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송강호 걸작 '거미집' 품은 아수라장 '거미집' 온다(종합)
조연경 기자 2023. 8. 29. 13:15
29일 CGV 용산아이파크몰 개최 영화 '거미집' 제작보고회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공식 초청작…9월 추석 개봉
2023년에 다시 만나는 70년대 영화계다. 이유는 다르지만 그 때도 지금도 위기의 울타리 안에 살았던 영화계는 결국 영화의 힘으로, 잃을 수 없는 애정으로 영화를 지켜왔다. 오리지널 시네마 감성과 함께 70년대 걸작 탄생기를 지켜보게 될 2023년의 명작. 전 연령대를 응답하게 만들 보는 맛이 이미 가득한 '거미집'이다.
올 추석 최고 기대작 영화 '거미집(김지운 감독)'이 29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를 통해 국내에서 첫 소개되며 본격적인 개봉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이 날 현장에는 김지운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이 모두 자리해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만끽하며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는 작품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했다.
'거미집'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영화.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공식 초청작으로 현지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최초 공개 됐고, 추석 국내 개봉을 준비 중이다. 특히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가 '밀정'(2016) 이후 약 7년 만에 재회한 신작이자, '조용한 가족'(1998) '반칙왕'(200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을 잇는 다섯 번째 협업작으로 영화계 안팎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김지운 감독은 "팬데믹 이후 성찰적인 면에서 '영화란 무엇인가' 근본적 질문을 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영화란 무엇이고 관객들에 어떤 즐거움을 줘야 하나' 많은 생각하며 만들었다. 관객 입장에서 늘 어디에서 본 소재와 이야기를 담은 영화가 지치고 식상해졌을텐데 '거미집'은 조금 더 과감하고 새로운 재미, 색다른 맛의 작품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앙상블 코미디'였다, '이게 이렇게 재밌을 수 있구나' 싶었다. 티키타카 대사들이 난무하기 때문에 가장 대사를 잘 갖고 잘 놀 줄 아는, 다룰 줄 아는 배우들을 섭외하려 했다. 막힘 없이 흘러가는 딕션의 장인들을 모셔왔다"고 자신했다.
그 선봉에 대한민국 국가대표 배우 송강호가 있다. 송강호는 1970년대 꿈도 예술도 검열 당하던 시대, 성공적이었던 데뷔작 이후 계속해서 악평과 조롱에 시달리는 영화 감독 김감독으로 분해 처음으로 카메라 뒤 감독을 연기하는 새 얼굴을 보여준다. 촬영이 끝난 영화 '거미집'의 새로운 결말에 대한 영감을 주는 꿈을 며칠째 꾸던 김감독은 '그대로만 찍으면 틀림없이 걸작이 된다'는 예감으로 딱 이틀 간의 추가 촬영을 계획한다. 바뀐 대본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들과 검열 당국의 방해, 제작자의 반대 등 온갖 악조건이 재촬영을 방해하지만 걸작을 향한 욕망과 집념으로 촬영을 감행한다. 1970년대 창작자에 대한 존중은 찾아볼 수 없고 대본부터 검열 받아야 했던 한국 영화 산업을 배경으로 갖가지 악조건 속 감독을 연기하는 송강호는 회의와 자학, 열정과 재능, 자본의 논리 사이에서 복잡하게 뒤엉키는 감정들을 실감나게 그려낸다.
"'거미집'은 인간의 욕망을 다루는 영화다"라고 운을 뗀 송강호는 "김감독은 예술가로서 걸작을 만들고 싶은 열망, 재능 같은 것들이 뭉친 인물이고, 그걸 분출하지 못 해 어쩔 줄을 몰라한다. 우리 모두에게 그런 면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대표하는 인물이다"며 처음으로 도전한 감독 연기에 대해서는 "너무 좋더라. 지시만 하면 되니까 아주 편했다. 감독 역할을 하는 게 매우 신나서 내 마음대로 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송강호는 이번 영화를 촬영하며 '살인의 추억'과 '공동경비구역 JSA' 현장이 떠오르기도 했다고. "영화에 즐거움과 경쾌함이 고스란히 다 들어간 것 같다"며 흡족해 한 송강호는 박찬욱 감독과 봉준호 감독의 VIP 시사회 참석 약속도 깜짝 공개했다.
