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1000억 증발' 확정...첼시, '로마 임대' 떠나는 루카쿠 바이아웃 617억 추가→대신 주급 삭감 예정
[포포투=오종헌]
첼시는 로멜로 루카쿠를 임대 이적을 진행하면서 계약 안에 방출 허용 조항을 추가로 삽입했다.
영국 '컷 오프사이드'는 29일(이하 한국시간) "첼시는 다시 한번 루카쿠와 결별하게 됐다. 하지만 그들은 루카쿠가 AS로마에서 잘할 경우를 대비해 계약서 안에 새로운 조항을 넣었다. AS로마는 한 시즌 동안 루카쿠를 임대하면서 800만 파운드(약 133억 원)의 임대료를 지불할 것이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매체는 "첼시는 만약 루카쿠가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쳐서 그를 영입하길 원하는 팀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3,700만 파운드(약 617억 원)의 바이아웃을 삽입했다. 첼시는 지난 2021년 루카쿠를 영입하면서 9,750만 파운드(약 1,627억 원)를 지불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인터밀란으로 임대를 떠나기 전까지 리그 26경기에서 8골만 넣는 데 그쳤다"고 덧붙였다.
루카쿠는 벨기에 출신 1993년생 스트라이커다. 벨기에 명문 안더레흐트 유소년 아카데미 출신으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던 유망주다. 안더레흐트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 빠르게 존재감을 뽐냈다. 그는 2009-10시즌 벨기에 리그 25경기에 출전해 15골 5도움을 기록했다. 또한 그 다음 시즌인 2010-11시즌에도 리그 28경기에서 12골 5도움을 올리며 연달아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에 루카쿠의 잠재력을 눈여겨본 첼시가 2011년 영입에 성공했다. 벨기에 리그에서 가능성을 보여줬고, 191cm 장신으로 잉글랜드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피지컬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루카쿠는 첼시 1군에서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다.당시 첼시는 디디에 드록바, 페르난도 토레스, 니콜라스 아넬카 등을 보유하고 있었고, 루카쿠는 아직 어린 선수였기 때문에 2군 리그에 출전하면서 경험치를 쌓기도 했다.
결국 루카쿠는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2012-13시즌을 앞두고 웨스트브롬으로 임대를 떠났다. 임대 기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는 리그 35경기에 출전해 17골 7도움을 기록했다. 루카쿠는 EPL 무대에서도 자신이 통한다는 걸 입증했다. 그러나 복귀 후에도 출전 시간을 얻기는 쉽지 않았다. 2013-14시즌 첼시는 토레스, 뎀바 바, 사무엘 에투 등이 최전방에서 뛰고 있었다. 20살인 루카쿠에게는 이번에도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결국 다시 에버턴으로 임대를 떠났다. 루카쿠는 2013-14시즌 에버턴 유니폼을 입고 EPL 31경기에 출전해 15골 8도움을 올렸다. 그리고 시즌 종료 후 에버턴으로 완저 이적했다. 첼시에서 아쉬움만 남긴 루카쿠는 에버턴에서 말 그대로 훨훨 날았다. 2016-17시즌에는 리그 37경기를 뛰며 25골을 터뜨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에 다시 한번 빅클럽의 관심을 받게 됐다. 루카쿠를 원하는 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그는 맨유 유니폼을 입고 두 시즌을 뛰며 통산 96경기 42골을 기록했다. 첫 시즌 리그 34경기에서 16골을 넣었고, 그 다음 시즌에는 32경기 12골을 기록하며 EPL에서도 2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하지만 맨유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에 실패한 뒤 루카쿠가 떠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여줬고, 팀 내 고액 주급자들을 정리해야 하는데 루카쿠도 그 중 한 명이라는 것. 이런 상황에서 인터밀란이 관심을 드러내면서 2년 만에 맨유를 떠나게 됐다.
루카쿠는 인터밀란 합류 후 뛰어난 경기력을 이어갔다. 맨유 시절보다 득점력에 대폭 증가했다. 첫 시즌부터 이탈리아 세리에A 36경기에 출전해 23골을 터뜨린 루카쿠는 2020-21시즌 역시 리그 24골을 기록하며 인터밀란이 11년 만에 세리에A 왕좌에 오르는데 크게 기여했다. 두 시즌 연속 리그에서 20골 고지를 정복했다.
이에 첼시가 다시 관심을 드러냈다. 첼시는 당시 티모 베르너를 영입하며 기대를 모였지만 리그에서 10골도 넣지 못하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이에 확실하게 최전방을 책임질 자원을 모색했고, 9,750만 파운드를 투자해 루카쿠를 다시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루카쿠는 에버턴으로 완전 이적했던 2014년 이후 7년 만에 친정팀 첼시로 복귀하게 됐다.
