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기자재 해외납품 8000억 ‘큰 장’ 열린다
"반년 내 계약"…원전 생태계 복원 '속도전'
내년 원전 예산도 대폭 확대…"총력 지원할 것"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최근 수주한 해외 원자력발전(원전) 사업 추진을 위해 총 8000억원 규모의 원전 기자재를 발주한다. 수주 가뭄에 시달리던 중소·중견 원전 기자재 기업에 모처럼 ‘큰 장’이 열리는 것이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수원은 올 10월부터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사업과 루마니아 삼중수소 제거설비(TRF) 구축 사업에 필요한 기자재 발주를 시작한다.
한수원이 이 두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국내 협력기업에 발주하는 기자재 발주액은 총 8000억원이다. 이집트 사업 추진을 위해 올 10~12월 총 6600억원 규모 50개 기자재를 발주해 국내 협력사로부터 공급받을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발주하는 300억원 규모 31개 품목을 포함하면 총 6900억원 규모다. 한수원은 또 루마니아 사업을 위해 올 11월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1100억원 규모 23개 품목을 발주한다.
수년간 일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 온 중소·중견 원전 기자재 기업으로선 ‘가뭄 속 단비’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2017년 탈(脫)원전 정책을 시행하며 신한울 3·4호기를 비롯한 국내 원전 건설 계획을 취소·연기했고, 원전 기자재 기업은 그 여파로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외 원전 기자재 공급사업 수주 노력은 이어졌으나 최근 5년 수주액이 연평균 14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정부가 지난해 탈원전 정책 폐기 후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고 최근 신규 원전 건설 추진 계획도 공식화했으나, 최소 7년 이상 걸리는 사업 특성상 아직 기자재 수요의 본격적인 확대는 아직이다.
정부는 이를 시작으로 국내외 원전 사업 확대를 통한 중소·중견 기자재 기업 일감 확보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현재 추진 중인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작업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수년 내 운영허가가 끝나는 원전의 계속운전을 위한 설비개선 작업을 착수한다. 2027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고 5조원 규모(연 1조원) 원전 설비 프로젝트를 수주한다는 계획도 범정부 차원에서 지원한다. 정부는 현재 사업 추진 단계에 있는 체코·폴란드를 비롯해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있는 대부분 국가와 수주를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또 프랑스·미국 등에서 추진 중인 노후 원전 현대화 사업 등 참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도 긴축 재정 기조 속 원전 관련 예산은 대폭 늘렸다. 1000억원 규모의 원전 생태계 금융지원사업, 250억원 규모 원전 수출보증사업을 신설했으며, 원자력 생태계 지원사업(112억원),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개발사업(333억원) 등 관련 예산도 대폭 확대했다.
강경성 산업부 제2차관은 이날 통합 설명회에 참여해 “2027년까지 5조원 규모 해외 원전설비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목표 달성을 위해 민·관이 함께 노력하자”며 “2023년이 원전 생태계 정상화 원년이 되도록 정부도 총력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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