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부족해, 상심하지 말고 자신감 갖고 해보자” 냉철한 KB의 캡틴 리베로, 후배들에게 전한 진심 [MK수원]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3. 8. 2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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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밖에서는 친구처럼 지내지만, 코트 안에서는 차가운 선수가 되려 해요. 우리 선수들은 더 노력해야 합니다.”

KB손해보험 리베로 정민수(32)는 2023-24시즌 KB손해보험의 주장이 되었다. 진주동명고-경남과기대를 거쳐 2013년 우리카드에 입단한 정민수는 프로 데뷔 10년 만에 첫 주장직을 맡게 됐다. 학창 시절에도 주장직을 역임한 적은 없었다.

29일 경기 수원에 위치한 KB손해보험 연습체육관에서 만난 정민수는 “주장이 쉬운 자리는 아니지만 부담감을 가지지 않으려 한다”라며 “우리 선수들의 자신감을 끄집어내기 위해 심리적인 말을 많이 한다. 자신감이 올라갈 수 있도록 내가 많이 짚어주려 하는 편이다. 내가 냉철하게 말하는 편인데 배구장 밖에서는 친구처럼 지내지만 코트 안에서는 차가운 선수가 되려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KB손해보험 정민수. 사진(수원)=이정원 기자
KB손해보험 정민수. 사진=김재현 기자
이어 “주장하기 전에도 선수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배구는 특출나지 않는 이상 결국 종이 한 장 차이다. 심리적인 부분이 좌지우지한다’라는 말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KB손해보험은 최근 경북 구미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서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3전 전패로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다. 셧아웃 패 두 번, 1-3패 한 번. 승점 1점도 챙기지 못했다.

정민수는 “심리적인 부분이 전혀 준비가 안 되었다. 그런 부분을 잡으려고 나도, 감독님도 노력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풀로 대회를 치른 게 처음이다 보니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욕심과 자만으로 이어진 것 같다”라며 “결국에는 자신감이 부족했던 것이다. 자신감은 훈련을 통해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컵대회 종료 후 훈련 강도를 높였다. 선수들이 잘 따라가고 있고, 팀이 더 끈끈해지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2021-22시즌 창단 첫 챔프전 진출 쾌거를 이뤘던 KB손해보험. 지난 시즌에는 6위에 머물렀다. 다가오는 시즌에도 냉정하게 봤을 때 KB손해보험을 우승권 전력으로 보는 전문가는 드물다. FA로 영입한 나경복과 주전 세터 황택의가 국방의 의무를 해결하기 위해 팀을 떠났고, 박진우가 떠난 중앙도 약점으로 뽑힌다. 황택의 자리는 트레이드로 영입한 황승빈으로 대체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무언가 아쉬운 게 사실이다.

정민수도 “우리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외부에서 듣고, 기사를 통해서도 본다. 선수들이 반성해야 한다. 결국에는 우리가 이겨내야 한다. 이겨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라며 “컵대회에서 너무 무기력하게 졌다. 그러나 컵대회 때 그렇게 한 번 깨진 게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KB손해보험 정민수. 사진=KB손해보험 제공
정민수는 프로 통산 307경기에 나서 1176세트 리시브 효율 50.465% 세트당 디그 2.332개를 기록 중이다. 2018-19시즌에는 데뷔 첫 BEST7에 이름을 올렸으며 2021-22시즌에는 역대 8호 수비 5000개를 달성한 수준급 리베로다.

그러나 2021-22시즌과 2022-23시즌 기록은 아쉬웠다. 2021-22시즌은 리시브 효율 38.15%, 2022-23시즌은 37.77%였다. 30%대에 머문 건 두 시즌이 처음이었다. 군대 가기 전 시즌인 2019-20시즌 45.8%가 가장 저조한 기록이었는데, 전역 후 안 좋은 리시브 효율을 연이어 보였으니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정민수도 “군대에 다녀와서 개인 기록이 많이 떨어졌다. 내 눈에도 보일 정도로 떨어지지 않았나. 다시 원래 기록으로 돌아가야 한다”라며 “프로 데뷔 후 비시즌에 팀에서 훈련을 한 게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었다. 늘 대표팀에 가서 경기만 뛰다 보니 핑계지만 몸이 좋지 않았다. 올해는 몸 상태가 이전보다 좋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라고 다짐했다.

팀적으로서 보완해야 될 부분도 이야기한 정민수는 “작년에는 공격, 블로킹 모두 부족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수비력이 뛰어난 게 아니었다. 다 낮았기 때문에 작년에 성적이 안 좋았던 것이다. 다 끌어올릴 수는 없다. 한 가지라도 끌어올리면 그 한 가지의 장점 때문에 팀이 올라올 거라 생각한다. 짜임새 있게 배구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KB손해보험 정민수. 사진=KB손해보험 제공
끝으로 정민수는 “당장이라도 우승을 하고 싶은 게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의 꿈이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승한다는 마음으로 시즌을 임하고 있다”라며 “주장으로서 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늘 나의 말을 잘 받아들여줘서 고맙다. 아직 너희들은 부족한데, 내가 뭐라 하는 이유는 배구를 잘 하게끔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해. 상심하지 말고 자신감 갖고 배구해보자’라고 말하고 싶다. 팬들을 위해 지더라도 끝까지 신나는 배구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수원=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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