이에 김지운 감독은 "믿어 의심치 않고 송강호 배우에게 감독 역할을 맡겼다. 사실 송강호는 현장에 감독이 부재하면 감독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큰 그림부터 디테일까지 지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나에게는 대체불가한, 유일무이한 배우다. 부족한 신도 송강호 얼굴 한 컷으로 완성이 된다. 구세주이자 완성이다"고 영화계 동지로 오랜 시간 함께 하며 겪은 존경심을 표했다. 송강호는 "김지운 감독의 작품을 모두 좋아하고 존경하지만 그 중 '반칙왕'을 좋아한다. '반칙왕' 때 느꼈던 독보적인 부분을 '거미집'이 가져온 것 같다"고 신뢰했다.
현실의 믿고 보는 배우 오정세가 영화에서는 바람둥이 톱스타로 신선함을 꾀한다.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의 남자 주인공 강호세는 1970년대를 풍미하는 인기 정상의 배우. 위트와 매력이 넘치는 그는 유부남이지만 계속 새로운 여배우들과 스캔들이 나는, 자칭 '사랑이 많은 사람'이자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다. 영화 속 영화 '거미집'에서는 공장에서 일하는 젊은 여자 유림과 바람나는 공장 사장 역으로 자신의 현실과 영화 내용이 겹치는 통에 혼란에 빠진다. 오정세는 강호세를 통해 톱스타의 허세와 순수한 사랑 사이, 인간미 넘치는 매력을 전한다. 여기에 들켜서는 안 될 사랑 때문에 시도 때도 없이 번민하고 고뇌하는 강호세의 순수함은 오정세이기에 관객 설득이 가능한 웃음을 자아내며 극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오정세는 "지나치게 사랑이 많아 혼나야 하는 캐릭터다.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혼날 수 있을지 고민했고 실제로 영화 속에서 많이 혼나기도 했다. 캐릭터와 싱크로율은 10% 정도인 것 같다. 같은 배우라는 것 빼고는 다 다르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송강호는 "싱크로율 100% 아니냐"고 농을 쳐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함께 웃은 오정세는 "사실 이번 작품은 캐릭터에 대한 재미보다 현장 재미가 더 컸다. 호세도 색깔이 강하지만,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정말 많이 나온다. 이 놀이터에서 함께 놀고 있다는 게 좋았다. 그것이 저에게 많은 기억을 남겼다. 구렛나루는 처음엔 인위적이고 어색했는데 나중엔 제가 봐도 잘 어울리더라"고 센스 넘치는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대세 전여빈은 김감독의 스승인 영화계의 거장 신감독의 조카이자 한국 최고의 영화사 신성필림의 후계자인 신미도로 새로운 이미지에 도전한다. 영화 속 영화 '거미집' 촬영의 재정을 담당하는 스태프이기도 한 신미도는 숙모인 제작자 백회장(장영남)이 출장 간 사이 김감독의 수정 대본을 읽고 걸작 탄생을 예감한다. 김감독에게 무조건 지지를 보내는 유일한 인물로,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촬영을 밀어붙이는 신미도의 모습은 긴장과 유머 속 흥미로움을 더한다. 매니쉬한 가죽자켓과 짧은 숏컷 헤어스타일로 목표를 향해 직진하는 강렬한 에너지가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될 지 주목된다.
전여빈은 "유일하게 김감독을 지지하고 믿어준다. 달려가는 길의 모양새가 바르진 않다. 그런데도 '갈 지' 자를 그리며 힘을 쏟아붓는다. 나 역시 미도로서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의 젊은 여공 역을 맡은 주연 배우이자 차기작이 줄줄이 서 있는 라이징 스타 한유림은 정수정이 함께 했다. 한유림은 어떻게든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촬영해야만 하는 김감독의 애를 태우다 가장 마지막으로 재촬영에 합류한다. 그러나 조감독의 '하루면 된다'는 말이 거짓말임을 알고 빠져나갈 궁리를 하며 히스테리를 부리기도 하는 바, 화려한 외모, 도발적인 매력까지 모두 갖추며 당대 최고의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유림을 연기한 정수정은 영화 속 역할처럼 기라성 같은 선배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고 자신만의 매력을 스크린에 펼쳐 놓는다.
"70년대 말투를 해야 하는지 몰랐다"는 정수정은 "멘붕이 왔지만 영화와 영상들 보면서 말투와 분위기를 연습했다"고 노력을 어필했다. 특히 정수정은 이름이 같은 임수정과 만나 의미를 더한다. 정수정은 "사석에서 우연히 만나 언니를 처음 알게 됐다. 이미 엄청 신기했는데 '언젠가 같이 작품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고, 바로 다음 해에 현실이 돼 또 신기했다. 소식을 듣자마자 언니에게 '신기하다'고 문자도 보냈었다"고 귀띔했다.
