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승무원’ 소개해준다더니…1인 2역 사기꾼, 3억 뜯어내

집안 형편이 좋은 항공사 승무원을 소개시켜준다고 속이고 당사자인 척 1인 2역을 연기하면서 3억원 가까이 돈을 뜯어낸 사기꾼이 법적 처벌을 받게 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부천지원 서민아 판사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20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공무원을 사칭한 A씨는 2021년 3월 인스타그램으로 알게 된 B씨에게 “대학 후배인 항공사 승무원이 있는데 그의 어머니가 지방에서 은행장으로 일하고 판교에 수십억대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며 “주변 친척들도 대기업에 일하는 재력가 집안의 딸인데 소개해 줄 테니 사귀어봐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승무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건넸다.

A씨의 말은 모두 거짓이었다. A씨는 스스로 승무원인 것처럼 1인 2역 행세를 하면서 B씨에게 “당신을 믿을 수 있으려면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하고 현금 500만원을 요구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같은 해 12월까지 37회에 걸쳐 총 2억8000만원을 뜯어냈다.

서 판사는 “A씨는 공무원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접근하고 제3의 인물을 꾸며내 피해자와 결혼할 것처럼 기망한 다음 피해자로부터 약 2억8000만원을 편취했다”며 “범행 방법, 피해 금액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피해자는 상당한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A씨는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피해자에게 피해금액을 변제했다”며 “피해자는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