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재출항한 이종운호 롯데, 당장의 숙제는 '7연패 탈출'
1군 감독이던 지도자의 대행 승격은 3번째 사례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15년 이후 8년. 돌고 돌아 다시 롯데 자이언츠 지휘봉을 잡았다. 8년 전과 달리 이번엔 기약이 없는 '감독 대행' 신분이고 팀의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당장 앞에 놓여진 숙제는 '연패 탈출'이다.
롯데는 지난 28일 래리 서튼 감독이 건강 문제로 사퇴했다고 밝히며 이종운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잔여 시즌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감독대행이긴 하나 '이종운 체제'는 8년만의 회귀다. 부산 출신에 롯데에서 선수 시절 대부분을 보낸 이 감독대행은 지난 2014년 말 김시진 전 감독의 뒤를 이어 롯데의 제 16대 감독으로 선임된 바 있다.
당시 3년의 계약 기간을 보장받았던 이 감독대행은 단 1시즌만을 치른 채 경질됐다. 144경기에서 66승1무77패(0.462)를 기록했고 10개 구단 중 8위에 그치면서 부진한 성적의 책임을 졌다.
야심차게 1군 감독을 맡았지만 한 시즌만에 불명예 퇴진하며 감독 커리어는 꼬이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3년 뒤인 2018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루키팀 책임코치로 현장에 돌아왔고 2019~2020년엔 SK의 2군 감독으로 육성을 책임졌다.
이후 2년 간 야인 생활을 하다 올 시즌 롯데 2군 감독으로 8년만에 '친정팀'에 돌아왔다. 그러다 올 6월 1군 수석코치로 자리를 옮긴 데 이어 서튼 감독의 사퇴로 지휘봉까지 잡게 됐다.
'대행'의 꼬리표가 붙지만 이 감독대행에게는 둘도 없는 기회다. 1년 만에 불명예 퇴진했던 8년 전의 쓰라린 기억을 씻고 자신의 능력을 펼쳐보이며 만회할 수 있는 찬스이기 때문이다.
물론 상황이 쉽지는 않다. 롯데는 올 시즌 초반 한때 선두에 나서는 등 신바람을 냈지만 6월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탔는데, 이 과정에서 내부 불화설 등 각종 잡음이 계속됐다. 이 대행이 2군 감독에서 수석코치로 올라온 시점도 바로 그런 배경이 있었다.
서튼 감독이 사퇴했다고 해서 어지럽던 분위기가 절로 잡힐 리가 없다. 오히려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현장의 최고 결정자가 된 이 대행에게는 팀 분위기를 수습하는 것이 가장 급한 불이다.
분위기를 수습하는 데 있어선 승리만큼 빠른 효과도 없다. 현재 롯데는 7연패의 수렁에 빠져 있다. 서튼 감독의 건강 악화와 퇴진 역시 좋지 않은 성적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터다.
연패가 길어질 수록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다잡는 것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바뀐 체제에서 하루 빨리 승리를 거두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비록 선장을 잃고 흔들리고 있지만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을 포기할 상황도 아니다.
롯데는 최근 7연패에 빠지면서 50승58패로 승패마진 '-8'이 됐는데 5위 KIA 타이거즈(52승2무50패)와의 격차가 5게임 차다. 쉽게 좁힐 수 있는 거리는 아니지만 아직 34경기가 남아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을 기약하기에도 이른 시점이다.
이 대행 개인으로서도 8년 전 감독 부임 첫 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아쉬움이 남아 있다. 당시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다 8위로 밀려났는데, 5위 SK와의 격차는 3.5게임에 불과했다. 시즌 막판 2승8패로 주저 앉은 것이 결정타였다.
이 대행이 얼마 남지 않은 기간동안 팀 분위기를 추스르고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성공한다면 개인의 명예 회복은 물론, 시즌 후 차기 감독 후보로도 떠오를 수 있다.
한편 1군 정식 감독이었던 지도자가 감독대행으로 복귀한 케이스는 이 대행이 세 번째다.
앞서 김성근 전 감독이 1980~90년대 OB 베어스(현 두산), 태평양 돌핀스, 삼성 라이온즈, 쌍방울 레이더스 등을 이끈 뒤 2001년 LG 이광은 감독의 뒤를 이어 감독대행을 맡은 사례가 있다. 당시 김 전 감독은 감독 대행 기간 49승7무42패(0.538)의 승률을 기록하며 이듬해 LG의 정식 감독이 됐다.
또 1993~1995년 삼성 감독을 맡았던 우용득 전 감독은 2001년 7월 김명성 당시 롯데 감독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감독 대행으로 남은 50경기를 이끌었고 이듬해 정식 감독이 됐다.
이 대행의 경우 정식 감독으로 맡았던 팀의 감독대행으로 돌아오는 보기 드문 케이스가 됐다.
starburyn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전처, 김병만 명의로 사망보험 20개 가입…수익자도 그녀와 양녀 딸" 충격
- 괌 원정출산 산모, 20시간 방치 홀로 사망…알선업체 "개인 질병, 우린 책임 없다"
- 격투기 선수 폰에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 수십개…경찰, 알고도 수사 안했다
- 토니안 "상상초월 돈 번 뒤 우울증…베란다 밑 보며 멋있게 죽는 방법 생각"
- 절도·폭행에 세탁실 소변 테러…곳곳 누비며 공포감 '고시원 무법자'
- 김태희, ♥비·두 딸과 성당서 포착…"꿈꾸던 화목한 가정 이뤄"
- 14만 유튜버 "군인들 밥값 대신 결제" 말하자…사장님이 내린 결정 '흐뭇'
- 박나래 "만취해 상의탈의…이시언이 이단옆차기 날려 막아"
- 최현욱, SNS '전라 노출' 사진 게시 사고…'빛삭'에도 구설
- 12억 핑크 롤스로이스에 트럭 '쾅'…범퍼 나갔는데 "그냥 가세요"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