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보늬 “천연 유래 화장품으로 피부의 자기 치유 돕습니다”
[IT동아 권택경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화장품 업계 대세로 떠오른 게 ‘클린뷰티’다. 명확한 기준과 정의가 있는 건 아니지만, 화학 성분 사용을 최소화한 친환경 화장품을 뜻하는 말로 흔히 통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클린뷰티 시장 규모는 지난해 73억 달러(약 9조 6542억 원)에서 오는 2028년 153억 달러(약 20조 2342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천연 유래 성분으로 만든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보늬는 이처럼 천연 유래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들을 위한 천연 화장품 레시피를 개발하고, 제품화하는 뷰티 전문 업체다. 정민서 보늬 대표는 현대인들이 겪는 피부 문제가 화학 성분에 의존하며 자가 치유 능력을 잃었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믿는다. “피부 문제를 해결하려면 피부의 자가 치유 능력을 되살리는 게 중요하다”는 게 정민서 대표의 설명이다.
보늬에서는 자기 치유 능력의 회복을 위해 약초, 한방 재료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항산화 효과가 있는 모링가 나뭇잎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기간 마스크로 인한 입가 트러블을 관리할 수 있도록 내놓은 트러블 케어 크림에서 출발한 ‘모링가 쏙쏙 크림’을 비롯해, 한방 성분을 활용한 트러블 관리 제품들은 현재 보늬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국내 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보늬 제품의 경쟁력은 해외에서 먼저 알아봤다. 첫 양산 제품을 들고 나갔던 무역상담회에서 만난 유럽 바이어가 보늬 제품을 수입하겠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면서다. 정민서 대표는 “수입을 위해 필요한 유럽 내 인증 절차를 바이어 측이 도맡아서 진행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그 정도로 제품이 마음에 들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2018년부터 이듬해까지 유럽에 한 달에 3000달러(약 396만 원) 규모 수출을 진행하며 순조롭게 사업 첫발을 뗐다. 다만 코로나19로 수출길이 한동안 막힌 이후부터는 국내 사업에 집중 중이다.
정민서 대표는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기 전 화장품을 담는 용기를 생산하는 공장을 운영했다. 그랬던 정 대표가 용기가 아닌 내용물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건 해외 바이어의 착각에서 비롯됐다. 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바이어가 보늬의 카탈로그를 보고 용기가 아닌 화장품 완제품으로 착각해 생산을 요청한 것이다.
그대로 돌려보낼 수도 있었지만 정 대표는 멀리서 찾아온 바이어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주문을 받아줄 수 있는 화장품 업체를 대신 수소문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는 사이 자연스레 화장품 제조업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됐고, 그제서야 용기가 아니라 거기에 담을 내용물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품게 됐다.
그렇게 화장품 사업을 시작하기로 한 정 대표는 아토피를 앓는 조카를 떠올리며 천연화장품으로 방향을 잡았다.
“조카가 2살부터 아토피를 앓았어요. 아토피가 있으니 화장품을 아무것도 바를 수가 없는 거예요. 조카를 떠올리면서 기존 시중 화장품을 못 쓰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 이후 천연화장품, 조향, 한방 등에 대한 전문성을 기르며 연구에 몰두한 정민서 대표는 2017년 첫 레시피를 완성했다. 하지만 100% 천연화장품으로 사업을 하려니 현실적 장벽들도 많았다. 천연화장품은 유통기한이 짧은 데다, 생산량도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늬가 취한 전략은 일종의 ‘투 트랙(Two Track)’ 전략이다. 우선 천연 유래 성분 100%로 제품 원형을 개발한 뒤, 실제 소비자들로 구성된 오프라인 체험단으로부터 제품을 검증받는다. 제품화가 결정되면 이를 그대로 100% 천연 제품으로 출시하거나, 일반 화장품으로 양산화해 판매한다. 물론 양산 제품이라 하더라도 천연 유래 성분 레시피가 기반인 만큼, 모든 제품이 천연 유래 성분을 10% 이상 함유하고 있다.
제품을 100% 천연 제품으로 출시할지, 양산화할지는 제품 성격, 시장 상황에 맞춰서 결정한다. 예를 들어 보습과 진정 효과를 지닌 스틱 타입 화장품인 ‘모링가 미라클 멀티밤’은 11가지 천연 유래 성분만 넣은 100% 천연 제품이다. 시중에 이미 대기업 제품을 비롯한 멀티밤 제품이 많아, 100% 천연이 아닌 제품으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정민서 대표는 “대기업과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그들이 만들기 힘들지만, 소비자들은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했다”고 말한다. 보늬의 투 트랙 전략은 소비자들의 틈새 수요를 공략하고,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전략이기도 한 셈이다.
인터뷰를 진행한 보늬의 사무실 겸 연구소 책장에는 정민서 대표가 그동안 연구하고 개발한 레시피가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정민서 대표는 “꾸준한 연구를 통해 개발한 천연 유래 성분 기반 화장품을 차례차례 선보이며, 사람들이 피부의 자기 치유 능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게 보늬의 목표”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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