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대구신용보증재단 신임 내정자 논란

신용보증재단은 소기업과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공적 보증기관입니다.

대구신용보증재단은 지역신용보증재단법 시행령에 근거해 대구시와 정부, 금융기관과 연고 기업들이 출연해 설립됐습니다.

담보력이 없거나 적지만 신용이 양호한 소기업, 소상공인의 채무를 보증해 자금 융통을 원활하게 해 주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 주는 기관인데요.

대구신용보증재단 현 이사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최근 신임 이사장을 뽑기 위한 절차가 진행됐습니다. 

대구시가 최종 2명 중 1명을 신임 이사장으로 내정했는데요. 박진우 전 경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이자 현 청도공영사업공사 사장입니다.

그런데 내정이 알려지고 일각에서 문제와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상북도 감사, 이례적 직무 정지 처분까지…
지난 2021년 1월, 경북신용보증재단은 예산을 정해진 용도와 달리 쓰고 외부 기관 이사를 겸직한 사실 등이 경상북도 감사에서 드러났습니다.

감사에 따라 당시 박진우 이사장은 기관장 경고를 받았습니다.

규정을 어기고 발령을 내는 등의 여러 문제가 불거진 이후 시작된 감사였는데 이후 경상북도는 당시 임기가 2주도 남지 않은 박 전 이사장에 대해 직무 정지 처분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감사가 끝날 때까지 인사를 자제하라는 공문을 두 번이나 보냈는데, 따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경북신용보증재단 직원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경북신용보증재단 직원(2021년 1월 당시 방송 뉴스)▶
"직원 입장에서는 '아.. (경상북도) 출자·출연기관이 맞나?' 싶은 생각이 좀 일차적으로 들었어요" 이후 박진우 전 이사장은 소싸움경기를 주관하는 청도공영사업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청도공영사업공사는 행정안전부 지방공기업평가, 경영실적 평가에서 2020년, 2021년, 2022년 3년 연속 최하 등급을 받았습니다.

최하위 등급을 받는 기관의 경우 기관장과 임직원은 연봉 삭감 대상이 되거나 해임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청도군 보조금으로 적자를 면하는 구조인데도 청도군과 특별 성과급을 받는 계약을 맺어 특혜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전에는 없었던 조항이기 때문입니다.

대구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지원, 내정
이런 와중에 박진우 사장은 대구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공모에 지원했습니다.

8월 중순 면접 전형을 끝낸 대구신용보증재단은 최종 후보자 2명을 대구시에 추천했고, 대구시가 이 중 박진우 사장을 신임 이사장으로 내정했습니다.

면접 당시 심사 요건은 위기관리 능력, 정책과 금융에 대한 지식, 경험, 청렴성과 도덕성 등 윤리 의식, 대외업무 추진 능력 등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두 기관에서 문제가 있었던 만큼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대구시는 절차대로 진행하고 판단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고 당사자인 박 내정자에게 입장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받지 않았습니다.

한 대구신용보증재단 내부 관계자는 신임 내정자에 대해 일부 동요가 있기도 하지만 지켜보자는 분위기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청도군 한 관계자는 박 사장의 이직(?)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했습니다. 민감한 사안이라 말하기가 어렵다면서, 사직 처리가 진행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최근 대구시의회는 대구시 산하 출자·출연기관의 장 후보자 등을 대상으로 인사청문회를 하는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하지만 시행이 9월 중순부터여서 의회 검증도 이뤄지지는 않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