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POINT] 승격→K리그1 3위→국가대표 배출...이정효가 이끈 '외인구단' 광주의 반란
[인터풋볼=신동훈 기자(광주)] 광주FC는 올 시즌 K리그1에서 가장 울림을 주는 팀이다.
광주FC는 27일 오후 7시 30분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8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을 4-0 대파했다. 그러면서 광주는 6위에서 3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전북 현대, FC서울, 인천 유나이티드를 모두 밑으로 내렸다. 전북과 승점은 같아도 다득점에서 앞서서 3위에 오를 수 있었다.
대승과 더불어 3위에 오른 건 놀라운 일이다. 지난 시즌 광주는 K리그2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해 자동 승격에 성공했다. 코치 경험은 많으나 감독 경험은 전무했던 이정효 감독을 선임하는 수가 대성공을 거둔 결과다. 이정효 축구의 저력은 확인이 됐는데 K리그1에서 통할지는 알 수 없었다. 헤이스 등 주축들이 나간 것도 타격이 있었다.
의구심을 뒤로 하고 광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 많은 운영비를 쓰고 스타 선수들이 많은 팀을 제치고 3위에 올라있다. 이대로 가면 아시아축구연맹(AFC) 주관대회 출전이 가능하다. 팀 득점은 5위고 팀 실점은 밑에서 2번째다. 그만큼 공수 밸런스가 좋다. 강도 높은 압박을 앞세운 공격축구를 하는 걸 고려하면 대단한 기록이다. 이정효 감독이 얼마나 팀을 잘 만든 지 알 수 있다.
이정효 감독 축구가 입소문이 나고 성적도 좋아 광주축구전용경기장은 그 어느 때보다 관중이 많다. 항상 원정 팬들에게 밀렸는데 이젠 대등한 상황이다. 서포터즈 문화도 안착이 됐고 축구를 즐기러 오는 일반 팬들도 많다. 아낌없이 유니폼, MD 상품에 돈을 써 역대급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광주 축구에 대한 관심도 나날이 커져 광주 시장 등 고위인사들도 마찬가지로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다는 후문이다.
꿈만 꿨던 일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사실 광주는 냉정히 말할 때 비인기 팀이었다. 유망주들을 잘 발굴하기는 했어도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배출하는 경우는 매우 적었다. 관중몰이도 당연히 기대하기 어려웠다. 데려오는 선수들의 기량과 이름값도 스타와는 거리가 멀었는데 이정효 감독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고 약팀도 공격 축구를 하며 성적과 내용, 흥행을 다 잡을 수 있다는 걸 강조했다.
외인구단 반란의 시작점이었다. 외국인을 뜻하는 외인이 아니라 주류와 멀어진 이들을 의미하는 외인이다. 광주 선수들 대부분 무명이었다. 이순민, 두현석, 이희균 같은 선수들은 최근엔 관심이 올라갔으나 그 전까지는 무명이었다. 안영규도 마찬가지다. 누구도 안영규가 지난 시즌 K리그2 시즌 MVP를 받을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이정효 감독은 나이, 경력 상관없이 의지와 노력만 있으면 자신을 따라오면 발전할 수 있다는 걸 강조했고 그걸 결국 선수들과 이뤄냈다. 광주는 승격 후 K리그1에서 승승장구하고 있고 연령별 대표팀에 선수를 꾸준히 배출했고 심지어 A대표팀 차출에도 성공했다. 9월 매치에서 이순민이 발탁이 되면서 광주 선수로 당당히 이름을 올려 웨일스행 비행기를 타게 됐다.
이정효 감독은 "나만 잘하면 될 것 같고, 내가 노력만 하면 될 것 같은 승리였다. 동기부여가 된다. 칭찬해주고 싶다. 홈 팬들이 늘고 있는데 항상 감사하다"고 하면서 "계속해서 만족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겠다. "선수들의 야망이 커졌다. 꿈이 커졌다. 선수와 구단 모두 시너지가 나서 서로 성장하고 있다. 서로 골 넣고, 잘하고 싶고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니까 좋은 퍼포먼스가 나오는 중이다"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말하며 감회를 밝혔다.
꿈이 현실화되면서 걱정도 늘어났지만 이정효 감독과 함께 광주는 지금 흐름을 더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단순한 일시적인 반란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광주가 인기 팀이자 명문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가 구단 내외적으로 매우 강력하다. 선수단, 감독과 코칭 스태프, 구단이 똘똘 뭉친 광주는 앞으로도 K리그에서 계속 지켜봐야 하는 팀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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