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원 신물질 ‘맥신’, 상용화되기엔 시기상조

김현아 2023. 8. 29. 14: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김세호 교수팀, 막스플랑크연구소팀과 발견
‘맥신’ 원자단위 관찰 기술 개발 성공했는데…높은 불순물 함량 발견
연구결과, 재료과학분야 세계적 권위지 Advanced Materials 게재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김세호 교수와 막스플랑크 철강연구소 Baptiste Gault 교수

주식시장을 요동치게 만든 신소재 ‘맥신(MXene)’. 하지만 아직 상용화되기엔 이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최초로 ‘맥신’을 원자단위에서 관찰하는 기술을 개발해 살펴보니, ‘맥신’에 상당한 불순물 함량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고려대(총장 김동원) 신소재공학부 김세호 교수 연구팀과 막스플랑크 철강연구소 Baptiste Gault 교수팀이 함께 한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권위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Advanced Materials, IF = 29.4 (2022))에 현지 시각 8월 22일에 온라인 게재됐다.

‘맥신’ 물질 산화 반응 후 전자현미경 및 원자탐침단층현미경 결과. 맥신 재료 내부에 산소 원자 뿐만이 아니라, 불소, 염소, 리튬, 알루미늄 원소 검출.


맥신이 뭔데?


맥신(MXene)은 금속층과 탄소층이 교대로 쌓인 2차원 나노물질로, 높은 전기전도성을 갖추고 여러 화합물로 조합할 수 있어 배터리, 반도체, 촉매, 의료, 전자기기,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어 꿈의 신소재라 불린다.

하지만, 구조 및 화학조성을 분석하기에 어려운 얇은 구조라, 제조 과정에서 생긴 불순물 존재 여부 그리고 ‘맥신’ 구조 내부에 삽입된 알칼리 이온의 존재 가능성을 알 방법이 없어, 우수한 특성과 구조,조성간의 상관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할 수가 없었다.

나아가 불순물 유무를 알 수 없다 보니 사용 안전성에 중요한 정제 처리 방법에 관한 연구도 미흡했다.

학계에서는 많은 연구와 노력으로 ‘맥신’의 생산 및 구조의 안정화 문제점들을 해결했지만, 불순물 존재와 표면의 불순물의 역할과 정확한 함량을 알아내는 데는 분석 기술의 한계를 겪고 있었다.

맥신 구조 내외부에 불순물 확인

기존의 분석기법 중 전자현미경과 X-ray 기반 현미경 등은 낮은 화학적 분해능으로 인해 얇은 ‘맥신’ 소재의 정확한 조성을 알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대량으로 합성한 ‘맥신’ 소재에서도 불순물 원자들이 어떻게 분포돼 있는지 등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김세호 교수팀은 초고해상도와 화학분해능 원자 탐침 단층 현미경을 활용하여 이미징을 포함 정확한 불순물 함량 조성분석을 가능하게 했다.

그 결과 2차원 신물질 ‘맥신’ 구조 내·외부에도 상당한 불순물 함량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에 활용한 최첨단 원자 탐침 단층 현미경(atom probe tomography)은 아주 얇은 바늘 모양으로 가공된 시편 표면의 원자들을 고전압 펄스를 가해 차례차례로 전계이온 증발시켜 검출기에 충돌시킨 후, 원자의 충돌 위치와 순서, 그리고 충돌 원자의 질량 대 전하 비를 이용해 시편의 3차원 원자 분포를 이미징하는 분석 기술이다.

이는 3차원 원자단위 분석 및 화학적 정량 분석이 가능하며, 100억 분의 1미터 단위의 공간 분해능과 모든 원소에 대해 동일한 화학분해능을 가지고 있어 나노물질을 분석하는 데 매우 적합하다.

이 같은 방법으로 2차원 ‘맥신’ 물질의 조성과 구조를 측정하고 해석한 결과, 맥신 물질은 기존에 알려져 있던 화학구조와 달리 순도가 낮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원자단위 분석 기술인 원자 탐침 단층 현미경을 활용해 최초로 2차원 물질 ‘맥신’을 정밀한 화학구조 분석을 진행한 것이다.

불순물 원소들을 3차원으로 이미지 처리함으로써 ‘맥신’의 특성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

김세호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가장 많이 쓰이는 Ti3C2 맥신 물질의 불순물에 주목했지만, 맥신의 종류와 합성 과정 중 원치 않게 첨가되는 불순물의 종류는 휠씬 많다”면서 “새롭게 개발된 분석 방법을 적용해 불순물 함량을 정제할 수 있는 공정과 불순물 역할을 규명하는 새로운 지식을 도출하려 한다”고 전했다.

‘맥신’ 물질 산화 전/후 불순물 분포도 결과: 산화된 맥신 내부에서도 리튬, 탄소, 나트륨, 염소 원소 검출.
어떤 불순물인데?

2차원 ‘맥신’은 MAX라고 불리는 결정성 물질로부터 만들어진다. MAX에서 M은 전이금속, A는 13족 또는 14족 원소, X는 탄소나 질소로 이뤄져 있으며, 여기서 MAX 결정성 구조에서 A만 선택적으로 불산을 통해 녹아 박리하면, 맥신(MXenes) 평면구조를 가진 물질이 된다. 맥신의 발견은 즉 MAX구조에서 A를 선택적으로 제거해여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맥신’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Ti3C2 ‘맥신’을 잘 알려진 생산방법으로 LiF와 HCl로 선택적 에칭을 통해 3차원 Ti3AlC2에서 Ti3C2 평면구조 나노시트 만들었고, 섬세한 정제과정을 거쳐 합성된 2차원 물질 ‘맥신’을 원자단위 분석했다.

그 결과, 기존의 학문에서 발표한 O, OH 화합물뿐만이 아니라 원치 않는 다량의 알칼리 (Li, Na) 및 할로겐 (Cl, F) 원소와 함께 Al 원소들도 검출됐다.

한편 연구팀은 앞으로 ‘맥신’ 신소재 내에 극소량의 불순물과 잠재적 불순물에 관한 안정성과 평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를 들어, ‘맥신’의 응용 분야에는 리튬 이온배터리의 전극같은 에너지 저장 소재도 있는데, 합성한 ‘맥신’에서 불순물로 리튬원소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맥신’의 우수한 저장 특성보다는 합성 중에 존재하는 리튬 불순물이라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고려대학교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