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마시라, '힙하게' 팀에는 혼을 불어넣는 한지민이 있으니
[엔터미디어=최영균의 듣보잡('듣'고 '보'고 '잡'담하기)] 주말 드라마 경쟁이 치열하기 그지없다. 한주 먼저 시작한 MBC <연인>과 SBS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그리고 뒤이은 JTBC <힙하게>가 모두 5%(이하 닐슨코리아)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삼분할하고 있다.
<힙하게>는 토일 방송이고 나머지 두 드라마는 금토 방송이라 토요일에만 모두가 격돌하는데 맞대결 시청률은 현재 <연인>이 가장 높지만 경쟁 드라마 세 편이 모두 사랑받고 있는 판세로 봐야 할 듯하다.
<연인>은 '드라마 불패' 남궁민이 이끌고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는 좋은 반응을 얻은 <소방서 옆 경찰서> 시즌2다. 이에 대항하는 <힙하게>는 지난해 큰 반향을 일으킨 <나의 해방일지> 김석윤 감독의 차기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한지민, 이민기가 주연을 맡은 <힙하게>는 장르가 코미디라 경쟁 중인 주말 드라마 세 편이 각각 뚜렷한 색깔 차이를 보이고 이 덕에 시청자들은 선택의 재미가 쏠쏠한 상황이다. 사실 <힙하게>는 <연인>이나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와 경쟁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생존을 걱정하는 시선도 있었다.
강력한 흡인력의 남궁민, 전작 성공으로 믿고 보는 브랜드 파워를 갖춘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모두 경쟁력이 입증된 상태에서 시작된 반면 <힙하게>는 전작이 성공한 김석윤 감독 작품이기는 하지만 최근 들어 히트작이 잘 안 나오는 코미디 장르였기 때문이다.
<힙하게>는 우연히 생긴 사이코메트리 능력으로 동물과 사람의 과거를 볼 수 있게 된 농촌 마을 수의사 봉예분(한지민)의 이야기. 이 마을로 서울 복귀를 노리는 엘리트 형사 문장열(이민기)이 전근 오면서 둘이 공조 수사를 펼치다 연쇄 살인 사건에 휘말리는 코믹 수사 활극이다.
<힙하게>가 강력한 경쟁작들 사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는 이유는 두 남녀 주인공은 물론 조연 배우들의 연기가 모두 맛깔나기 때문이다. 충청도 정서의 코믹 상황극과 병맛 캐릭터들을 잘 살리는 출연 배우들의 좋은 연기는 드라마가 가끔 개연성 혼란이나 사건들의 중첩으로 인한 긴장감 저하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이 실컷 웃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이 뛰어난 <힙하게> 팀의 혼은 역시 한지민이다. 이민기의 코믹 연기도 훌륭하지만 <힙하게>는 사실상 한지민이 하드캐리하는 드라마다. 한지민이 날뛰는 소에 타고 있을 때나, 손으로 엉덩이를 피아노 연주하듯 주무르며 사이코메트리를 할 때의 모습 등 '현웃'을 터지게 만드는 코미디 연기가 줄을 잇고 있다.
한지민은 최근 드라마 <아는 와이프>, <눈이 부시게>, <봄밤>, <우리들의 블루스> 등을 통해 시청률과 연기력 호평을 모두 거둔 배우다. 밝고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인물을 주로 연기하다가 영화 <미쓰백>에서 180도 변신해 사회 문제로 인한 인간의 어두운 내면까지 훌륭하게 표현해낸 데 이어 이번엔 <힙하게>로 코미디의 여왕에까지 등극할 태세다.
현재 코미디의 여왕으로 꼽히는 이들은 라미란, 엄정화 등 주로 중년 배우들이다. 그런데 미니시리즈 주인공으로 청춘 멜로도 되고 사회성 짙은 영화의 주인공도 하고 코미디까지 할 수 있는 여배우는 한지민 외에 잘 떠오르지 않는다.
한지민은 '육각형' 여배우로 자리매김할 듯하다. 인재를 설명할 때 직업, 외모, 키 등 주요 조건들을 다 갖춰 완벽하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육각형'이라는 수식어는 배우에게 적용한다면 이번 <힙하게>로 코미디까지 화룡점정한 한지민과 잘 어울린다.
<힙하게>는 초반 코미디를 집중적으로 달리던 상황에서 전환해 연쇄살인범을 쫓게 되는 스릴러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봉예분에게 냉담한 외할아버지와의 사연도 후반부 본격적인 스토리텔링이 전개될 듯한데 이때는 휴먼 드라마도 펼쳐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한지민이라면 코미디는 살려가면서, <힙하게>의 장르적 색채가 전환되고 그때마다 각각 다른 톤의 연기를 채워줄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음을 전작들을 통해 입증해왔다. 한지민이 육각형 여배우라는 점을 더 확연히 느낄 수 있는 <힙하게>의 후반부가 그래서 기대가 크다.
최영균 칼럼니스트 busylumpen@gmail.com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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