이에 임수정은 "수정 씨가 음악 활동을 할 때부터 좋아했고 팬으로서 보고 있었다. 이후 연기하는 모습을 작품에서 보니까 잘하더라. 내심 '같이 작업하고 싶은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거미집'에서 빠르게 만나게 됐다"며 "감독님이 '정수정 알아? 한유림 역할을 하게 됐어'라고 하셔서 '꺄'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현장에서 꽁냥꽁냥 거리면서 촬영했다. 대립되는 인물인데 저희는 사이 좋게 놀듯이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전여빈 역시 "우리 학창시절 땐 '정수정을 마음에 안 품은 여자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f(x)로 인기가 많았다. 나 또한 f(x) 크리스탈을 사랑하는 한 명이었다. 만남 만으로 기대되고 설렜다"며 "보기에는 차도녀 이미지가 있고 약간 고양이 같은 느낌도 있지 않나. 근데 실제로는 정말 살갑다. 특히 연기에 대한 열정도 높고 그걸 바라보는 나도 행복했다"며 함께 행복해 했다.
관록의 여배우들은 더 있다. 온갖 촬영 현장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 배우 오여사로 박정수가 반가운 스크린 컴백을 알린다. 오여사는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의 시어머니 역을 맡아 김감독의 재촬영 호출에도 여유 가득한 선배의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단 하루의 재촬영인 줄 알고 현장에 왔다가 초반 설정부터 죄다 다시 찍어야 될 것 같은 180도 바뀐 대본에 놀라기도 한다. 원래 별일 다 있는 김감독의 영화 현장에 익숙한 오여사지만 온갖 방해와 훼방, 검열담당 직원까지 현장에 찾아오는 상황이 또 새롭게 느껴진다. 박정수는 아수라장 같은 현장을 바라보는 황당함을 특유의 생활 연기로 실감 나게 전달한다.
이와 함께 아무 문제없이 다 찍은 영화의 결말을 다시 찍겠다는 김감독의 고집이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백회장은 연기파 장영남이 맡았다. 백회장은 김감독의 재촬영을 용납할 생각이 없지만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심의도 안 난 대본으로 촬영을 감행한 김감독 때문에 영화사가 문 닫을 위기에 처하게 된다. 어떻게든 걸작을 다시 찍겠다는 김감독과 대척점에 서서 현실을 깨닫게 해주려는 백회장은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김지운 감독은 이 '앙상블' 빛나는 배우들과 함께 칸 레드카펫을 밟았다. "저는 세 번째, 송강호 배우는 여덟 번째 칸영화제 방문이었다. 아마 집 다음으로 가장 많이 간 곳이 아닐까 싶다"고 말한 김지운 감독은 "첫 방문인 배우들은 긴장할 것 같아 '영화인의 축제를 즐기길 바란다고' 당부했는데, 현장에서 배우들이 정말 잘 즐기더라. 사진 기자들의 요구에 맞춰 포즈를 해내는 모습이 멋졌다. 이런 배우들과 함께 작업을 했다는 자체가 영광이었다"는 진심을 표했다. 송강호도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영화제에 다녀왔다"고 거들어 세계를 홀린 배우들, 그리고 '거미집'을 더 큰 기대감을 심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공식 초청작…9월 추석 개봉
2023년에 다시 만나는 70년대 영화계다. 이유는 다르지만 그 때도 지금도 위기의 울타리 안에 살았던 영화계는 결국 영화의 힘으로, 잃을 수 없는 애정으로 영화를 지켜왔다. 오리지널 시네마 감성과 함께 70년대 걸작 탄생기를 지켜보게 될 2023년의 명작. 전 연령대를 응답하게 만들 보는 맛이 이미 가득한 '거미집'이다.
올 추석 최고 기대작 영화 '거미집(김지운 감독)'이 29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를 통해 국내에서 첫 소개되며 본격적인 개봉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이 날 현장에는 김지운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이 모두 자리해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만끽하며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는 작품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했다.
