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해진 한반도 주변 수온, 11년간 어획량 33% 줄었다”

부산=이병철 기자 2023. 8. 2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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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까지 한반도 인근 바다의 수온이 2.5~3.5도 가량 상승할 것이라는 기후 모델 예측 결과가 나왔다.

정희석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연구원은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지구과학연합회 연례학술대회'에서 "기존 기후 모델에 생물 데이터를 결합한 새로운 모델로 한반도 인근 바다의 수온을 예측한 결과 2050년까지 기존 예측된 수치보다 1도 가량 높은 폭의 수온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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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1일 부산서 한국지구과학연합회 연례학술대회
생물 데이터 결합해 한반도 인근 수온 예측
2050년까지 기존 예측보다 큰 폭 수온 상승 가능성
11년간 한반도 인근 바다 어획량 33% 감소
이달 28일부터 2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지구과학연합회 연례학술대회'에서 최신 기후 모델로 한반도 연안의 수온이 2050년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이번 예측은 기존 기후 모델에 화학, 생물학 데이터를 결합한 새로운 모델에서 도출됐다./부산=이병철 기자

2050년까지 한반도 인근 바다의 수온이 2.5~3.5도 가량 상승할 것이라는 기후 모델 예측 결과가 나왔다. 이전에도 수온이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지만, 그보다 더 큰 폭으로 수온이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새로 나온 것이다.

정희석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연구원은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지구과학연합회 연례학술대회’에서 “기존 기후 모델에 생물 데이터를 결합한 새로운 모델로 한반도 인근 바다의 수온을 예측한 결과 2050년까지 기존 예측된 수치보다 1도 가량 높은 폭의 수온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내년 8월 부산에서 열리는 ‘2024 부산 세계지질과학총회(IGC2024)의 사전 행사인 ‘D-1주년 기념행사’와 동시에 진행됐다. 지질학뿐 아니라 기상학, 천문학, 해양학, 천문학 등 지구과학 전반에 걸친 최신 연구 결과가 이날 행사에서 소개됐다.

정 연구원은 기존 기후 모델에 한반도 인근 해역의 생물 정보를 결합한 ‘한국해 물리-생물 접합모형’으로 2050년까지의 한반도 근해 수온 변화를 예측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가정한 SSP5 시나리오를 적용했을 때 열용량의 증가로 수온의 증가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개발한 모델에서는 이 시기 수온이 1.5~2.5도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이번에 개발한 모델에서는 2~3도 수준의 수온 상승 가능성이 확인됐다.

정 연구원은 “기존 모델보다 큰 폭의 수온 상승이 예상되는 이유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데이터의 활용이나 지역적 특성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바다 수온은 지구 전체의 기후를 조절하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기후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바다의 수온과 생태계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라니냐 현상이 일어나면서 세계기상기구(WMO)는 ‘트리플 딥 라니냐’ 가능성을 내놨다. 트리플 딥 라니냐는 일반적으로 1년 동안 발생했다가 사라지는 라니냐와 달리 수년에 걸쳐 지속해서 라니냐가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트리플 딥 라니냐는 1950년 이후로 단 3번만 일어났을 정도로 이례적인 현상이다. 기후학자들은 트리플 딥 라니냐의 발생이 앞으로 더 늘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최병주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자연 환경의 변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는 새로운 기후의 시대에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다 생태계의 변화는 이미 체감할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정 연구원은 “한국 인근 바다는 전 세계적으로도 빠른 속도로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 때문에 최근 11년간 어획량도 33% 이상 감소할 정도로 생태계 변화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기후 변화를 막을 수는 없더라도 예상하고 대비하는 것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지구의 기후를 모사하는 ‘기후 모델’의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지구물리학에 기반한 전통적인 기후 모델에 화학, 생물 데이터를 결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단순히 물과 대기의 순환을 벗어나 실제 지구의 기후를 움직이는 요소를 추가하는 것이다.

더 높은 정확도를 가진 기후 모델이 개발되면서 앞으로 인간의 활동이 기후 변화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연구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최 교수는 “우리는 새로운 기후 변화의 시대에 살게 되는 만큼 객관적인 기후 예측을 통한 정책 수립이 중요해질 전망”이라며 “새로운 기후 모델을 개발해 더 먼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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