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서비스 노동자, 열악한 노동조건·감정노동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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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지역 생활가전 방문서비스 노동자 절반 이상이 고객과 직장으로부터 정신적·성적 폭력에 시달리는 작업장 폭력 위험군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대전광역시노동권익센터는 이런 내용을 담은 '대전시 생활가전 방문서비스노동자 감정노동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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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대전 지역 생활가전 방문서비스 노동자 절반 이상이 고객과 직장으로부터 정신적·성적 폭력에 시달리는 작업장 폭력 위험군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대전광역시노동권익센터는 이런 내용을 담은 '대전시 생활가전 방문서비스노동자 감정노동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조사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 의뢰해 지난 4∼5월 대전시 생활가전 방문 서비스 노동자 322명을 대상으로 노동 조건과 업무 환경, 감정노동, 건강 상태 등을 묻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방문 서비스 노동자는 최근 성장하는 렌털 시장에 따라 많아진 현장 민원에 대해 높은 책임감을 요구받으면서도 감정노동, 열악한 노동 조건을 계속 감내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70%가 넘는 노동자(남성 64%, 여성 84%)가 고객의 정신적·성적 폭력 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직장 내 정신적·성적 폭력 위험군도 60%(남성 64%, 여성 57%)가 넘었다.
90% 가까운 노동자(남성 92%, 여성 86%)가 정서적 손상 정도를 나타내는 감정부조화 위험군으로, 성별 관계없이 감정노동과 관련해 감정부조화를 강하게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객에 의한 부당대우와 업체의 영업실적에 대한 압박 등 고객과 업체 양쪽으로부터 혼합된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3년 차 생활가전 설치·수리 방문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선광수 씨는 토론회에서 "방문한 가구들은 고객만족도 평가에 참여하는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고객의 무리한 요구를 어쩔 수 없이 들어줄 수밖에 없다"며 "담배 심부름, 못질, 쓰레기 대신 버리기, 타사 제품 수리와 욕설 등도 참고 견뎌야 하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정수기 렌털회사에서 점검·판매 방문노동자로 근무하는 한 노동자는 "지국장·팀장 등에 권한 위임이라는 명분으로 노동자가 노동자를 압박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노노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면서 "가장 아래에 있는 방문점검원들은 갑질, 영업 압박을 받아 가며 고객들을 직접 대면하니 회사의 대표로 고객 클레임까지 고스란히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 감정노동 보호를 위한 노동환경 개선 ▲ 법률적 보호 조치 ▲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보호 노력 ▲ 노동조합의 역할 등을 과제로 꼽았다.
대전노동권익센터는 내달 중으로 조사 결과와 세부 진행내용 및 정책 제안 등을 수록한 종합보고서를 제작하고 배포할 예정이다.
sw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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