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법석·대환장·아수라장”…‘김 감독’ 김지운X송강호 ‘거미집’ (종합)[DA:현장]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2023. 8. 2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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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김지운 감독이 이번에도 관객들에게 색다른 영화적 재미를 선사할까. 영화 ‘거미집’이 추석을 겨냥해 관객들을 맞이한다. 여기에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이라는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조합이 더해져 독특한 영화의 탄생을 기대케 한다.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거미집’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그리고 김지운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김지운 감독은 “세 번째 가게 됐다. 송강호는 여덟 번째 인데, 집 말고 제일 많이 간 곳이 아닌가 싶다. 나머지 배우들은 처음이었다. 레드카펫을 할 때 처음에는 긴장을 하더라. 그래서 비경쟁부문이니 즐기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레드카펫을 하다가 배우들을 봤는데 너무나 잘하고 있었다. 사진을 보니 다들 멋지고 근사하더라. 이런 배우들과 작업했다는 생각을 칸에서 다시 한번 느꼈다”라고 칸영화제에 방문한 소감을 말했다.

또 이번 영화 ‘거미집’에 대해 김지운 감독은 “1970년대 영화 현장이 공간적, 시대적 배경이다.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수 있다는 망상에 가까운 확신에 사로잡힌 감독이 배우와 스태프들을 다시 불러서 촬영을 하면서 일어나는 ‘난리법석’ ‘대환장’ ‘아수라장’ 소동을 담았다. 웃기면서 슬픈 영화 제작기를 담은 영화다”라고 설명했다.

송강호는 ‘거미집’ 속 자신이 맡은 캐릭터 ‘김 감독’에 대해 “인간의 욕망을 다룬다. 그 욕망을 유쾌하고 재밌고, 그 속에서도 탄성이 나오는 지점들이 뭉쳐진 영화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걸작을 만들고 싶은 예술가로서의 욕망과 재능이 뭉쳐졌지만, 분출하지 못해 어쩔 줄 몰라 한다. 우리들의 모습 중에 이런 모습이 있는 것 같다.그런 대표적인 인물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좋더라. 카메라 앞에만 있다가 뒤에 있으니 좋았다. 늘 꿈꿔왔던 감독이라, 감독 역할을 하는 게 너무 신났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지운 감독은 “디테일까지 포착하고 챙기는 배우라, 믿어 의심치 않고 감독 역을 맡겼다. 너무나 훌륭하게 잘 해주셨다”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 속에서 영화를 찍는 구성. 이런 도전에 대해 임수정은 “나에게도 이런 구성은 처음이었고, 새로운 도전이었다. 작품 속에서 실제로 배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큰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한 배우들 덕분에 연기 호흡은 크게 고민 없이 즐겁게 놀면서 함께 호흡을 맞춰서, 재밌는 장면들을 많이 만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거미집’으로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두 수정’ 임수정과 정수정. 먼저 정수정은 “언니가 처음 알게 된 건 사석에서 우연히 만났을 때였다. 그때 이미 신기했지만, 같이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주고받고 바로 다음 해에 같이 출연을 하게 됐다. 현장에서 너무 재밌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임수정은 “(정)수정 씨가 음악활동 할 때부터 팬으로서 보고 있었다. 연기를 너무 잘해서 내심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은 배우였는데. 이렇게 빨리 만날 줄 몰랐다. 기대 이상이었다.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듣고 소리를 질렀다. 극중에서는 대립되는 인물이지만, 현장에서 놀듯이 촬영했다”라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김지운 감독은 이번 영화 속 배우들의 활약을 강조하며 “‘거미집’ 원작을 보고 정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건 ‘앙상블’이었다. 이렇게 재밌을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서로 티키타카 대사들이 난무하는 영화다. 그래서 내가 아는 배우들 중에 대사를 가지고 가장 잘 놀 수 있는 배우들을 섭외하려고 했다. 또 딕션이 중요해서 막힘없이 흘러가는 딕션의 장인들을 모셔오려고 했다. 한국에서 이런 앙상블 코미디를 제대로 해보고 싶었고, 그게 잘 표현된 것 같다. 색다른 즐거움을 주면서, 인간의 욕망을 다루는 표현을 잘 해줄 수 있는 배우의 섭외에 큰 미션이라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송강호는 이번 ‘거미집’을 촬영하며 과거 자신의 촬영장 모습이 떠올랐다고 말하며 “‘살인의 추억’과 ‘공동경비구역 JSA’가 기억이 났다. 그때의 쾌감, 그런 느낌을 ‘거미집’을 촬영할 때 느낀다고 했다. 영화 속에 고스란히 그 즐거움과 경쾌함이 다 들어가는 것 같다”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거미집’으로 총 5번째로 함께 호흡을 맞춘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 이에 대해 송강호는 “김지운 감독님 하면 장르적 변주를 통해 새로운 영화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셨다. 어떤 장르든 김지운 감독을 통해 영화의 창의력을 즐기고, 놀라워했던 25년의 세월이다. 다 존중하고 존경하지만 초창기 때 ‘조용한 가족’과 ‘반칙왕’을 했을 때의 독보적 감각과 창의력을 가장 닮은 영화가 ‘거미집’이다. 김지운은 나에게 헤어 나올 수 없는 욕망의 덩어리다”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김지운 역시 송강호를 향해 “대체 불가한, 유일무이한 배우다. 송강호 씨는 굉장한 위력을 가지고 있는, 구세주 같은 배우다”라고 덧붙였다.

한국 영화의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 이에 대해 김지운 감독은 “팬데믹 이후로 ‘거미집’을 만들게 됐다. 나뿐만 아니라 팬데믹 이후 한국영화 상황에 대해 고민했을 거다. 또 영화라 무엇인가 근본적인 질문을 하는 계기가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하면서 ‘거미집’을 만들었다. 식상한 영화에 지치셨을텐데, ‘거미집’을 특별한 파티처럼, 다시 영화를 생각하면서 영화를 만들었다. 그런 면에서 새로운 영화의 재미를 부여하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거미집’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영화다.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호평과 함께 일찌감치 주목을 받은 ‘거미집’은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 작품마다 신선하고 독특한 소재와 장르를 비틀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업그레이드 해 온 김지운 감독의 신작이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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