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달라" 아내·두아들 살해 40대 법정서 사형 원했지만 2심도 무기징역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모씨. /뉴스1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아내와 두 아들을 잔혹하게 살해한 40대가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제2-1형사부(고법판사 왕정옥 김관용 이상호)는 29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고모씨(46)에 대해 원심이 선고한 무기징역형을 유지했다.

고씨는 2022년 10월25일 오후 8시10분께 경기 광명시 소하동 소재 자신의 아파트에서 부인 A씨(당시 42)와 아들 B군(당시 15)·C군(당시 10)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5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2부)는 당시 "피고인은 보통사람이 상상하기 어려운 폭력성과 잔혹성을 보였다. 재범 위험성이 있고 극도의 자기중심적 성향인 점을 고려하면 전자장치 부착명령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도 명령했다.

이 같은 선고 결과에 애초 고씨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던 검찰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검찰은 이어진 항소심에서 "검사로서 살인사건을 수없이 다뤄봤다. 이번 사건은 진정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자기 목숨이라도 바쳐서라도 지켜야 하는, 사랑하는 가족인데 있어서 안되는 살인이 일어났다"며 고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고씨는 "검사도 말했지만 (나는)생물로서 가치가 없다. 사건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아이 둘과 아내밖에 없지만 아버지나 어머니, 제 주변 친인척도 내가 죽인 것과 다름없다. 사형을 시켜달라고 원심에서도 말했다. 죽여달라. 죽으려고 노력했는데 교도소에서 쉽지 않다. 깔끔하게 죽여달라"는 취지의 최후진술을 남겼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형은 주요 양형요소를 참작해 결정한 것으로 인정이 되고, 이 법원에서도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양형 요소 및 조건 변화가 없다"며 "원심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가벼운 형을 선고한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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