'거미집'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영화.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공식 초청작으로 현지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최초 공개 됐고, 추석 국내 개봉을 준비 중이다. 특히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가 '밀정'(2016) 이후 약 7년 만에 재회한 신작이자, '조용한 가족'(1998) '반칙왕'(200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을 잇는 다섯 번째 협업작으로 영화계 안팎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김지운 감독은 "팬데믹 이후 성찰적인 면에서 '영화란 무엇인가' 근본적 질문을 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영화란 무엇이고 관객들에 어떤 즐거움을 줘야 하나' 많은 생각하며 만들었다. 관객 입장에서 늘 어디에서 본 소재와 이야기를 담은 영화가 지치고 식상해졌을텐데 '거미집'은 조금 더 과감하고 새로운 재미, 색다른 맛의 작품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앙상블 코미디'였다, '이게 이렇게 재밌을 수 있구나' 싶었다. 티키타카 대사들이 난무하기 때문에 가장 대사를 잘 갖고 잘 놀 줄 아는, 다룰 줄 아는 배우들을 섭외하려 했다. 막힘 없이 흘러가는 딕션의 장인들을 모셔왔다"고 자신했다.
그 선봉에 대한민국 국가대표 배우 송강호가 있다. 송강호는 1970년대 꿈도 예술도 검열 당하던 시대, 성공적이었던 데뷔작 이후 계속해서 악평과 조롱에 시달리는 영화 감독 김감독으로 분해 처음으로 카메라 뒤 감독을 연기하는 새 얼굴을 보여준다. 촬영이 끝난 영화 '거미집'의 새로운 결말에 대한 영감을 주는 꿈을 며칠째 꾸던 김감독은 '그대로만 찍으면 틀림없이 걸작이 된다'는 예감으로 딱 이틀 간의 추가 촬영을 계획한다. 바뀐 대본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들과 검열 당국의 방해, 제작자의 반대 등 온갖 악조건이 재촬영을 방해하지만 걸작을 향한 욕망과 집념으로 촬영을 감행한다. 1970년대 창작자에 대한 존중은 찾아볼 수 없고 대본부터 검열 받아야 했던 한국 영화 산업을 배경으로 갖가지 악조건 속 감독을 연기하는 송강호는 회의와 자학, 열정과 재능, 자본의 논리 사이에서 복잡하게 뒤엉키는 감정들을 실감나게 그려낸다.
"'거미집'은 인간의 욕망을 다루는 영화다"라고 운을 뗀 송강호는 "김감독은 예술가로서 걸작을 만들고 싶은 열망, 재능 같은 것들이 뭉친 인물이고, 그걸 분출하지 못 해 어쩔 줄을 몰라한다. 우리 모두에게 그런 면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대표하는 인물이다"며 처음으로 도전한 감독 연기에 대해서는 "너무 좋더라. 지시만 하면 되니까 아주 편했다. 감독 역할을 하는 게 매우 신나서 내 마음대로 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송강호는 이번 영화를 촬영하며 '살인의 추억'과 '공동경비구역 JSA' 현장이 떠오르기도 했다고. "영화에 즐거움과 경쾌함이 고스란히 다 들어간 것 같다"며 흡족해 한 송강호는 박찬욱 감독과 봉준호 감독의 VIP 시사회 참석 약속도 깜짝 공개했다.
이에 김지운 감독은 "믿어 의심치 않고 송강호 배우에게 감독 역할을 맡겼다. 사실 송강호는 현장에 감독이 부재하면 감독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큰 그림부터 디테일까지 지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나에게는 대체불가한, 유일무이한 배우다. 부족한 신도 송강호 얼굴 한 컷으로 완성이 된다. 구세주이자 완성이다"고 영화계 동지로 오랜 시간 함께 하며 겪은 존경심을 표했다. 송강호는 "김지운 감독의 작품을 모두 좋아하고 존경하지만 그 중 '반칙왕'을 좋아한다. '반칙왕' 때 느꼈던 독보적인 부분을 '거미집'이 가져온 것 같다"고 신뢰했다.
'장화, 홍련' 이후 20여 년 만에 김지운 감독과 재회하게 된 임수정은 관록의 베테랑 배우 이민자 역을 맡아 실제 김지운 감독의 카메라 안 임수정의 성장을 확인 시킬 전망이다. 영화 속 영화 '거미집'에서 공장 사장 강호세(오정세)의 부인이기도 한 이민자는 원래 시나리오에서는 남편의 외도에도 순종적인 아내이지만, 바뀐 대본에서는 운명에 맞서는 적극적인 여성으로 180도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다. 베테랑 배우답게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도 최대한 진지하게 촬영에 임하며,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다. 혼돈의 촬영 현장 속 이민자 옷을 입은 임수정은 영화 현장과 그들이 찍는 영화라는 '거미집' 의 이중극과,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함께 완성 시키는 멀티 앙상블 한가운데 자리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순간들을 만들어낸다.
