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지출 조인 정부…전문가들 "경기대응력 약화 우려"

용윤신 기자 2023. 8. 29. 15:1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성태윤 교수 "재정 확장폭 작아 재정 역할 축소"
정세은 교수 "현 예상안, 내년 경기 회복 '글쎄'"
우석진 교수 "R&D↓·SOC↑…총선 겨냥한 듯"
석병훈 교수 "정부, 재정준칙 도입 의지 의심"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8.29. photo1006@newsis.com


[세종=뉴시스]용윤신 임하은 기자 = 경제전문가들은 정부의 내년 예산 편성과 관련해 중장기적인 경기 관리에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구개발(R&D) 예산은 줄이고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대폭 증액한 것은 '총선 노림수'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지출을 조이면서 동시에 세금을 대규모로 깎아 재정준칙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도 비판 지점으로 나왔다.

29일 정부가 발표한 '2024년 예산안'을 보면 내년 지출규모는 올해보다 18조2000억원 늘어난 656조9000억원이다.

총지출 증가율은 2.8%로 재정통계가 정비된 2005년 이후 1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년도 본예산 대비 2%대 증가율을 기록한 것도 8년 만에 처음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예산편성으로 중장기적인 경기 관리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 확장을 아예 안 한 것은 아니지만 폭이 상당히 작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현재 상황에서는 재정의 역할이 축소되고 경기 관리에 상당히 어려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도 "현 예산안이면 내년도 경기 회복세도 어렵다"며 "미국 경제가 지금 잘나가는데 재정정책이 경기부양 효과가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물가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목표치인 2%를 웃도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의 이번 예산편성 규모가 적절하다는 의견도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 수정전망을 보면 내년 하반기에도 물가가 완전히 잡히지 않는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은과의 정책 공조를 위해서는 긴축 기조로 가는 것은 불가피하고 재정지출을 확 늘려서 경기침체 대응한다고 했다가는 불가피하게 예산 지출규모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R&D 예산은 줄이고 SOC 예산은 대폭 증액한 것과 관련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R&D 예산은 대폭 삭감하고 SOC 예산을 대폭 증가시킨 것은 내년 총선에 이기기 위해 미래성장동력을 깎아먹는 일"이라며 "R&D는 수십년간 뿌려놔야 새로운 기술이나 생각이 싹이 뜨면서 정착을 하게 되는 것인데 비생산적인 방향으로 총선에만 올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 교수도 "정부 입장에서 SOC 투자가 당장 경기 부양효과가 눈에 띄게 나고 R&D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총선을 겨냥한 예산편성인 것 같다"며 "단기 경기부양을 위해 장기성장동력을 희생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항상 지적되는 문제인데 취약계층 지원도 극빈층을 두텁게 하는 게 중요한데 표를 의식해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간 것 같다"며 "더 많은 사람에게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재정 낭비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재정준칙과 관련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 적자 규모는 올해(-13조1000억원)보다 확대된 44조8000억원 적자로 전망된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92조원으로 대폭 증가해 -2.6%까지 줄었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이 -3.9%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우석진 교수는 "재정 준칙은 관리재정수치가 -3.9%로 이것도 관리를 못하는데 재정준칙을 도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세금을 많이 깎아줬기 때문에 이렇게 된 셈인데 내년에 법인세 인하까지 반영되면 세수 상황이 더욱 안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석병훈 교수도 "올해 관리재정수지가 -2.6%라고 하지만 세수 펑크가 크게 나면서 이것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재정준칙 목표를 2년 연달아 못 맞추는 것인데 정부정책의 신뢰를 훼손할 가능성이 크고 정부가 재정준칙 도입에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정세은 교수는 "증세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감세하면서 재정적자를 3%로 갖고 가겠다는 건 지출을 줄이면 악순환이 된다"며 "경기 침체기에는 재정준칙을 지켜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시스] 29일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 총지출 규모는 전년보다 2.8%(18조2000억원) 증가했다. 2.8% 지출 증가율은 재정통계가 정비된 2005년 이후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가채무는 61조8000억원 증가해 1200조원(1196조2000억원)을 목전에 뒀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yonyon@newsis.com, rainy71@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