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연찬회서 '윤심' 직격한 김병준, 내년 총선 공관위원장 밑그림?
윤석열 대통령 측근인 김병준 한국경제인협회 상임고문이 28일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당이 정치적 이해를 앞세운 채 무작정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만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 김 고문이 내년 여당 총선 공천관리위원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만큼 그가 내뱉은 작심발언의 의중에 관심이 쏠린다.
김 고문은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 특강 연사로 참석해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정책을 체화하거나 설명하거나 대안을 내놔야 하는데, 그런 모습 없이 '윤심'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인다고 국민들은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고문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 독재자로 묘사되는 엄석대와 그를 쫓아낸 선생님을 비유로 들며 윤 대통령을 적극적 자유주의자로 규정했다. 그는 "엄석대를 쫓아낸 선생님은 자유주의자지만 어디까지는 매를 든다"며 "그냥 자유주의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자유주의자로, 공정한 질서를 만들어낸다"고 했다.
앞서 이준석 전 대표가 3·8 전당대회에서 '윤심 경쟁'을 비판하며 윤 대통령을 엄석대에 빗댄 바 있다. 이날 김 고문의 강연은 이를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김 고문은 "우리는 대통령의 철학이나 국정운영 기조를 제대로 알고 이심전심으로 당과 용산이 혼연일체가 되고 일심동체가 돼야 하지 그렇지 않고 다른 걸로 되면 곤란하다"며 "엄석대냐, 자유주의자냐 이런 논쟁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무조건적인 '윤심 쫒기'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혔다.
당 일각에선 김 고문의 거침없는 작심발언을 두고 21대 총선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같은 수순을 밟는 것이 아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전 의장은 2019년 8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연찬회 특강에서 쓴소리를 하고 난 후 공관위원장에 임명된 바 있다.
당시 김 전 의장은 특강에서 "다선 중진 의원들은 정부 여당의 독선·독주에 몸을 한 번이라도 던져봤느냐"며 "(이런 식으로 가면 내년 총선은) '죽기에 딱 좋은 계절'(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싸우지 않으려면 의원직을 반납해야 한다"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막는 데 의원직을 걸라고 촉구했다. 이후 이듬해인 2020년 1월 미래통합당 공관위원장에 임명돼 총선을 이끌었다 .
올해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수도권 위기론' '인재영입론' 등이 부상하면서 내년 총선 공천을 결정하는 공관위원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모양세다. 박빙 지역구의 경우 공천이 의석수를 좌우할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은 현재의 여소야대 상황을 뒤집고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실행하기 위해 총선 승리가 절대적이다. 공관위원장에 중량급 인사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 고문은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으로 당을 이끈 바 있고 지난 대선에서 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윤 대통령을 밀착 지원하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마포포럼을 이끌며 보수정치를 뒷받침하는 등 상당한 정치적 무게감을 보이고 있다.
다만 김 고문이 연찬회 특강 연사로 나선 것은 공관위원장 여부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게 당의 공식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원래 연찬회에서 특강 연사는 당에 쓴소리를 하는 역할"이라며 "섭외도 당 대표 측에서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 당에서 윤 대통령과 인연이 있으면서 공관위원장을 맡을 만한 인격과 체급을 갖추고 있는 분이 많지 않다 보니 김 고문이 계속 언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노무현 정부 정책실장 출신인 김 고문이 총선을 좌우하는 공관위원장을 맡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의 하마평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기현 대표가 공관위원장으로 어떤 분을 의중에 두고 있는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며 "아직 공관위원장을 거론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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