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밑천은 3배 늘었는데, 버는 돈은 제자리걸음 중"

김도엽 기자 2023. 8. 2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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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가 지난 15년간 늘어난 은행의 대출자산과 자기자본에 비해 수익성이 여전히 낮다고 29일 밝혔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서울 중구 소재 은행연합회에서 이같은 내용으로 '은행산업의 역할과 수익성'을 주제로 브리핑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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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이사가 은행산업의 역할과 수익성을 주제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김도엽 기자


은행연합회가 지난 15년간 늘어난 은행의 대출자산과 자기자본에 비해 수익성이 여전히 낮다고 29일 밝혔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서울 중구 소재 은행연합회에서 이같은 내용으로 '은행산업의 역할과 수익성'을 주제로 브리핑을 열었다. 은행권이 고금리 시기에 과도한 이자장사로 지나친 수익을 거둔다는 비판에 대해 해명하겠다는 의도다.

발표자로 나선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이사는 "은행의 밑천은 3배 늘었는데, 버는 돈은 제자리 걸음하고 있다"며 "국내은행의 수익 규모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알고 은행도 많은 노력을 해야하지만, 실제 수익성 수준은 중장기적 관점과 선진국과 비교해 객관적으로 성찰해봐야 한다"고 했다.

은행권 당기순이익 및 대출채권 추이/자료=은행연합회

은행연합회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국내 은행의 대출자산은 989조원에서 지난해 2541조원으로 15년간 약 2.5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자기자본은 96조8000억원에서 256조9000억원으로 약 2.6배 늘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15조원에서 18조6000억원으로 24% 늘었다.

아울러 국내 은행권의 지난 10년(2013~2022년)간 연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4%,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이 5.2%를 기록해 수익성이 미국 등 주요국 은행의 절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은행의 ROE는 2000년대 중반 미국은행보다 높았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해 2022년도 기준으로 미국(10.2%)의 절반 수준(5.2%)이다.

한미 은행의 ROE(자기자본이익률) 추이/자료=은행연합회

은행연합회는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국내은행이 주식시장에서 저평가주로 인식됐다고 밝혔다. 은행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 10년간 평균 6.75배, 0.49배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우량 종목 100개의 평균치인 KRX 100의 PER와 PEB은 각각 13.36배, 1.09배로 나타났다.

박 상무는 "국내 은행의 PER, PBR은 고질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다"며 "증권·보험 등 타 금융업권이나 비금융업권과 비교해도 만년 최하위권으로, 우호적인 자금을 조달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는 은행권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비이자이익 비중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국내 은행의 수익성이 낮은 이유는 이자이익 비중이 85%, 비이자이익이 15%를 차지하며 비이자이익이 적기 때문"이라며 "미국이 수수료 이익이 많은 것은 계좌유지 수수료 등 여러 수수료를 받는데, 우리나라에 도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해 은행권의 비금융 진출, 자산관리 서비스 강화, 해외진출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당국에서 규제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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