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크래프톤이 보여준 '내로남불'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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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을 통해 사전명사처럼 자리잡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있다.
프리파이어맥스는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와 구성이 비슷해 표절 논란에 휩싸인 게임이다.
자사 게임 저작권 침해에는 엄격하지만, 반대로 타사 게임 저작권에 대해서는 관대한 모습을 보이는 크래프톤이다.
국내 상장 게임사 중 시가총액 1위로 게임업계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크래프톤이기에 그 행보가 더욱 아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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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조민욱 기자] 정치권을 통해 사전명사처럼 자리잡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있다. 게임업계에서 이러한 내로남불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업체가 있다.
최근 크래프톤은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 지식재산권(IP)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다크앤다커는 중세 판타지 배경에서 배틀로얄의 생존과 던전 크롤러의 탐험 등 PvP·PvE 요소를 합친 게임이다.
크래프톤 측은 "다크앤다커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개척한 원작 IP로서, 독특한 재미를 바탕으로 글로벌 팬들로부터 관심과 주목을 이끌어 낸 것을 주요하게 평가했다"고 라이선스 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PUBG: 배틀그라운드'로 널리 알려진 게임사다. 다만 배틀그라운드 외에 외형 성장을 이끌 흥행작이 없어 '원게임 리스크'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는 회사다. 원게임 리스크는 주식시장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상장 후 최고가 대비 70% 이상 하락했다.
이에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하염없이 빠지는 주가 앞에서 퍼블리싱 역량과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경영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다크앤다커 IP 확보 역시 이같은 방침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다크앤다커가 넥슨과 저작권 분쟁 중인 게임이라는 점이다. 넥슨은 과거 자사 개발자가 미공개 프로젝트를 유출해 아이언메이스에서 다크앤다커를 개발했다고 주장, 아이언메이스와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스팀 운영사인 밸브는 넥슨이 제기한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 위반 혐의를 받아들여 지난 3월 다크앤다커 스팀 서비스를 정지하기도 했다.
다크앤다커가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 크래프톤이 구원의 손길을 뻗었다. 크래프톤은 일단 다크앤다커 IP를 확보한 뒤, 향후 나올 분쟁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임우열 크래프톤 퍼블리싱 수석 본부장은 "원작에 대한 글로벌 팬들의 다양한 평가와 함께 향후에 나올 사법적 판단을 제3자로서 지켜보고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 바라보는 크래프톤에 대한 시선은 싸늘하다. 게임 저작권을 놓고 씁쓸한 이면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글로벌 시장 가운데서도 특히 인도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인도 내에서는 '국민 게임'이라고 불릴 정도로 배틀그라운드의 저력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인도 시장 내에서는 싱가포르 게임사 가레나의 '프리파이어맥스'가 같은 장르 경쟁작으로 꼽힌다.
프리파이어맥스는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와 구성이 비슷해 표절 논란에 휩싸인 게임이다. 이에 크래프톤은 프리파이어맥스를 상대로 배틀그라운드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가레나와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크래프톤은 게임 저작권이 뜻하는 의미와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가레나와의 소송전 결과가 아직 나오진 않았지만, 명목상으로는 저작권 침해 피해자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다크앤다커가 저작권 분쟁 중심에 선 게임이라는 것을 알고도, 크래프톤이 해당 게임의 IP 계약을 맺은 행위는 이해하기 어렵다. 자사 게임 저작권 침해에는 엄격하지만, 반대로 타사 게임 저작권에 대해서는 관대한 모습을 보이는 크래프톤이다.
물론 다크앤다커 저작권 분쟁 판결은 나지 않았지만, 분쟁 중인 게임에 숟가락을 얹는 행위는 도의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국내 상장 게임사 중 시가총액 1위로 게임업계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크래프톤이기에 그 행보가 더욱 아쉬운 이유다.
스포츠한국 조민욱 기자 mwcho91@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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