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이익, 해외 절반 수준"…'이자장사' 방어 나선 은행권

정병묵 2023. 8. 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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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이 지난 15년간 대출은 3배로 늘었지만 이익은 10조원대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주요국 은행들과 비교해 국내 은행권의 이익은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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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은행 이자이익 29.4조원…전년 대비 12% 증가
은행연합회 "`00년대 중반 美보다 높던 ROE 절반 수준"
"금융위기 전 대출자산·자기자본 약 3배↑…순익은 24%↑"
"이자 85%, 비이자 15% 비중…비금융 사업 풀어줘야"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국내 은행들이 지난 15년간 대출은 3배로 늘었지만 이익은 10조원대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주요국 은행들과 비교해 국내 은행권의 이익은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주장이다.

29일 전국은행연합회는 ‘은행산업의 역할과 수익성’이란 주제로 이날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이 주장했다. 은행들이 이자장사를 한다는 잇따른 비판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국내은행 ROE는 미국은행의 절반 수준”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5.2%의 자기자본이익률(ROE)와 0.4%의 자산수익률(ROA)을 기록, 수익성이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주요국 은행들의 절반 또는 그 이하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연합회 측은 “국내은행의 ROE는 2000년대 중반 미국은행보다 높았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현재는 미국은행 ROE의 절반 수준”이라며 “또 국내 증권·보험 등 타 금융업권 및 여타 주요산업과 비교할 때 ROE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했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2분기 이자이익은 전분기와 비슷한 14조7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상반기에만 거둬들인 이자이익은 29조4000억원이다. 금리가 고점을 찍은 지난해 하반기(29조7000억원) 대비 소폭 줄었으나 지난해 상반기(26조2000억원)보단 12.2% 늘어났다. 은행권 이자이익은 2021년 46조원, 지난해 55조9000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4분기 1.71%, 올해 1분기 1.68%, 2분기 1.67%로 하락했지만 이자수익 자산이 늘어나며 이자이익이 늘어났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은행 자산 2.5배 증가할 동안 이익은 찔금 늘어”

은행연합회는 지난 15년간 은행 대출자산과 자기자본이 두배 이상 불어났지만 이익은 그만큼 늘어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자 수익 중심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 비금융 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연합회 측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과 비교하면 은행의 대출자산은 989조원(2007년)에서 2541조원(2022년)으로 지난 15년간 약 2.5배로 증가했다”며 “그러나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5조원에서 18조6000억원으로 24%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전했다.

이어 “은행의 밑천인 자기자본은 96조8000억원(2007년)에서 256조9000억원(2022년)으로 2.6배 증가했다”며 “그러나 수익성이 자산 및 자기자본 증가에 못 미치며 해당 기간 당기순이익은 2조4000억원(2016년)에 그친 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찬옥 은행연합회 상무는 “은행이 이자로 거둬들이는 수익이 과도하다는 사회적 시선이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현재 수익구조가 이자 85%, 비이자 15% 정도인데 비금융 사업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논의를 당국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금산분리(금융의 산업 진출 규제) 완화 추진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박 상무는 또 “은행이 적정한 수익을 확보하지 못하면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 같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에 대비할 수 없고, 사회공헌 재원도 마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병묵 (honnez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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