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때는 추앙하더니”…홍범도 묘역서 흉상 철거 비판
광복회·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서 비판
“역사 왜곡해 이익 챙기려는 시도 중단해야”
‘민족의 독립을 향한 일념으로 일제에 맞선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이여! 이제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시니, 그대의 숭고한 정신 온 민족의 가슴에 통일의 넋으로 울려퍼지리!’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제3묘역 내 홍범도 장군 유해가 담긴 묘에 적힌 글귀다.
홍범도 장군 유해는 2021년 8월15일 카자흐스탄에서 국내로 봉환됐고, 같은달 18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정식 안장됐다. 묘비 뒤에는 ‘1868년 8월27일 평양 출생, 1943년 10월25일 카자흐스탄 서거’라고 적혀 있다. 묘비 아랫 부분에는 건국훈장 추서 등 생애 당시 그가 활약했던 주요 활동 등이 적혀져 있다.
최근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교정에 있는 홍범도 장군 등의 흉상을 철거·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독립유공자 등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광복회 대전지부와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대전모임은 29일 홍범도 장군 묘 앞에서 ‘독립전쟁 역사부정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흉상을 철거하려는 시도는 국군의 역사적 정통성을 부정하고 헌법 정신을 훼손하는 반민족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2016년 당시 박근혜정부 때에는 해군 잠수함 이름을 홍범도라고 붙이는 등 추앙하더니 이제와서는 공산주의자라며 짓밟고 있다”라며 “정부는 역사를 왜곡해 정치적 이익을 챙기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준영 광복회 대전지부장은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서 국방부가 합당한 이유 없이 홍범도 장군 등의 흉상을 철거하려는 시도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들은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독립전쟁 영웅 흉상철거 백지화하라’ ‘국군의 뿌리는 독립군광복군이다! 독립전쟁역사 부정 천벌받아, 이놈들아’ ‘역사를 잊은 자에게 미래는 없다’는 피켓을 들고 있었다.
이번 기자회견은 육사 교정에 있는 홍범도 장군 등 독립영웅 5인의 흉상 철거·이전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따른 독립유공자들의 행동이다. 국방부는 흉상을 철거하는 이유로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가입 이력을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광복 이후 대한민국 건국과 6·25 전쟁을 맞물려서 판단해야지 그 전에 공산당 가입 전력을 문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홍범도 장군이 만주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으로, 김좌진 장군과 청산리대첩, 봉오동 전투도 이끈 주역이라며 6·25 전쟁을 일으켰던 것도 아니고 북한군과 전쟁에 참여한 것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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