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도, 황선홍호도 공통적인 이강인 고민
어느덧 한국 축구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하 PSG)이 부상으로 한동안 이탈하게 됐다. 이강인이 필요한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축구대표팀 감독과 황선홍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 감독 모두 이강인의 공백기간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같은 듯 다른 고민에 빠져 있다.
이강인은 지난 20일 열린 2023~2024 프랑스 리그1 툴루즈와 2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해 51분만 뛰고 교체됐다. 당시 특별한 상황은 보이지 않았는데, 그로부터 이틀 후 이강인이 왼쪽 허벅지 앞 근육인 대퇴사두근을 다쳤다는 소식을 PSG가 발표하며 “A매치 기간 동안 부상회복에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9월 A매치 기간은 9월4일부터 12일까지다. 즉, 이강인은 최소 3~4주 정도의 회복 기간이 필요한 셈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17~18일 양일간 걸쳐 진행된 화상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을 발탁할 것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같은 기간 소집하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보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지만 소신대로 밀고 나갔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결국 이강인 없이 팀을 꾸리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이강인을 중용해왔다. 특히 기존의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측면 공격수로 계속 기용해왔다. 이강인은 개인기를 이용한 탈압박과 패스, 크로스를 활용해 측면에 한정되지 않고 수시로 중앙까지 파고들며 동료들의 찬스를 만드는 유형이다. 현재 대표팀에 뽑힌 자원 중 측면에 나설 수 있는 손흥민(토트넘)이나 황희찬(울버햄프턴), 문선민(전북), 안현범(제주) 등은 스피드를 활용해 직선적인 돌파로 상대 측면을 부수는 스타일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동경(울산)을 뽑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이동경 역시 이강인처럼 왼발을 쓰며, 플레이스타일도 꽤 비슷하다. 아니면 이재성(마인츠)을 측면으로 돌리는 현실적인 대안도 있다.
역시 이강인을 애타게 기다리는 황 감독은 적어도 이강인이 체력 소모없이 합류할 수 있게 돼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애초 황 감독이 이강인을 부르려고 했던 것은 기존 선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한국은 9월19일 쿠웨이트와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E조 첫 경기를 치르는데, 시간상 이강인은 부상을 회복해도 경기나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시점에서 황 감독이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이강인을 투입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이강인이 없을 때의 ‘플랜B’를 생각해야 한다. 홍현석(헨트)이나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그 플랜B가 될 수 있는데, 그런 점에서 홍현석이 A대표팀에 간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 될 수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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