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전에 마약"…작업실서 엑스터시 투약한 30대 음악감독

"갓 태어난 아기 있어"…재판부, 징역 8월·집유 2년 선처

(남양주=뉴스1) 양희문 기자 = 마약 판매자가 소화전에 마약을 숨겨놓으면 이를 찾아가는 방식으로 구매한 뒤 자신의 작업실에서 수차례 투약한 30대 음악감독이 겨우 실형을 면했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단독(부장판사 최치봉)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37)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또 1년간의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약물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음악감독인 A씨는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텔레그램을 이용해 9차례에 걸쳐 마약을 구매하고 이를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마약 판매자가 주택가 소화전이나 전기함 등에 마약을 숨겨놓으면 찾아가는 방법으로 거래했다.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거래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결제했다.

이런 방식으로 그는 마약류인 엑스터시(MDMA) 22정(시가 510만원 상당)을 사들여 서울 마포구에 있는 자신의 음악작업실에서 투약했다. 엑스터시는 메스암페타민(필로폰)보다 값은 저렴하면서도 환각효과는 3배나 강력한 마약이다.

최 판사는 "마약류는 환각성과 중독성으로 인해 개인은 물론 사회 전반에 미치는 해악이 매우 크다"며 "피고인이 매수한 마약류의 양도 적지 않아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부양해야 할 아내와 갓 태어난 아이가 있고, 마약 관련 치료와 상담을 받으며 재범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점 등을 감안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내렸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