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모텔서 20대 부모와 살다 숨진 아기…학대정황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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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유흥가의 한 모텔.
B씨 부부는 A양 사망 5일 전인 지난 23일 처음 모텔을 찾았고, 투숙 사흘째에는 업주에게 장기 투숙을 문의한 뒤 한 달간 이곳에서 머물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선 B씨 가족이 생활고에 시달려 모텔을 전전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지만,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지원을 받는 취약계층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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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송승윤 기자 = "이런 일이 생길 줄 어떻게 알았겠어요"
29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유흥가의 한 모텔. 모텔 업주는 어두운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이곳에서는 전날 오후 생후 2개월 여아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주변 골목마다 술집과 유흥업소가 즐비한 이곳은 한눈에 봐도 아이와 함께 지내기에 적합한 환경은 아니었다.
그러나 어떤 사정인지 A양의 친모 B(20)씨와 친부 C(25)씨는 모텔을 당분간 아이와 함께 지낼 거처로 이용하려고 했다.
B씨 부부는 A양 사망 5일 전인 지난 23일 처음 모텔을 찾았고, 투숙 사흘째에는 업주에게 장기 투숙을 문의한 뒤 한 달간 이곳에서 머물기로 결정했다.
모텔 업주는 "장기 투숙을 문의하면서 아이가 있다고 해 직접 방에 올라가 봤는데 신생아처럼 보이는 아기가 있었고 멀쩡했다"면서 "자주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부모님이 함께 있으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방을 내줬다"고 전했다.
그는 "이상해 보이는 점은 전혀 없었고, 아이랑 숙박하는 이유를 굳이 캐묻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B씨 가족이 지낸 곳은 방 하나에 화장실이 딸린 일반적인 객실로 2인용 침대 하나가 놓여 있었다.
B씨 부부는 이 침대에서 아이를 중앙에 놓고 부부가 양쪽에서 잠을 청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B씨 가족은 앞서 인천 옹진군에 있는 C씨 부모 집에서 함께 살며 전입 신고도 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B씨 부부는 혼인신고 이후 A양의 출생신고도 마쳤으며 출산장려금을 비롯해 양육수당과 부모 급여 등 복지급여도 정상적으로 수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선 B씨 가족이 생활고에 시달려 모텔을 전전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지만,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지원을 받는 취약계층도 아니었다.
관할 지자체인 옹진군도 이들이 모텔에서 생활하던 상황을 자세히 알지는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옹진군 관계자는 "유족이 경황이 없어 자세한 상황은 듣지 못했지만 조부모가 함께 살았던 만큼 출산 사실을 모르고 있진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A양은 전날 오후 4시 40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 모텔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당시 B씨는 소방당국에 "딸과 함께 침대에서 잠을 잤다가 일어나 보니 아이가 숨을 쉬지 않았다"고 신고했다.
소방당국의 공동대응 요청을 받은 경찰이 확인한 결과 A양의 몸에서 외상 등 학대를 당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양의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외상 등 B씨 부부가 A양을 학대하거나 방임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부검 결과를 토대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는 한편 사고나 부모의 과실 여부 등도 종합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kaav@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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