임수정은 "베테랑 여배우 역할을 주셔서 베테랑 여배우처럼 연기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 후 "어떤 상황이 닥쳐도 가장 차분하게 자기의 할 것들을 해내며 배우답게 연기에 임하는 역할이다. 이번 영화는 작품에서도 실제 직업인 배우 역할을 연기해볼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행운이었다. 구성도 '거미집'과 같은 작품은 처음이라 새로운 도전이었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흥미롭게 느껴졌다. 영화 속 영화 안팎에서 좋은 배우들과 함께 연기 고민 없이 즐겁게 놀면서 호흡을 맞췄다"며 뿌듯해 했다.
임수정은 "베테랑 여배우 역할을 주셔서 베테랑 여배우처럼 연기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 후 "어떤 상황이 닥쳐도 가장 차분하게 자기의 할 것들을 해내며 배우답게 연기에 임하는 역할이다. 이번 영화는 작품에서도 실제 직업인 배우 역할을 연기해볼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행운이었다. 구성도 '거미집'과 같은 작품은 처음이라 새로운 도전이었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흥미롭게 느껴졌다. 영화 속 영화 안팎에서 좋은 배우들과 함께 연기 고민 없이 즐겁게 놀면서 호흡을 맞췄다"며 뿌듯해 했다.
현실의 믿고 보는 배우 오정세가 영화에서는 바람둥이 톱스타로 신선함을 꾀한다.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의 남자 주인공 강호세는 1970년대를 풍미하는 인기 정상의 배우. 위트와 매력이 넘치는 그는 유부남이지만 계속 새로운 여배우들과 스캔들이 나는, 자칭 '사랑이 많은 사람'이자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다. 영화 속 영화 '거미집'에서는 공장에서 일하는 젊은 여자 유림과 바람나는 공장 사장 역으로 자신의 현실과 영화 내용이 겹치는 통에 혼란에 빠진다. 오정세는 강호세를 통해 톱스타의 허세와 순수한 사랑 사이, 인간미 넘치는 매력을 전한다. 여기에 들켜서는 안 될 사랑 때문에 시도 때도 없이 번민하고 고뇌하는 강호세의 순수함은 오정세이기에 관객 설득이 가능한 웃음을 자아내며 극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오정세는 "지나치게 사랑이 많아 혼나야 하는 캐릭터다.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혼날 수 있을지 고민했고 실제로 영화 속에서 많이 혼나기도 했다. 캐릭터와 싱크로율은 10% 정도인 것 같다. 같은 배우라는 것 빼고는 다 다르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송강호는 "싱크로율 100% 아니냐"고 농을 쳐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함께 웃은 오정세는 "사실 이번 작품은 캐릭터에 대한 재미보다 현장 재미가 더 컸다. 호세도 색깔이 강하지만,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정말 많이 나온다. 이 놀이터에서 함께 놀고 있다는 게 좋았다. 그것이 저에게 많은 기억을 남겼다. 구렛나루는 처음엔 인위적이고 어색했는데 나중엔 제가 봐도 잘 어울리더라"고 센스 넘치는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대세 전여빈은 김감독의 스승인 영화계의 거장 신감독의 조카이자 한국 최고의 영화사 신성필림의 후계자인 신미도로 새로운 이미지에 도전한다. 영화 속 영화 '거미집' 촬영의 재정을 담당하는 스태프이기도 한 신미도는 숙모인 제작자 백회장(장영남)이 출장 간 사이 김감독의 수정 대본을 읽고 걸작 탄생을 예감한다. 김감독에게 무조건 지지를 보내는 유일한 인물로,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촬영을 밀어붙이는 신미도의 모습은 긴장과 유머 속 흥미로움을 더한다. 매니쉬한 가죽자켓과 짧은 숏컷 헤어스타일로 목표를 향해 직진하는 강렬한 에너지가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될 지 주목된다.
