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예금금리 다시 4%대로···저축은행 ‘화들짝’

권정혁 기자 2023. 8. 2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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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에서 연 4%대 예금 상품이 재등장하면서, 지난해 판매했던 5% 금리 예금 상품의 만기를 앞둔 저축은행들이 다시 특판 카드를 꺼내드는 등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나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시중은행에서는 4%대 예금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의 기본금리를 지난달 0.30%포인트 올려 우대금리 포함 최고 연 4.10%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정기예금’도 연 4.10% 금리를 선보였으며, sh수협은행에서도 4.02%인 ‘sh첫만남우대예금’을 내놨다.

그외 경남은행 ‘올해는예금’(4.10%), 전북은행 ‘JB 1·2·3 정기예금’(4.10%), DGB대구은행 ‘DGB함께예금’(4.05%)과 ‘iM스마트예금’(4.00%), , BNK부산은행의 더(The)특판정기예금(4.00%) 등도 최고 우대금리를 받았을 때 연 4%대 금리를 나타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중순까지 연 2.70~3.75%대에 머무르던 국내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전날 기준 2.70~4.10%로 약 2주 사이 금리 상단이 0.25%포인트 오른 상태다. 은행권의 예금금리가 오르고 있는 원인을 주로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장기화 될 것이란 전망에 따라 시장금리가 더 길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예금금리 인상에 따른 역(逆) 머니무브 현상도 탄력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의 지난달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57조7000억원으로 전월보다12조3000억원 늘었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의 준거 금리가 되는 은행채 1년물 수익률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채 1년물 수익률은 전일 기준 3.9% 수준으로 지난 5월 말 3.5% 수준에서 0.4%포인트 가량 올라와있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져 오던 예대율(원화대출금/원화예수금) 규제가 지난달부터 정상화(105→100%)되면서 은행이 적극적으로 수신 확보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시중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높이면서 저축은행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특히 오는 4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상품의 고객 이탈을 막는 것이 급선무다. 지난 7일 OK저축은행은 별도 우대조건 없이 연 4.41%의 금리를 제공하는 ‘OK e-안심앱플러스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앞서 상상인저축은행·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도 특별한 조건 없이 연 4.2% 금리를 제공하는 ‘9개월 회전정기예금’을 내놨다. 그외 스마트저축은행, 동양저축은행, HB저축은행 등도 예금 상품의 금리를 0.1~0.3%포인트 올렸다.

저축은행은 일반적으로 시중은행보다 금리를 1~2%포인트 높게 책정한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10월 연 5~6%대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4.08%다.

다만 금융당국이 저축은행들에 고금리 특판 자제를 당부하고 있어 공격적인 영업이 쉽은 상황이다. 지난 24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가계대출 확대 및 고금리 특판 예금 취급 등 외형 경쟁을 자제하고 연체율 등 자산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국이 저축은행에 이같은 지침을 내린 것은 저축은행 예금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경우 건전성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79개 저축은행은 지난 상반기 962억원 적자를 봤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8956억원 흑자) 대비 1조원 당기순이익이 급락한 것이다. 저축은행은 수신(예금)을 통해 대부분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예금 금리를 인상하면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저축은행들의 재정 건정성 관리에도 비상이 걸릴 수 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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