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 청량한 야외무대…발레·오페라 ‘설레는 만남’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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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 노들섬과 시내 한복판 광화문 광장에서 발레와 오페라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야외 공연이 펼쳐진다.
오페라는 간혹 야외무대에서 공연하지만 전막 발레를 야외에서 공연하는 건 이번이 국내 처음이다.
오는 10월14~15일 한강 노들섬 무대에 올리는 차이콥스키 발레 '백조의 호수'는 150분 공연을 90분으로 축약했다.
다음달 8~9일 광화문 광장 야외무대에선 서울시오페라단이 제작한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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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월 정상급 출연진 무료 공연
서울 한강 노들섬과 시내 한복판 광화문 광장에서 발레와 오페라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야외 공연이 펼쳐진다. 출연진 면면이 화려하다. 지난 6월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당스’를 받은 발레리나 강미선, 뉴욕 메트 오페라 주역으로 데뷔한 소프라노 박혜상을 만날 수 있다. 노들섬 공연은 서울문화재단, 광화문 공연은 세종문화회관이 제작했다.
오페라는 간혹 야외무대에서 공연하지만 전막 발레를 야외에서 공연하는 건 이번이 국내 처음이다. 오는 10월14~15일 한강 노들섬 무대에 올리는 차이콥스키 발레 ‘백조의 호수’는 150분 공연을 90분으로 축약했다. 대신 인터미션이 없다. 주연 발레리나 강미선은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실내와 달리 무용수의 시야가 넓어지는 야외무대에 대한 걱정과 불안도 살짝 있다”면서도 “발레를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클래식 발레의 아름다움을 접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1명의 발레리나가 백조와 흑조를 번갈아 1인 2역을 하지만 막을 전환하는 게 어려운 이번 야외무대여서 백조와 흑조를 각각 다른 발레리나가 맡는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은 “한 공연에서 발레리나 두 명의 춤을 볼 특별한 기회”라고 말했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이현준은 “야외무대는 밤이 되면 습기로 미끄러워 넘어질 수 있지만 그래도 가을밤 한강 변에서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렌다”며 웃었다.
10월21~22일 한강 노들섬엔 로시니의 낯익은 아리아들이 울려 퍼진다. 경쾌한 음악과 익살스러운 이야기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로시니의 희극 오페라(오페라 부파) ‘세비야의 이발사’다. 표현진 연출은 “사랑에 푹 빠진 젊은 남녀의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를 자연 속에 또 다른 자연이 들어 있는 야외무대로 만들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건 지휘자는 “오페라 부파는 비극적 배경에서 쉬어가는 단막극으로 탄생한 ‘짤’ 같은 오페라”라며 “시민들이 쉬어가신다는 마음으로 편안히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뉴욕 메트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 중인 소프라노 박혜상에게 국내 오페라 무대는 이번이 7년 만이다. 그는 “국내 오페라 무대는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밖으로만 돌다가 번번이 거절했는데, 이번엔 자신 있게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테너 김성현, 바리톤 안대현도 출연한다.
다음달 8~9일 광화문 광장 야외무대에선 서울시오페라단이 제작한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을 볼 수 있다. 원작은 3시간에 이르는 긴 공연이지만 야외 공연에 맞춰 70분으로 압축했다. 세종문화회관 야외 축제 ‘세종썸머페스티벌’의 마지막 공연이다. 불을 이용한 퍼포먼스와 에어리얼 실크(천에 매달려 하는 공중 곡예) 등 강렬한 시각적 요소들이 서커스 공연을 방불케 한다. 메조소프라노 송윤진과 백재은이 카르멘을, 테너 정의근과 이승묵이 돈 호세를 맡는다. 최승한 지휘에 장재호 연출이다.
야외 공연의 가장 큰 변수는 날씨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기상예보에 따라 단계별로 안내할 계획인데, 최종 결정은 당일에 할 수밖에 없다”며 “사전에 충실한 정보를 제공하고 안전 문제도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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