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 “공정 경쟁 중요… 구글·애플 독점적 지위 악용”
“외부 결제에 수수료 부과, 나쁜 관행 멈춰야”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가 애플, 구글이 독점력을 악용해 다른 서비스를 배제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스위니 대표는 29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언리얼 페스트 2023’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각 회사가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며 다른 참여자들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애플과 구글이 독점력을 악용해서 자신들이 더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말했다.
에픽게임즈는 게임·콘텐츠 제작 프로그램 ‘언리얼 엔진’ 개발사이자 세계적인 인기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의 제작사다. 2020년 8월 에픽게임즈는 게임 ‘포트나이트’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애플 인앱결제를 거치면 결제액의 30%를 애플이 수수료로 떼어가기 때문이다. 이에 애플은 에픽게임즈 앱을 앱스토어에서 퇴출시켰고,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연방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2심 모두 미국 법원은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지난 4월 캘리포니아주 항소법원은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이 반독점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봤다. 하지만 외부 결제 시스템은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이에 애플과 에픽게임즈 모두 법원의 판결에 불복하며 대법원에 상고했고, 애플은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인앱결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스위니 대표는 “변론에 제출할 서류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에픽게임즈가 이끈 소송으로 인해 많은 진전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은 애플과 구글이 앱스토어를 개방하고 결제 프로세서에 대한 독점적 수수료 지위를 없애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규제 당국은 구글을 상대로 큰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에픽게임즈는 앱 마켓인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스위니 대표는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와는 달리 개발자들에게 친화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우리가 개발한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며 “애플·구글이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반면 에픽게임즈는 12%만 받는다. 다른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수수료가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스위니 대표는 2021년 국회를 통과한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인앱결제 방지법)에 대해선 “한국 정부의 규제 노력에 대해 높게 생각한다”면서도 “성과가 크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은 앱 마켓 사업자가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모바일 콘텐츠 제공사업자에게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는 법안이 통과됐던 당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는 한국인이다!’라는 글을 올리며 환영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유명 연설 ‘나는 베를린 시민이다’를 패러디한 것이다.
스위니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구글의 경우 자신들이 처리하지도 않은 외부 결제에 추가 수수료를 붙인다”며 “이런 군더더기 수수료(junk fee) 때문에 앱 개발사와 소비자들이 공정 경쟁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관행이 계속되면 자신들의 운영체제(OS)에서 일어나는 모든 커머스에 대해 이런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실제로 오프라인으로 연계된 제품까지 수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 이런 관행은 멈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메타버스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스위니 대표는 “메타버스 형태 게임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6억명에 달하고, 앞으로도 게임이 메타버스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기술은 가치가 있지만 타인의 작업물을 적절한 보상 없이 그냥 가져다 쓰는 것에 대한 문제가 있다”면서 “텍스트·이미지 생성에서는 크게 발전했지만 3D나 게임 콘텐츠 면에서는 근시일 내로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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