어린 유망주일 때는 첼시에서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완성형 선수가 되어 돌아왔기 때문에 당연히 이번에는 주축 공격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선수 시절 수많은 정상급 공격수들을 상대했던 맨유의 레전드 리오 퍼디난드 역시도 자신의 유투브 채널을 통해 "루카쿠는 맨유 시절 많은 사람들이 의심을 받았다. 다시 잉글랜드로 돌아오면서 이런 것들이 틀렸음을 증명하고자 할 것이다. 그는 최소 20골을 보장할 수 있는 선수다. 어디에서든지 골을 넣을 수 있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실제로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루카쿠는 EPL 초반 3경기에서 3골을 기록했다. 득점력을 해소할 선수가 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후 리그 8경기 동안 침묵했다. 결국 루카쿠는 2021-22시즌 EPL 26경기(선발16, 교체10) 8골로 마무리했다. 첼시가 지불한 천문학적인 이적료에 비하면 기대 이하의 성적이다.
여기에 지난해 여름 루카쿠가 떠나길 원하면서 골치 아픈 상황이 됐다. 결국 그는 한 시즌 만에 인터밀란으로 임대 이적하면서 친정팀으로 돌아갔다. 루카쿠는 지난 시즌 세리에A 25경기를 뛰며 10골 6도움을 기록했다.
올여름 다시 첼시로 돌아왔지만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루카쿠는 떠나길 원했다. 이미 첼시와 사이가 틀어진 가운데 AS로마가 관심을 드러냈다. AS로마는 지난 시즌 세리에A 6위를 차지하며 올 시즌 UEFA 유로파리그(UEL) 출전권을 획득했다. 이를 앞두고 올여름 레안드로 파레데스, 헤나투 산체스, 후삼 아우아르 등 중원 자원들을 대거 수혈했다. 또한 센터백 에반 은디카도 합류했다.
공격진에도 사르다르 아즈문이 임대로 영입됐다. 여기에 최전방에 무게감을 더해줄 루카쿠 이적을 추진하고 있다. 루카쿠가 온다면 부상으로 내년 1월까지 출전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타미 아브라함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
현재 AS로마는 2023-24시즌 개막 2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개막전서 살레르니타나와 2-2로 비겼다. 전반 17분 벨로티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안토니오 칸드레바에게 연달아 실점을 허용했다. 다행히 후반 37분 벨로티가 다시 득점에 성공하며 승점 1점을 챙겼다.
그러나 이어진 베로나와의 2라운드에서 패하고 말았다. 전반 4분 만에 선제 실점을 내준 로마는 전반 추가시간 추가골까지 헌납했다. 무리뉴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세 장의 교체 카드를 사용하며 승부수를 던졌고, 후반 11분 추격골을 넣었지만 끝내 1-2로 무릎을 꿇었다.
앞서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26일 자신의 SNS를 통해 "AS로마는 오늘 루카쿠 임대를 위한 공식 입찰을 제출할 예정이다. 풋볼 디렉터와 구단주가 직접 런던으로 가 첼시 측과 대화를 나눴다. 임대료와 주급 분담이 중요한 사안이다. 향후 1~2일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 AS로마 소식통인 '라 로마 24'는 27일 "AS로마와 첼시는 무려 3시간 동안의 회담 끝에 루카쿠 임대 관련 합의에 도달했다. 특히, 루카쿠가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인터밀란 임대 시절 받았던 연봉보다 100만 유로(약 14억 원) 적은 금액에도 AS로마행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얼마 뒤 이적 임박 소식이 전해졌다. 로마노 기자는 29일 "루카쿠는 AS로마로 향한다. 2024년 여름까지 임대하는 걸로 합의를 마쳤다. 루카쿠는 화요일 로마로 갈 것이다. AS로마는 10개월 동안 750만 유로(약 107억 원)의 급여를 분담할 것이며 임대료는 500만 유로(약 72억 원)를 넘는다"고 밝혔다.
이어 로마노 기자는 "선수 측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거래는 완료됐다"며 이적이 임박했을 때 사용하는 문구 'HERE WE GO'를 추가했다.
영국 '텔레그래프' 역시 29일 "첼시는 루카쿠를 AS로마로 임대하는 파격적인 거래를 마무리했다. 약 나흘간에 걸친 협상 끝에 첼시, AS로마, 루카쿠 측이 모든 계약을 마쳤다. 첼시는 임대료 500만 파운드(약 83억 원) 이상을 받을 것이며 임대 기간 주급을 분담할 필요가 없다. 루카쿠가 임금 삭감에 동의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또한 이 매체는 "루카쿠는 AS로마에서 뛰는 동안 600만 파운드(약 100억 원)를 수령할 것이다. 그리고 첼시로 복귀할 경우 임금 추가 삭감에도 동의했다. 그리고 첼시 측은 루카쿠의 계약 안에 3,700만 파운드의 방출 허용 조항을 추가했다. 루카쿠는 화요일 메디컬 테스트를 받기 위해 로마로 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루카쿠는 AS로마를 이끌고 있는 조세 무리뉴 감독과 이미 두 차례 함께한 바 있다. 첼시 시절 2013년 무리뉴 감독이 부임하면서 잠시 지도를 받았고, 무리뉴 감독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맨유를 지휘할 때 루카쿠가 영입됐다. 이제 3번째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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