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겟' 신혜선의 스릴러도 잘 부탁해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신혜선이 마침내 스릴러의 꿈을 이뤘다.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극을 홀로 끌고 가는 신혜선이다.
신혜선 주연의 '타겟'(연출 박희곤·제작 영화사 피어나)은 중고거래로 범죄의 표적이 된 수현(신혜선)의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를 담은 스릴러다.
생애 첫 스릴러에 도전한 신혜선은 "제가 원래 좋아하던 장르였다. 제가 지금 데뷔 10년이 됐는데 저한테는 굉장히 짧게 느껴진다. 이 일을 그만두기 전까진 많은 장르와 많은 배역을 해보고 싶다. 그중 하나가 스릴러였는데 마침 딱 적절한 타이밍에 제안을 해주셨다"고 작품 참여 과정을 설명했다.
다수의 실화 사건을 기반으로 하는 '타겟'에 대해 신혜선은 "사실 중고 거래 사기에 대한 사례는 많이 봤다. 저도 범죄 관련 프로그램을 보는 걸 좋아했지만, 이 시나리오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생각은 못했다. 오히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까지만 해도 현실적을 와닿는 공포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자가 오고, 누가 집에 찾아오는 내용 등이 텍스트로 보니까 그렇게까지 무섭게 느껴지진 않았다. 시사프로그램을 봐도 저와는 조금 먼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영화도 보고, 촬영도 하고,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다양한 사례를 접해보니까 시나리오가 영화의 흐름을 위해서 억지로 만든 공포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렇게 괴롭힘을 당할 법도 하겠더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특히 극 중 수현은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런 수현이 중고 거래 사기 피해를 당하고, 그 이후로 휴대전화 번호가 노출되는 피해부터 집주소와 현관 비밀번호까지 '그놈'에게 넘어가는 공포와 맞닥뜨리게 된다.
이에 대해 신혜선은 "매체를 통해서 이런 사건을 접했을 땐 조금 남일처럼 느껴졌다. 힘들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완전한 공감을 할 순 없었다. 완벽하게 이해하기 어렵더라"며 "제가 이 영화를 찍으면서 실제로 당한 건 아니지만, 직접 연기를 해보니 그게 얼마나 힘든 건지 알게 됐다. 어쩌면 저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신혜선은 "처음에 '그놈'에게 문자가 오고, 엄마의 신상도 털리면서 수현이가 공포를 느끼기 시작한다. 시나리오로만 봤을 땐 조금씩 늘어나는 괴롭힘의 정도가 어느 정도일지, 정신적으로 얼마큼의 피해가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저 역시 공감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관객분들은 삼인칭 시점으로 보시게 되지만, 만약 일인칭 시점으로 생각하고 보신다면 작은 피해부터 시작하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지 느끼게 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서히 자신의 삶을 조여 오는 '그놈'에 대한 공포심을 느끼는 수현의 감정선도 차곡차곡 쌓아가야 했다. 신혜선은 "감정이 어느 정도의 단계인지, 이 피해 사례는 얼마나 힘들지, 이다음에 오는 괴롭힘은 어느 정도로 힘들지, 이 모든 것에 대해 고민해야 했다"며 "처음부터 너무 벌벌 떨면 뒤에선 거의 기절해야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차별로 감정에 대한 간극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봤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일각에선 사생활 침해를 당한 뒤에도 자신의 집을 떠나지 못하는 수현 캐릭터에 대해 답답함을 느낀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에 대해 신혜선은 "감독님도 이야기를 해주신 부분이다. 큰일을 당하게 되면 이성적인 판단이 잘 안 될 때가 있다더라. 제삼자 입장에서 봤을 땐 '너무 이상한 게 왜 바로 경찰에 신고를 안 했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당하고 있는 사람 입장에선 이성적 판단이 안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피해자들은 스스로에 대한 자책을 하게 된다. 수현 역시 그런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마침내 데뷔 이후 첫 스릴러 장르를 해낸 신혜선은 "장르적인 욕심이 있다. 어떤 작품을 선택하든, 가장 큰 이유는 장르적인 것"이라며 "제가 지금까지 색채가 뚜렷한 캐릭터들을 많이 해왔다. 수현이는 무색무취에 가까울 정도로 색깔이 뚜렷하진 않다. 그런 점이 저에겐 매력 포인트로 다가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혜선은 "제가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건 타이밍이다. 공교롭게 제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들어오는 대본이 있다. 그런 건 한 번 더 눈길이 가게 된다"며 "제가 재밌을 것 같다고 느끼는 것을 새롭게 도전하고, 경험해보고 싶다. 그런 작품들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신혜선은 "제 머릿속에서 저는 굉장히 어리다고 느껴지지만, 사회적인 나이는 그렇지 않더라. 안정적이고, 적당히 가는 나이"라며 "새로운 시도나 도전을 하는 나이가 아니라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해 가는 나이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저는 아직 해보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열심히 하겠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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