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이슈] 합병·자사주 매입에도 묵묵부답…셀트리온, 주가 상승 트리거는?
[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합병 기대감으로 반짝 상승세를 보였던 셀트리온 그룹 주식이 이내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안정적인 합병을 위해 자사주 매입 카드를 내놓았지만, 본격적인 주가 반등은 요원한 모습이다. 현재 두 회사의 주가는 합병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보다 낮은 수준으로, 순조로운 합병을 위해선 주가 부양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전일 각각 자사주 69만6865주, 69만주를 추가 매수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올해 들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각각 5번, 4번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취득한 자사주 규모는 각각 3024억원, 1180억원으로 총 규모는 4024억원이다.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 공시에도 전일 셀트리온은 0.63% 상승,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보합에 그쳤다. 이날도 두 종목 모두 2%대 강세를 보였지만, 주식매수청구권 제시가격(셀트리온 15만81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7251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 17일 장 마감 이후 발표한 합병 소식으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는 다음날 각각 4.47%, 6.69% 올랐지만 이후 주가는 곧바로 내림세를 보였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에 자기소유의 주식을 매수 청구하는 권리를 뜻한다. 주가가 낮으면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이 높아져 회사 입장에선 합병 무산의 위험이 있다. 셀트리온의 경우 합병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를 1조원으로 책정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많아져 이를 넘길 경우 자금 부담으로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합병 성공은 소액 주주들의 주식 매수 청구권 행사 규모가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식매수청구권 가격과 현 주가의 괴리가 크지 않아 합병 무산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그는 "합병 공시에 따른 숏커버 등을 고려할 때 이후 주가는 청구권 가격보다 높게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수급적인 요인으로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순 있지만,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매출 정체 등을 고려했을 때 합병 이후의 사업 경쟁력이 향후 주가 향방을 가를 것으로 봤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업황과 휴미라 시밀러 경쟁 강도가 예상보다 치열하다. 가격 경쟁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여 셀트리온 합병 법인의 공격적인 시장 침투 여부와 고가의 램시마SC 미국 시장 침투 속도가 합병 이후 주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명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직판 성과에 대한 시장의 성급한 평가로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며 "아직은 평가보다 기다림이 필요한 시기다. 내년 본격적인 유플라이마와 램시마SC의 미국 매출 성장, 스텔라라·아일리아 등 신제품의 주요 지역의 규제기관 승인과 출시 일정 결정에 따른 성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하며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기존 23만원에서 20만원으로 낮췄다. 올해 매출액 추정치를 기존 2조6730억원에서 2조2150억원으로 낮췄다. 영업이익도 7410억원에서 647억원으로 수정했다. 내년과 오는 2025년 매출 추정치도 3조5000억원 안팎에서 2조5000억원 수준으로 1조원씩 낮게 조정했다.
권 연구원은 "셀트리온 그룹이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1차 성장 국면에서 퍼스트 무버(first-mover)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 기업으로 성장했다면, 2차 성장 국면에서는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한 기업으로 진화하는 것이 그룹 레벨 업을 견인할 것"이라며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이익 성장이 확인되면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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