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이상 WAR만 50.1, KBO 원년 이래 최고 지분··· 리그를 장악한 ‘베테랑의 힘’
40세 최형우(KIA)가 완벽하게 부활했다. 36세 최정(SSG)은 홈런왕 경쟁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38세 강민호(삼성), 36세 양의지(두산)는 여전히 KBO 최고의 포수로 활약 중이다.
베테랑들의 활약이 올해처럼 두드러졌던 경우는 없었다. 28일 현재까지 투·타 합쳐 10개 구단 35세 이상 선수들이 쌓아 올린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스탯티즈 기준)가 모두 50.1이다. 전체 시즌 75%가량을 소화한 현시점에서 이미 지난 시즌 기록인 46.8을 뛰어넘었다.
비중으로 따져도 올해가 역대 최고다. 이날 현재까지 35세 이상 선수들이 만든 WAR 총합 50.1은 리그 전체 292.77의 17.1%에 달한다. 이전까지 최고였던 2017시즌의 14.6%, 2007시즌의 14.4%를 크게 웃돈다. 2017시즌의 경우 더스틴 니퍼트와 앤디 밴헤켄, 2007시즌은 다니엘 리오스 등 나이 많은 외국인 선수들의 선전을 생각하면 올해 베테랑들의 활약이 더 ‘순도’ 높다. 올 시즌 35세 이상 외국인 선수는 SSG 로에니스 엘리아스와 전 롯데 댄 스트레일리 둘 뿐이다.
타자들의 활약이 특히 돋보인다. 타격 전체 WAR 162.21에서 20.9%에 해당하는 33.85가 35세 이상 야수들한테서 나왔다. 41세 동갑내기로 리그 최고령인 추신수·김강민(이상 SSG)이 팀 타선의 주축으로 활약 중이고, 지난 2시즌 부진했던 최형우가 15홈런 OPS 0.867로 다시 살아났다. 최정은 홈런왕 타이틀은 물론 2017년 이후 6년 만의 3할 타율(0.296)·4할 출루율(0.389)·5할 장타율(0.543) 시즌을 노리고 있다. 프로 통산 17년 만에 첫 타격왕 타이틀에 도전 중인 NC 손아섭(35)과 포수 부문 WAR 1·2위를 달리고 있는 양의지·강민호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 같은 흐름이라면 올해는 KBO 사상 처음으로 35세 이상 타자들의 WAR 비중이 20%가 넘는 시즌이 된다. 종전 최고는 2006시즌의 17.6%다. 삼성 양준혁이 노익장을 과시했고, 한화 제이 데이비스와 롯데 펠릭스 호세가 활약했던 해다.
30대 중반을 넘어 40세를 바라보는 베테랑들이 자기 기량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최형우는 “젊었을 때는 한번 타격감이 올라오면 계속 갔는데, 지금은 하루 자고 일어나면 또 제로(0)가 된다”고 했다. 8월 들어 ‘노 블론’ 10세이브로 반등한 삼성 오승환(41)은 전반기 한때 컨디션 회복을 위해 생애 첫 선발 등판까지 감행할 만큼 어려움을 겪었다. 6월 이후 타율 0.369로 ‘미친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는 두산 김재호(38)도 시즌 초 좀처럼 자기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퓨처스리그까지 다녀와야 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신화의 주축 세대가 지금의 35세 이상 베테랑들이다. SSG 김광현(35)이 토론토 류현진(36)과 함께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했고, LG 김현수(35)가 중심타자 역할을 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들이 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타고난 재능에 철저한 자기관리가 더해진 결과다.
한편으론 베이징 ‘황금세대’의 뒤를 이을 만한 선수들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게 그간 한국야구의 고민이었다. 단적인 예로 2015시즌의 경우 25세 미만 선수들이 쌓아 올린 WAR 총합이 22.49로 리그 전체의 5.7%에 그쳤다. 베이징 멤버들은 나이를 먹어가는데, 그 아래 어린 선수들의 활약은 미진했다.
최근 들어 그런 고민도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 올림픽 금메달을 보고 자란 ‘베이징 키즈’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다. 올해 초 ‘WBC 참사’로 세대교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새로운 얼굴들은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25세 미만을 기준으로 키움의 안우진(24)과 김혜성(24), 두산 곽빈(24), 한화 노시환(23) 등이 그 대표 격이다. 올림픽 금메달의 주역 세대들이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는 가운데, 이들을 보고 자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는 과정이 진행 중인 셈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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