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 전성시대…'누적 100만대' 팔렸다

강지용 2023. 8. 2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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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많은 전기차 대안으로 인기 몰이
23만대 팔린 그랜저가 바람 주도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국내외 완성차 시장에서 친환경 차량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하이브리드 모델 국내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했다. 첫 출시 후 50만대까지는 11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지만, 50만대를 추가로 더 파는 데 걸린 시간은 3년에 불과했다. 이 같은 성과는 현대차그룹이 전동화 목표를 새롭게 제시하며 전기자동차 개발과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아직 국내 소비자들은 하이브리드차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자동차의 디 올 뉴 그랜저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29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두 회사는 하이브리드차 출시 후 지난달까지 국내 시장에서 99만7469대를 팔았다. 하이브리드차의 올해 월평균 판매량이 약 2만2000대인 걸 감안하면 8월 초에 이미 100만대를 돌파했을 가능성이 크다. 2009년 아반떼와 포르테로 처음 하이브리드차를 선보인 지 14년 만이다.

출시 첫해 6312대로 출발한 판매량은 2015년 누적 10만대에 이어 2017년 20만대, 2018년에는 30만대를 돌파했다. 2020년에는 12만7995대로 연간 10만대 고지에 올라서며 누적 50만대를 달성했다. 이후에도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빠르게 점유율을 늘렸다. 올해 들어서는 7월까지 이미 15만대를 넘어섰다.

하이브리드차는 친환경차 구매를 원하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와 충전 인프라와 성능 부족 등을 이유로 전기차 선택을 꺼리는 소비자들에게 대안으로 인기가 높은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통계를 활용하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신규 등록된 하이브리드차는 총 15만1108대로 지난해 상반기(10만5749대)와 비교해 무려 42.9%나 증가했다. 전기차는 지난해 상반기 6만8996대에서 올해 상반기 7만8466대로 소폭(13.7%) 늘어났다. 7월 연료별 등록 신차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증가한 항목이 하이브리드(26.2%)였다.

기아 '더 뉴 쏘렌토’ 포토미디어데이가 17일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 워커힐 호탤앤리조트 애스톤하우스에서 열렸다. [사진=곽영래 기자]

올해 상반기에 신규 등록된 차량을 사용 연료별로 구분하면 휘발유 52.2%, 경유 18.4%, 하이브리드 16.5%, 전기 8.6%, LPG 3.6%, 기타 0.7% 등으로 집계됐다.

차종별로 보면 올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하이브리드차는 현대차의 그랜저였다. 특히 그랜저는 반기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이 내연기관 모델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 1∼6월 그랜저 내수 판매량(6만2천970대) 중 하이브리드는 3만3천56대로 전체의 절반을 넘는 52.5%를 차지해 내연기관 모델(2만9천914대)을 앞섰다.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 확대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차종 역시 그랜저다. 그랜저는 2013년 12월 하이브리드 모델 첫 출시 이후 올 7월까지 22만8515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올 7월 기준으로 휘발유·전기 하이브리드 승용차 누적 등록 대수는 131만8680대로, 5대 중 약 1대가 그랜저라는 뜻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하이브리드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친환경 전용 차종인 기아의 소형 SUV 니로는 2016년 출시 이후 하이브리드 모델이 매년 2만대가량 팔렸다. 올 7월까지 누적 판매량 14만181대로 그랜저 하이브리드에 이어 2위다.

사진은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완성차 업체는 전동화 전략을 세우고 대대적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는 하이브리드차를 더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지난 2월 발표한 '2023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다음 차량 구매 시 어떤 동력장치 차량을 선호하는가'라는 질문에 국내 응답자의 40%가 하이브리드차를 꼽았다. 전기차를 고른 응답자(17%)보다 배 이상 많다. 지난해 9~10월 24개국 2만6000명을 설문한 결과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굳건해질 때까지 하이브리드 선호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충전 인프라, 성능, 그리고 안전성 문제로 인해 수요자들은 전기차 구입을 시기상조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분위기를 보면 당분간 하이브리드의 인기가 쉽게 식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기차가 대세가 되는 시점을 2026년쯤으로 보고 있다"며 "3년 후면 현재 불완전한 리튬이온 배터리 성능과 안전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고, 무엇보다 전기차 종류도 내연기관 차량처럼 다양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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