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 "국내 은행 실적 과하지 않다"…수익 확대 당위성 제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및 상생금융 통해 기간산업 버팀목 역할 충실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최근 은행권의 수익률에 대해 여론 악화가 지속되면서 은행연합회가 진화에 나섰다. 금감원의 은행권 통합 실적 발표를 앞두고 미리 여론을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용의 핵심은 글로벌 은행들에 비하면 국내 은행들의 실적이 과하지 않으며,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은행연합회는 29일 오전 10시, 14층 세미나실에서 '은행이슈브리프'에 대한 일환으로 약식 형태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발표에 나선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는 은행산업의 수익성 현황과 함께 수익성 확대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박 상무는 "은행산업은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을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글로벌 M&A 및 외화자금 조달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 중"이라며 "우리나라 실물경제가 해외진출시 외국계 금융회사에만 의존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내은행의 경쟁력 강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세계 13위의 경제규모와 6위의 무역규모를 지닌 글로벌 경제선진국임에도 국내 은행산업의 경쟁력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뱅커지 기준 세계 50위 안에 속하는 금융그룹이 한 곳도 없을뿐만 아니라, 국내 4대 은행지주의 글로벌 순위 평균도 지난 10년간 70위권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금융보험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6.30%에서 2020년 5.71%로 하락해 7~8%대를 기록 중인 미국, 영국 등 금융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이는 USB나 골드만삭스 등 많은 유럽계 대형은행들이 국내 은행 산업에서 철수한 지 이미 오래됐고, HSBC와 씨티은행처럼 국내에서 한 때 상당 규모로 사업을 펼치는 은행들도 줄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GDP 비중의 감소라든지 글로벌 시장 상황 등을 배제하고 국내 은행 사업이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는 부정적 시각과 함께 불만이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부정적 여론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박 상무는 "은행 산업에서 수익성이 갖는 의미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금융 서비스 및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안정 역할"이라며 "은행이 기간산업으로서 안정적으로 자금 중개 기능을 수행하려면 규모에 상응하는 수익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배급자와 투자자에게 높은 신뢰감을 주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익 창출을 통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수행해 나가고 있다는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못한 은행은 시장 충격에 대응하기 어려워 검증 시스템 안정성을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웠던 시기 국내 은행들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138조원에 달하는 만기 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프로그램을 실시했다"면서 "이는 미국이나 스위스 등 선진국들도 실천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항변했다.
또한 "최근 새마을금고 사태에 따른 유동성 경색으로 어려움에 처한 수출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5조4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는 국내 은행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금과 자본을 꾸준히 확충하고 건전 경영을 지속해온 결과"라고 강조했다.
국내 은행들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다.
박 상무는 "은행 산업은 금융시장의 안정과 국민 경제 발전을 이행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을 크게 느끼고 있으며, 다양한 상생 방안과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며 "상생금융 측면에서 본래의 신용도만으로는 제1금융권을 이용하기 어려웠던 취약계층을 위해 지난해에만 10조4000억원에 달하는 서민 대상 자금을 공급했고, 평균 신용대출도 5조원 이상 보급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는 어려움을 겪는 서민 경제를 감안해 은행별로 새롭고 다양한 자체 상생금융 프로그램도 잇따라 발표했다"면서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익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은행은 금융 분야 외에도 다양한 사회 공헌을 실천하고 있다"며 "은행들은 8450억원을 출연해 국내 최대의 창업보육기관 디캠프(D.CAMP)를 설립, 수많은 스타트업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은행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수익성 확대는 필수적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박 상무는 "은행 산업의 경쟁력은 결국 자금력이 핵심이고 충분한 자금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에서 합당한 평가를 받을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수익성을 달성해 시장에서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은행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규모에 상응하는 수익 확보가 필요하다"면서 "현재 국내 은행의 수익성이 역할 수행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친 수준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상무는 자료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은행 대출자산이 989조원에서 지난해 2541조원으로 약 2.5배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15조원에서 18조6000억원으로 24% 상승하는데 그쳤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한 국내 은행들이 자기자본이익률(ROE))와 자산수익률(ROA) 등 수익성 지표에서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상무는 "ROE와 ROA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면서 "지난 10년간 연평균 5.2%의 ROE와 0.4%의 ROA를 기록해 수익성이 미국(ROE 10.2%, ROA 1.5%) 등 주요국 은행들의 절반 또는 그 이하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박 상무는 국내은행들은 현재 주식시장에서 저평가주로 인식되어 왔고, 이로 인해 자본시장을 통한 우호적 조건의 자금을 대규모로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만큼 지속적인 수익성 제고 노력은 필수적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발표한 '2023년 2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 전체 당기순이익은 14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8000억원) 대비 4조3000억원(43.9%)이 늘었다. 아울러 국내은행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7조1000억원원으로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2분기 기준 일반은행의 당기순이익이 4조1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5000억원 감소했으나, 산업은행 등 특수은행의 당기순이익이 3조원에서 3조5000억원으로 5000억원 늘었기 때문이다.
2분기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14조7000억원으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ROA 0.78%, ROE 10.70%, 순이자마진(NIM) 1.67% 등으로 전분기 대비 주요 손익비율이 하락했으나, 이자수익자산이 소폭 증가하며 이자이익 규모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금감원 측은 "중국 부동산발(發) 경기둔화 및 통화긴축 지속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은행의 건전성 유지를 위한 손실흡수능력 강화를 지속 추진하겠다"며 "국내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현황 등을 지속 점검하는 한편, 경기대응완충자본 부과, 스트레스완충자본 제도 도입 등을 통해 은행의 자본적정성 개선을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seongwan62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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