전여빈은 "유일하게 김감독을 지지하고 믿어준다. 달려가는 길의 모양새가 바르진 않다. 그런데도 '갈 지' 자를 그리며 힘을 쏟아붓는다. 나 역시 미도로서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의 젊은 여공 역을 맡은 주연 배우이자 차기작이 줄줄이 서 있는 라이징 스타 한유림은 정수정이 함께 했다. 한유림은 어떻게든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촬영해야만 하는 김감독의 애를 태우다 가장 마지막으로 재촬영에 합류한다. 그러나 조감독의 '하루면 된다'는 말이 거짓말임을 알고 빠져나갈 궁리를 하며 히스테리를 부리기도 하는 바, 화려한 외모, 도발적인 매력까지 모두 갖추며 당대 최고의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유림을 연기한 정수정은 영화 속 역할처럼 기라성 같은 선배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고 자신만의 매력을 스크린에 펼쳐 놓는다.
"70년대 말투를 해야 하는지 몰랐다"는 정수정은 "멘붕이 왔지만 영화와 영상들 보면서 말투와 분위기를 연습했다"고 노력을 어필했다. 특히 정수정은 이름이 같은 임수정과 만나 의미를 더한다. 정수정은 "사석에서 우연히 만나 언니를 처음 알게 됐다. 이미 엄청 신기했는데 '언젠가 같이 작품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고, 바로 다음 해에 현실이 돼 또 신기했다. 소식을 듣자마자 언니에게 '신기하다'고 문자도 보냈었다"고 귀띔했다.
이에 임수정은 "수정 씨가 음악 활동을 할 때부터 좋아했고 팬으로서 보고 있었다. 이후 연기하는 모습을 작품에서 보니까 잘하더라. 내심 '같이 작업하고 싶은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거미집'에서 빠르게 만나게 됐다"며 "감독님이 '정수정 알아? 한유림 역할을 하게 됐어'라고 하셔서 '꺄'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현장에서 꽁냥꽁냥 거리면서 촬영했다. 대립되는 인물인데 저희는 사이 좋게 놀듯이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전여빈 역시 "우리 학창시절 땐 '정수정을 마음에 안 품은 여자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f(x)로 인기가 많았다. 나 또한 f(x) 크리스탈을 사랑하는 한 명이었다. 만남 만으로 기대되고 설렜다"며 "보기에는 차도녀 이미지가 있고 약간 고양이 같은 느낌도 있지 않나. 근데 실제로는 정말 살갑다. 특히 연기에 대한 열정도 높고 그걸 바라보는 나도 행복했다"며 함께 행복해 했다.
관록의 여배우들은 더 있다. 온갖 촬영 현장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 배우 오여사로 박정수가 반가운 스크린 컴백을 알린다. 오여사는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의 시어머니 역을 맡아 김감독의 재촬영 호출에도 여유 가득한 선배의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단 하루의 재촬영인 줄 알고 현장에 왔다가 초반 설정부터 죄다 다시 찍어야 될 것 같은 180도 바뀐 대본에 놀라기도 한다. 원래 별일 다 있는 김감독의 영화 현장에 익숙한 오여사지만 온갖 방해와 훼방, 검열담당 직원까지 현장에 찾아오는 상황이 또 새롭게 느껴진다. 박정수는 아수라장 같은 현장을 바라보는 황당함을 특유의 생활 연기로 실감 나게 전달한다.
이와 함께 아무 문제없이 다 찍은 영화의 결말을 다시 찍겠다는 김감독의 고집이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백회장은 연기파 장영남이 맡았다. 백회장은 김감독의 재촬영을 용납할 생각이 없지만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심의도 안 난 대본으로 촬영을 감행한 김감독 때문에 영화사가 문 닫을 위기에 처하게 된다. 어떻게든 걸작을 다시 찍겠다는 김감독과 대척점에 서서 현실을 깨닫게 해주려는 백회장은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김지운 감독은 이 '앙상블' 빛나는 배우들과 함께 칸 레드카펫을 밟았다. "저는 세 번째, 송강호 배우는 여덟 번째 칸영화제 방문이었다. 아마 집 다음으로 가장 많이 간 곳이 아닐까 싶다"고 말한 김지운 감독은 "첫 방문인 배우들은 긴장할 것 같아 '영화인의 축제를 즐기길 바란다고' 당부했는데, 현장에서 배우들이 정말 잘 즐기더라. 사진 기자들의 요구에 맞춰 포즈를 해내는 모습이 멋졌다. 이런 배우들과 함께 작업을 했다는 자체가 영광이었다"는 진심을 표했다. 송강호도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영화제에 다녀왔다"고 거들어 세계를 홀린 배우들, 그리고 '거미집'을 더 큰 기대감을 심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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