길(5.7km) 등 4개 코스로 구성된다. 모든 코스가 대체로 완만해 걷는 데 어려움이 없다. 자작나무숲에서는 미세한 바람에도 이파리가 팔랑거려 청량함이 느껴지고, 150년 아름드리 잣나무 아래서는 편안하게 해먹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대숲은 보통 마을 뒤편이나 낮은 구릉에 위치하는데 전남 구례 섬진강대숲길은 이름처럼 강가에 자리 잡고 있다. 일제강점기 사금 채취로 모래밭이 유실되자 마을 주민 김수곤씨가 대나무를 심은 게 오늘에 이르렀다. 푸른 강물과 녹색 대숲이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하늘로 쭉쭉 뻗은 빼곡한 대숲에 오솔길처럼 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길과 숲이 소실점을 이루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다. 곳곳에 설치한 벤치도 쉼터라기보다 소품에 가깝다. 잠시 누워서 하늘을 응시하면 초록 바람이 일렁거린다. 중간 지점 강이 보이는 샛길에 마련된 그네는 멋진 포토존이다. 야간에는 ‘별빛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어둠이 내린 숲이 무지갯빛으로 물들고, 사방에서 반딧불이처럼 조명이 반짝인다. 대숲에선 모기가 복병이다. 탐방로는 약 600m, 입구에 해충기피제 분사기가 설치돼 있다.
최흥수 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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