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대신 필드 나선 김병지 강원FC대표 ‘자선 골프대회 통해 나눔 기회 많아졌으면“
[뉴스엔 이태권 기자]
김병지 강원FC대표가 그라운드 대신 필드를 밟았다.
김병지는 8월 29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클럽에서 열린 아동·청소년 청각 장애인 후원 ‘사랑울림 자선 골프대회’에 참가했다.
청각장애 아동의 인공달팽이관 수술 및 재활치료 기금 마련을 위해 신설돼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자선 대회는 코로나19 여파로 3년간 열리지 않다가 올해 다시 재개됐다. 초대 대회를 개최한 뉴스프리존에 이어 올해는 데일리안이 공동 주최사로 합류했고 강원특별자치도를 비롯해 국민안전센터 등의 후원을 받았다.
김명선 강원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의 축사로 시작한 이날 행사는 본 대회에 앞서 사랑의 달팽이에 1000만원의 기부금을 전달하는 식순으로 이어졌다.
현재 프로축구단 강원FC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병지는 “예전과 문화가 달라지면서 스포츠 참여가 많아졌는데 실제로 사람들을 한데 아우를 수 있는 골프를 통해서 커뮤니티나 생각들을 공유할 때가 많이 있다. 이러한 행사가 사회구성원으로서 필요한 부분을 공유하고 도움이 되는 밑걸음이라고 생각한다”며 행사 참가 이유를 밝혔다.
그렇다면 김병지의 골프 실력은 어떨까. 골프를 친 지 25년이 넘었다는 김병지는 자신의 골프 실력을 두고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가 77이다. 보통 85타에서 90타정도 치는 것 같다”고 소개했다.
특히 김병지는 쇼트 게임에 자신있어했다. 한 때 ‘골 넣는 골키퍼’로 유명하기도 했던 그는 “축구를 오래하다보니 축구장 골대에서부터 페널티 박스, 센터 서클까지의 거리 등을 떠올리며 쇼트 게임 거리감을 잡는다. 상대편 골대까지가 보통 105미터다”고 웃어보이며 “덕분에 거리감 잡기가 수월해 쇼트 게임에 자신있다. 드라이버는 210에서 220정도 나가는데 공을 보내는 데 집중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김병지는 발달 장애 3급을 딛고 프로 골퍼로 활동하고 있는 이승민(26) 프로와 동반 라운드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김병지는 이승민 프로를 두고 “워낙 잘하는 프로시니까 오늘 열심히 배워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 한편 “행사 취지가 청각 장애 아동을 위한 것이니만큼 사회구성원으로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어려운 점이나 서로 필요한 부분에 있어 도움을 줄 수 있는 밑걸음이 되는 자리가 될 것 같아서 좋다”고 기대했다. 이날 이승민의 어머니도 행사에 동행했지만 아들의 이런 자선 대회 경험이 많다며 아들을 홀로 필드에 내보냈다.
지난 해 US어댑티브 오픈 초대 챔피언에 오른 이승민은 지난 16일 SK텔레콤 어댑티브 오픈 출전한 데 이어 지난 28일에는 경북 문경의 당포초등학교 전교생에 골프를 알려주며 장애인 인식 개선에 나섰다.
이윽고 하루만에 강원도 춘천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 참가한 이승민이다. 이승민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교육을 잘 받고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사회의 구성원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면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자선 행사를 통해 꿈을 꾸는 장애인이 많아지고 그를 도와주는 사람이 많은 사회가 되면 좋겠다”고 참가 취지를 밝혔다.
바쁜 스케줄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웃음을 잃지 않았다. 이승민은 “요즘 불러주시는 곳이 많아서 바쁘지만 그래도 반나절씩은 골프 연습을 하고 있다”고 전하며 “보통 8-9시간 자는데 사실 오늘은 잠을 6시간밖에 못 자서 피곤한다. 그래도 TV예능프로그램에서 축구 감독님으로 나오신 김병지 대표님을 재밌게 봤다. 동반 라운드가 기대된다”며 수줍게 웃어보였다.
한편 아시안투어 도전 계획을 밝힌 이승민은 올 연말에 치러지는 아시안투어 퀄리파잉스쿨을 대비할 계획이다. 그에 앞서 다음달부터 KPGA 코리안투어 대회에도 출전할 전망이다.
(사진=이승민,김병지 강원FC대표)
뉴스엔 이태권 ag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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