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중 죽은 개, 병원 책임은 "설명의무 소홀"…80만원

[대구=뉴시스]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수술을 받다가 죽은 반려견 사건에서 법원은 의료처치상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수술 전 설명의무 해태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했다.

대구지법 제1민사소액단독(부장판사 황영수)은 원고 A씨가 피고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의 반려견은 2020년 12월18일 B씨가 운영하는 동물병원에서 혈뇨로 치료를 받았다. 2021년 10월26일부터 혈뇨가 다시 발생해 지난해 2월까지 간헐적 약물치료 등을 받았다.

이 개는 작년 2월21일 구토를 했고, 동물병원에서 촬영한 방사선상 결석이 커져 식이성 위장염 진단하에 약물 처방을 받았으나 구토를 계속했다. A씨의 요청으로 B씨는 다음날 오전 4시께 결석제거술을 했는데 시술 도중 반려견이 폐사했다.

만성 신부전, 만성 간부전을 동반한 결석이 있었던 A씨의 반려견은 전날 과메기를 섭취한 후 구토했다. B씨는 구토의 원인을 방광결석으로 추정해 수술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A씨는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반려견 결석치료 중 폐사에 따른 손해배상 요구' 사건을 제기했고 분쟁조정회의는 사망의 직접 원인은 수술 중 마취 쇼크이지만 결석제거술의 시행 자체나 수술 과정에서의 의료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려견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수술 전 A씨에게 마취 합병증 발생 가능성과 수술의 예후 등에 관해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A씨가 수술 진행 여부를 신중히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했으나 피고는 설명의무를 소홀히 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결정을 했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법원 또한 의료처치상의 과실은 인정하지 않고 수술 전 설명의무 해태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설명의무 소홀에 따른 A씨의 수술 여부에 대한 선택권의 침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위자료는 80만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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