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잔액 24조 감소”

당국, ‘연착륙’ 평가…“내달 지원 종료에도 위기 없을 것”
이자상환유예 1.1조 부실화 위험…“차주 1대 1 관리”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이세훈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연착륙 현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소상공인에 지원된 대출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잔액이 9개월 새 100조원에서 76조원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만기연장·상환유예 지원 금액과 이용 차주는 약 76조2000억원, 35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9월 말 기준 약 100조1000억원, 43만4000명과 비교하면 23조9000억원, 8만3000명 각각 감소했다. 이는 대출잔액 기준으로 약 24%, 차주 수 기준으로 20%가량 줄어든 수치다.

금융당국은 2020년 4월 유동성 문제를 겪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출에 대해 만기연장 및 원금·이자 상환 유예를 지원해왔다. 다음달 지원이 종료됨에 따라 시장에서는 그간 코로나19 지원 조치들로 가려져 있던 대출 부실이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이세훈 금융위 사무처장은 "올해 9월 말 (만기연장·상환유예 지원 대출의) 일괄 만기가 도래해서 만기 연장 조치가 필요하다는 건 사실관계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차주들의 순조로운 연착륙이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위는 "감소분 대부분은 차주 자금 사정 개선으로 정상 상환하거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대환 대출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9월에도 만기연장·상환유예를 해 온 대출의 일괄 만기가 돌아오는 게 아니며, 작년 9월 마련된 금융권 '연착륙 지원 방안'에 따른 조치들이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착륙 지원 방안을 보면 만기연장 차주는 2025년 9월까지 만기 연장을 지원받을 수 있다. 만기연장·상환유예 대출 잔액 중 만기연장 잔액이 90%가 넘기 때문에 사실상 정책 지원 효과가 당분간 지속된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상환유예는 금융회사와 차주 간 협의를 통해 마련된 상환계획서에 따라 거치기간(1년) 및 분할상환(최대 60개월)이 적용된다. 6월 말 기준 상환계획 수립 대상자(1만1111명) 중 98.1%가 상환 계획 수립을 마쳤다. 금융위는 미수립 차주 약 200여 명에 대해서는 금융회사와의 협의가 신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자 상환유예 잔액 1조1000억원은 지원 종료 시 부실화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자 상환유예는 차주가 원금은 물론 이자도 갚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그만큼 차주의 상환 여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금융위는 "이자 상환유예 대출 잔액은 전체 잔액 대비 1.5%, 차주 수는 800명 규모"라며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이 있지만 불가피한 경우 금융사 자체 연착륙 지원 프로그램, 새출발기금 등 채무조정 등으로 금융 편의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800명 규모의 이자 상환유예 차주에 대해서는 1대 1 관리도 이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